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떠나는 서울사람들…작년 인구이동 5년 만에 최대

2021-01-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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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순유입 8만8000명…14년 만에 최대폭 증가

[그래픽=연합뉴스]


#두 아이의 아빠인 4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인천 검단신도시 청약에 당첨됐다. 평생을 서울에서 살아왔고 직장은 여전히 서울에 있지만, 내 집 마련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A씨는 "이제라도 내 집을 마련해 후련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제 막 31살이 된 B씨는 현재 경기도 용인시 전셋집으로 이사를 했다. 당분간 결혼 계획이 없는 그는 치솟은 서울 집값을 피해 경기도에서 또다시 경기도로 집터를 옮겼다. B씨는 "직장은 서울에 있지만, 서울은 전셋값마저도 살인적"이라며 이사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2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을 떠나는 서울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집 문제' 때문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국내 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서울 전출자는 164만2977명으로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수도권으로 순유입된 인구는 8만8000명으로, 2006년(11만1700명) 이후 14년 만에 최대치를 찍었다. 서울을 떠나 경기 지역으로 이동한 인구가 16만8000명이었다. 서울의 비싼 집값과 전세금을 견디지 못하고 경기를 비롯한 경기 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지역 전출자의 65.4%가 경기로 갔다. 순유입률이 높은 시군구는 경기 과천시(8.0%), 경기 김포시(7.8%), 경기 하남시(7.2%) 등이었다.

수도권 순유입 인구는 2013~2016년에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공공기관 이전이 종료되자 급격히 우상향 곡선으로 전환되고 있다. 20~30대 젊은 지방 인구가 학교와 직장이 많은 수도권으로 이동하면서 지방의 인구가 줄어드는 대신 수도권이 비대해지는 고질적인 현상이 재현되는 것이다.

순유입이 가장 크게 나타나는 시·도는 경기 지역이다. 16만8000명이나 순유입됐다. 다만 경기는 서울에서 빠져나가는 인구와 여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이전하는 인구가 만나는 공간이다.

이는 전국적인 현상으로 나타났다. 전국에서 지난해 10명 중 4명이 ‘집 문제’ 등으로 거주지를 이동한 것이다. 

지난해 인구 이동자 수는 773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8.9%(63만1000명) 증가했다. 인구 이동자 수로 보면 2015년 775만5000명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다. 전년 대비 증가율(8.9%)을 비교해보면 1999년(15.7%) 이후 21년 만에 가장 큰 폭이다.

인구이동률(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은 15.1%였다. 시·도 내 이동은 전체 이동자 중 67.2%, 시·도 간 이동은 32.8%를 차지했다. 사유를 따져보면 결국 집 문제였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수영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지난해 인구이동이 크게 늘어난 데 대해 "주택 매매가(전년대비) 59%, 전월세 거래가 12% 증가하는 등 주택 거래가 증가한 영향이 컸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인구이동자 중 사유로 '주택' 문제를 꼽은 답변은 38.8%로 가장 많았다. 773만5000명 중 300만5000명이 집 문제 때문에 이사를 했다.

연령별 이동률은 20대(25.5%)와 30대(23.2%)가 높고, 60대 이상 연령층에서는 낮은 양상을 보였다. 성별 이동률은 남자 15.4%, 여자 14.8%로 남자가 여자보다 0.6%포인트 높다.

지난해 12월의 경우 총 이동자 수는 71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11.1% 증가했다. 인구 이동자 증가 폭은 12월 기준으로 2006년(16.2%) 이후 14년 만에 가장 컸다. 인구 이동률은 16.5%로 1년 전보다 1.7%포인트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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