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이저우마오타이는 지난해 9월 150억 위안어치 규모 채권을 발행해 조달한 자금으로 구이저우성 국유 고속도로 회사인 구이저우고속 지분을 매입했다. 구이저우고속은 적자난으로 자산 대비 부채비율이 70%에 달하는 등 경영난에 직면한 국유회사다.
'마오타이를 통한 부채 해결', 이른 바 '마오타이화자이(茅臺化債)'의 대표적인 사례다. 중국증시 황제주 구이저우마오타이(이하 마오타이)가 중국 지방정부 부채난의 새로운 '해법'으로 떠올랐다. 우량한 지방 국유기업의 넉넉한 자금과 높은 신용을 활용해 현지 지방정부 부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 '빚더미' 구이저우성···마오타이를 '돈줄'로 삼다
실제 마오타이는 최근 구이저우성 부채난의 '구원투수'가 됐다.
낙후된 지역 경제개발을 위해 투자할 곳은 많은데, 재정수입은 미미하다보니 부채가 쌓일 수 밖에 없었다.
2019년 구이저우성 고정자산투자액은 1조9500억 위안인데, 같은 기간 재정수입은 3900억 위안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구이저우성 지방부채는 약 1조 위안으로, 부채율은 60%에 육박하고 있다.
지방채를 새로 발행해 기존의 부채를 상환하는 방식의 '돌려막기'에도 한계에 부딪혔다.
그래서 구이저우성 정부가 생각해낸 게 '마오타이 모델'이다.
◆ 마오타이 주식 공짜 퍼주기, 빚 떠안기 논란도
구이저우성은 비록 가난하지만 중국에서 몸값이 가장 비싼 마오타이라는 기업을 가지고 있다.
구이저우성 산하 국유기업인 마오타이 시가총액은 2조5000억 위안이 넘는다. 구이저우성 전체 GDP를 훌쩍 웃돈다.
게다가 마오타이 주가는 나날이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에만 마오타이 주가는 70% 넘게 올랐다.
구이저우성 정부는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마오타이를 '돈줄'로 삼고 있다.
첫째, 마오타이 주식을 무상으로 받아서 고가에 팔아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다. 2019년 마오타이 주식 5024만주를 무상으로 이전받은 국유자본운영은 지난해 이중 일부를 매각해 615억 위안 자금을 마련했다. 국유자본운영은 지난해 말에도 5024만주 마오타이 주식을 또 무상이전 받았다.
둘째, 마오타이의 높은 신용도를 바탕으로 저리로 채권을 발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조달한 자금은 부채를 줄이는 데 사용된다. 앞서 마오타이가 적자난에 빠진 구이저우고속 지분을 매입한 게 대표적인 예다.
셋째, 구이저우성 지방채 발행에 마오타이가 투자자로 적극 참여하는 것이다. 이는 구이저우성 지방채에 대한 투자자 신뢰를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마오타이 모델'을 놓고 마오타이 주식 공짜 퍼주기, 구이저우성 빚 떠안기 등과 같은 논란도 일고 있다. 불만을 품은 구이저우마오타이 주주들이 회사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 中관영언론 "지방부채 해결의 새로운 시도"···전국으로 확산되나
현재 시험 단계 중인 '마오타이 모델'이 전국 각지로 확산될 가능성도 나온다.
실제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마오타이 모델이 중국 지방부채 문제를 시장화 수단으로 해결하는 새로운 시도"라고 높이 평가했다. 국유기업의 넉넉한 자본과 높은 신용을 기반으로 자본시장 수단을 통해 지방부채를 해소하는 사례가 됐다는 것이다.
이미 '마오타이 모델'은 다른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시도되고 있다. 지난해 주가가 급등한 바이주(白酒, 고량주)기업들이 주로 '돈줄'이 됐다.
최근 중국 허베이성 헝수이와 쓰촨성 루저우의 바이주 국유기업인 라오바이간주(老白幹酒)와 루저우라오자오(瀘州老窖)이 자사주 10%를 무상으로 현지 지방정부에 이전한 게 대표적이다.
◆ '4400조' 中 심각한 지방부채 문제
이는 다시 말하면 국유기업을 '돈줄'로 삼아야 할만큼 중국 지방정부 부채 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보여준다.
중국 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말까지 중국 지방정부 부채는 모두 26조 위안에 달한다. 지방정부 자금조달 플랫폼(LGFV)을 포함한 음성 부채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LGFV는 지방정부를 대신해 지방정부가 보유한 부동산 등 자산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거나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기관이다. 중국내 베일에 가려진 지방정부의 막대한 음성 부채는 보통 LGFV에서 비롯된다.
게다가 향후 4년간 중국 지방정부 채무 상환이 절정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오리엔트캐피털 리서치의 앤드류 콜리어 이사는 닛케이아시안리뷰를 통해 "중국 지방정부가 점점 더 노골적으로 재정이 넉넉한 기업들을 돈줄로 삼으려 한다"고 진단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