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바이오 투자행사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가 11일 개막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1983년 첫 개최 후 최초로 온라인 개최를 택한 이번 행사에서 국내외 제약·바이오기업들은 글로벌 사업 전략을 앞다퉈 선보일 예정이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단순한 투자 설명회 이상의 성격을 지닌다. 여기서 소개되는 신약 연구개발(R&D) 전략과 사업계획은 그해 제약·바이오 산업의 트렌드를 제시한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바이오와 헬스케어 산업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만큼 혁신과 차별화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올해는 메인 트랙 무대에 서는 존 림 삼섬바이오로직스 대표에게 국내외 이목이 집중된다. 코로나19 치료제 백신 개발을 이유로 10년 만에 불참을 선언한 셀트리온의 부재 때문만은 아니다.
존 림 대표는 지난해까지 부사장으로 전임 김태한 사장과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연단에 선적은 있지만 지난해 12월 대표 취임 이후로는 첫 공식 글로벌 무대 데뷔전이다.
존 림 대표는 오는 13일 인천 송도 본사에서 온라인을 통해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및 위탁개발(CDO) 사업현황과 향후 계획을 소개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해에도 직접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찾아 김 전 사장을 보좌, 미국에 CDO 연구소 신설 검토 등을 밝힌 만큼 글로벌 데뷔전을 무난히 치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외 제약·바이오 업계와 투자자들이 존 림 대표의 입을 주목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존 림 대표가 새로 취임한 만큼 지난해 발표한 중장기 비전이 얼마나 바뀌었을지 관심이 모인다”고 말했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중장기 신약개발 전략 발표
또 다른 국내 기업으로는 한미약품, 휴젤, 제넥신, LG화학 등이 신흥국의 주요 기업을 소개하는 ‘이머징 마켓(신흥시장) 트랙’ 발표자로 나선다. 이머징 마켓 참가기업이라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들 기업은 신약 개발을 비롯해 글로벌 사업 전략을 들고 이번 행사에 나선다.
한미약품은 올해 주요 사업 계획과 R&D 비전을 공개한다. 한미약품은 2016년 JP모건 헬스케어에서 당뇨치료제, 2018년 비만치료제 기술수출 등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자주 잭팟을 터뜨렸다.
LG화학은 통풍치료제 임상 2상,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2상, 희귀비만 치료제 1상,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 1상 등 신약 파이프라인 위주의 소개를 준비하고 있다.
휴젤은 시장 점유율을 넓혀가고 있는 보톡스 제품의 경쟁력을 소개한다. 또 2025년 비전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올해부터 2023년까지 계획을 담은 3개년 성장 전략을 공개할 예정이다.
제넥신은 항암제, 코로나 치료제로 개발 중인 신약 물질 ‘지속형 인터루킨-7(GX-I7)’ 위주로 발표를 정리하고 있으며, HK이노엔은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의 성과와 글로벌 사업 전략을 소개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개최··· 화상 미팅으로 세계와 접속
이번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온라인 개최다. 이번 행사는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을 통해서 발표와 강연이 이뤄진다. 또 각 기업 관계자들과의 미팅도 함께 진행된다. 공간의 제약 없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와 해외 투자사들이 만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일례로 JW중외제약은 화상 미팅 방식으로 연구 과제에 대해 소개하고, 글로벌 투자사들과 일대일 제휴 상담과 공동 연구에 대한 협의 미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온라인 개최에 대한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화상 미팅의 경우 샌프란시스코 현지 시간에 맞춰 진행되기 때문에 참가에 다소 제약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기존에는 공식 초청사가 아니더라도 현장에서 기업 소개와 R&D 발표 등을 통해 업무 미팅 등이 가능했지만, 이번에는 현장 미팅과 같은 기회를 잡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