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장으로, 장XX"

16개월 된 입양 딸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양부모에 대한 첫 공판이 열린 13일 서울 남부지방법원 앞에는 항의 시위를 벌이는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살인죄, 사형", "살인죄 처벌", "입양부모의 살인죄 처벌을 원합니다", "우리가 정인이 엄마 아빠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양부모에 대한 엄정 처벌을 촉구했다.

이날 서울남부지법 앞에는 "사랑해 하늘에선 행복하렴", "정인아 다음생엔 엄마 딸로와줘", "웃느라 초승달 눈이 될 정인", "꽃보다 예쁜 아기 정인이를 추모하며" 등의 문구가 적힌 근조화환 수십개도 줄지어 놓여져 있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양모 장모씨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양부 안모씨도 이날 함께 재판을 받았다.

검찰 측은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음 알고도 둔력을 가했다'고 살인의 고의성을 언급하며 양모 장씨에게 살인 혐의를 추가했다.

장씨 측은 "과실과 사망 사이에 인과 관계가 있을 수는 있다"면서도 "피고인이 둔력을 이용해 고의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첫 공판을 마치고 양모가 탄 호송차가 법원을 빠져나가자 바깥에서 대기하고 있던 일부 시민들은 호송차량을 에워싸고 창문을 두드리며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시위 분위기가 격렬해지자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미신고 집회를 진행하고 있어 경고한다"며 해산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