유효 기간이 지난 미국 FDA(식품의약국) 인증을 수년간 마케팅에 사용해 빈축을 사고 있는 알레르망이 이번엔 한독상공회의소(이하 한독상의)로부터 이미 수상한 상이 취소될 가능성에 놓여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가 이와 관련해 “(만료된 FDA 인증 사용은) 명백히 표시·광고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수상 취소 가능성이 커졌다.
알레르망은 지난 2018년 한독상의로부터 비즈니스 혁신상을 수상했다. 말그대로 혁신적인 서비스와 기술을 통해 성과를 거둔 업체에 주는 상이다.
한독상의에 따르면 알레르망은 ‘알러지-X-커버’ 원단 특허와 심리스 제직 기술을 인정 받았다. 그러나 당시 알레르망은 유효기간이 끝난 FDA 인증을 품질 보증수표로 전사적인 마케팅에 나서던 때였다. 본지 단독 보도 <2021년 1월 26일 '알레르망, 만료된 ‘FDA 인증’ 사용에 거짓해명까지…4년간 1600억원 벌었다'>.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주무 부처의 후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한독상의로서도 고민이 커지게 됐다.
정부 감독기관 역시 알레르망의 위법 여부를 면밀히 살펴볼 예정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표시·광고법에 허위·과장광고가 금지돼 있다”면서 “현재까지 상황을 보면 이를 위반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표시·광고법은 부당한 표시·광고행위를 방지하고, 유용한 정보의 제공을 촉진함으로써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률이다. 이를 위반할 경우 행정적 조치(정정광고 등 시정조치, 과징금) 또는 벌칙(최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 조사방해의 경우 최대 2억원·그외 위반 유형에는 최대 1억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이 내려진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번 일로 피해를 본 소비자가 구제를 요청할 경우 피해 보상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행위가 소비자를 기만하고, 시장 질서를 흐린다고 입을 모았다. 안종주 한국사회정책연구원 사회안전소통센터장은 “명백한 불법이고, 위법행위”라면서 “유효기간이 지난 인증일 경우 분명히 이를 표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 센터장은 이어 “정부가 나서서 상습적이고 고의적인 행태에 대해서는 징벌적 과태료 등 강한 처벌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본지 보도 후 알레르망은 공식 홈페이지, 블로그 등에서 관련 게시물을 모조리 삭제 조치했다. 알레르망 홈페이지 사이버홍보실 카테고리에는 FDA 인증을 홍보하는 자료들이 10여개 이상 게재됐었지만 31일 현재 모두 삭제됐다. 공식 블로그에 있는 홍보 게시물도 보도 당일 삭제됐다.
앞서 알레르망 측은 취재 과정에서 거짓 해명을 내놓으며 책임을 회피했다. 알레르망 관계자는 “미 FDA 승인에 관한 내용은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이 없다”면서 “현재 관련 담당자는 오래전 퇴사해 사실관계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알레르망의 해명과 달리 공식 블로그 등에서 FDA 인증을 2015년까지 홍보에 사용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