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동훈 휴대전화 포렌식, 시작도 못했다...그런데 수사종결하라?

2021-01-18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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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포렌직 업체 "아이폰11 기술도 나와"... 포렌직팀, 사실상 '태업' 중일 가능성도 제기

이 와중에 윤석열 '측근', 중앙지검 특공팀 "한동훈 수사 종결하라" 압박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20.12.16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검언유착' 사건의 핵심증거로 꼽히는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 작업이 아직 착수도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독직폭행' 논란까지 일으키며 압수한 지 7개월이 지났지만 본격적인 수사는 손도 못 댄 셈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실상의 측근 검사들은 "수사를 즉각 종결하라"고 요구하고 있어 사실상 사건 은폐 기도가 진행 중이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19일 아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대검찰청 과학수사부(과수부) 산하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NDFC)는 한 검사장 휴대전화 포렌식을 아직 시작하지 못했다. 지난해 6월 한 검사장 휴대전화를 입수한 뒤 곧바로 암호해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포렌식에 착수하지 못한 이유는 해독 소프트웨어가 없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아이폰10까지는 해독이 가능한데, 아직 아이폰11까지 가능한 업그레이드 버전은 도입되지 않았다. 

지금 국내에서 아이폰 시리즈의 암호를 풀 수 있는 포렌식 소프트웨어는 대검찰청 한 곳에만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이 역시 비교적 최신기종인 아이폰 11에 대한 포렌식을 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팀 한 관계자도 이를 인정했다. 그는 "현재까지 아이폰11 비밀번호를 풀 기술이 들어오지 않았다, 아이폰12가 출시됐기 때문에 곧 아이폰11 기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역시도 사실과는 거리가 있는 해명으로 보인다. 대검 포렌식센터가 사용하는 아이폰 잠금해제 소프트웨어는 이스라엘 정보통신업체 셀레브라이트(Cellebrite)의 기술이다. 

한 사설 포렌식 업체 관계자는 "홍콩에 있는 셀레브라이트사 관계자에 문의하니 아이폰11도 가능하다는 답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국내 전문가들에 따르면 아이폰11의 잠금을 풀 수 있는 기술은 이미 개발돼 있지만 대검이 계약을 체결할 당시엔 아이폰11이 출시되기 전이었다. 

이 때문에 대검 포렌식센터가 아직도 한동훈 검사의 아이폰11에 대한 잠금해제 작업을 시작하지 않은 것은 기술적 이유를 빙자한 사실상의 '태업'이 아니냐는 의혹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해제할 수 있는 기술이 나왔는데도 그 사실을 숨기고 시간을 끌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윤 총장을 위시한 '특수통 검사'들은 "당장 한동훈 검사에 대한 수사를 종결하라"는 압박을 수사팀에 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법농단과 국정농단 사건 등 주요 사건의 공판을 담당했던 '서울중앙지검 특공팀'의 목소리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특공팀'은 윤 총장의 '측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복수의 검찰 관계자들의 전언을 종합하면 현재 서울중앙지검에서는 "아직 포렌식도 못했는데 수사종결이 무슨 말이야"라며 "수사를 계속하겠다"는 이성윤 검사장과 "당장 한동훈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라"는 특공팀 검사들의 주도권 다툼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과수부는 지난해 3월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하명 사건과 관련된 수사를 받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검찰 수사관 백모씨 휴대전화를 4개월 만에 푼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관 휴대전화 기종인 아이폰X(10)은 셀레브라이트사의 해독 프로그램을 받아서 푼 것으로 전해졌다.

검언유착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1부(정진웅 부장검사)가 한 검사장의 아이폰을 압수수색한 건 지난해 6월이다. 한 검사장 휴대전화 기종은 아이폰11로 백 수사관 휴대전화를 풀었던 포렌식 프로그램으로는 휴대전화 잠금을 풀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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