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왔다! ESG⑥​] 금융지주·은행, ESG 무게중심 친환경…"녹색금융이 곧 생존전략"

2021-01-19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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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코로나 시대 맞아 바뀐 투자환경에 공감대

ESG채권 발행+스마트창구 운영…각종 캠페인까지

단순 사회공헌 아닌 "지속가능 사회적 가치 창출"

자료사진. [사진=픽사베이 제공]

[데일리동방] 전 세계 기업들의 미래 경영 화두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가 급부상한 가운데, 국내 금융지주사와 은행들도 친환경 부문 중심의 사업 전략에 주력하고 있다.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 기조에 발맞춘 동시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ESG 경영성과를 새로운 투자 기준으로 지목하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어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그룹(신한·KB·하나·우리·NH농협)의 회장들은 올해 신년사에서 밝힌 주요 경영전략 중 ESG 부문의 성장, 특히 녹색금융 실천을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금융그룹들은 ESG 성과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경영 평가는 물론, 신평사의 신용평가 등급에 직결되는 만큼 각 부문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더욱이 최대 계열사인 은행별 주식이 저평가되는 악조건 속에서 투자자 이탈을 방어하고 신규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전담 조직을 개편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신한금융 "올해는 그룹사 경영에 ESG 실행력 강화"

신한금융은 정부가 최근 발표한 '녹색채권 가이드라인'과 부합하도록 환경 부문 전략에 무게를 실었다. 지난해 동아시아 금융그룹 최초로 선언한 '제로 카본 드라이브' 방침을 적극 시행하는가 하면 전담 부서 운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투입 대비 효과성이 높은 곳에 집중하는 '전략적 사회공헌' 활동을 추진한다는 것으로, 신한금융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사회공헌 패러다임이 바뀐 것에 주목한다. 황소영 신한금융 ESG 기획팀 부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도래하면서 단순히 사회공헌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ESG 경영 전략의 방향을 '친환경·상생·신뢰'의 키워드로 잡은 신한금융은 각 그룹사들이 신년 경영활동에 ESG를 통합하고 그 실행력을 강화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신한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원화 녹색채권 발행을 추진했고, 올해도 ESG 채권 발행 여부를 검토중이다. 또 기존 종이통장을 모바일통장으로 전환하는 이벤트와 무통장 신규·지급거래 프로세스를 신설하는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원화 ESG 채권을 발행한 것은 투자자의 관심과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선도적 입지를 구축하기 위함"이라며 "지난해 9월에는 대형 개발사업이 환경파괴의 문제가 있을 경우 대출을 하지 않겠다는 금융사의 자발적 협약인 '적도원칙'에도 은행권 최초로 가입했다"고 말했다.

◆KB금융 "기후변화 선제 대응…친환경 금융생태계 선도"

KB금융은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정책에 맞춰 친환경 금융상품과 투자 규모를 확대해 '녹색금융'을 선도할 방향을 설정했다. 국내 금융그룹 중 처음으로 '탈석탄'을 선언한 KB금융은 지난해에 이어 화력발전소 건설에 따른 신규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채권 인수 사업을 전면 중단했다.

올해 발효되는 '파리 기후변화 협정'은 글로벌 기업들의 이목이 쏠린 대목이다. KB금융은 전 세계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에 초점을 맞춘 동시에 탄소 중립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탄소배출량 감축 목표'를 세우고, 205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는 'RE100' 캠페인에도 동참할 예정이다.

문혜숙 KB금융 ESG전략부장은 "신재생에너지, 녹색산업 등 친환경 부문에 대한 투·융자 확대와 지속가능 채권 발행을 이어가면서 친환경 금융생태계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KB국민은행은 종이통장과 복사용지를 줄이고 전기 절약 등의 내용을 담은 'KB 그린 웨이브' 캠페인을 실천하는 한편, 올해 '적도원칙'에 가입할 계획이다. 또 저탄소 경제성장에 뜻을 모은 그린뉴딜의 일환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 지원을 이어가고 친환경상품도 지속적으로 출시할 전망이다. 조용범 국민은행 ESG기획부장은 "KB 그린 웨이브 캠페인 등 다양한 ESG 활동으로 우리 사회의 ESG 인식 개선에 앞장서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나금융 "종이 없는 스마트 창구…ESG 투자확대 계속"

하나금융은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등 핵심 계열사의 영업점에 스마트 창구를 운영하며 종이 서식을 최소화한 결과, 연간 2200만장의 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 지속가능채권과 소셜본드 발행을 추진한데 이어 임직원의 ESG 경영 관련 인식을 강화하기 위해 '플라스특 프리', '줍깅 챌린지', '착한소비 챌린지' 등의 캠페인을 진행중이다.

임직원과 고객 대상의 홍보에 톡톡히 한 몫을 한 것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하나금융의 유투브 채널 '하나TV'와 인스타그램의 총 조회수는 47만회를 넘었다. 하나은행은 ESG 채권발행으로 마련한 재원을 IB신재생에너지와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대출에 활용하고 있다.

김영주 하나은행 ESG기획섹션 부장은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잡은 ESG 경영과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캠페인을 실천하고 있다"며 "올해도 ESG금융 투자확대의 노력을 계속하고 손님 중심의 다양한 친환경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모으겠다"고 전했다.

◆우리금융 "전사적·분기별 색다른 친환경 캠페인"

우리금융은 '탈석탄' 선언에 동참하며 화력발전소 건설과 관련한 신규 PF와 채권 인수 작업을 중단했다. 기존 석탄사업에 투자한 자산들에 대해서는 리파이낸싱 시점에 최대한 회수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0월부터 금융위원회와 환경부가 주관하는 '녹색금융 TF 워킹그룹'에도 참여하고 있다.

또 전 직원 대상의 연중 전기절약·환경보호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는데, 2019년부터 업무용 전기차를 도입하고 모든 임직원의 전기 절약을 독려하고 있다. 올해는 분기별 각기 다른 주제로 캠페인을 벌일 계획으로 1분기 '탄소저감', 2분기 '일회용품 줄이기', 3분기 '미세먼지 저감', 4분기 '재활용 활성화' 등을 구상중이다. 지난해 강원도 고성과 경기도 안성에 각각 조성한 우리금융 생명의 숲은 올해 3호 숲이 추진된다.

김재영 우리금융 ESG경영부장은 "금융권과 당국이 탄소배출 기업 관련 여신 심사에 대해 공동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공감한다"며 "앞으로 환경보존에 관심 많은 미래세대를 타깃으로 친환경 예·적금 등 공익상품 라인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금융 "내달 ESG전략 완성…그린뉴딜펀드 조성 검토"

농협금융은 그룹 사업전략부에 ESG추진팀을 출범했고, 지난해부터 운영중인 ESG 합동 TF의 청사진을 이어받아 실행 전략을 펼칠 복안이다. 그룹 차원의 ESG경영전략은 현재 수립중으로 농협금융은 다음달 관련 내용을 발표한 것이라고 알렸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5억 달러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했고, 올해는 그린뉴딜 블라인드 펀드 조성을 논의중이다. 지난해 12월 국제표준화기구에서 제정한 ISO14001(환경경영체제) 인증을 획득한 농협은행은 다음달부터 업무용 차량 교체 시 전기차 등 친환경 모빌리티 도입에 나선다. 아울러 은행이 소유한 건물에 태양광 장비와 영업점 내 고효율 LED를 설치하고 전자 창구를 늘려 '종이 없는 영업점'도 선보일 예정이다.

박광원 농협은행 녹색금융사업단장은 "ESG 경영을 시대적 과제로 인식해 글로벌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는 전략을 기획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한국형 RE100 참여와 ESG 관련 글로벌이니셔티브 가입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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