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부동산 시장에 대한 '강남불패' 강세가 지속되며 포스트 강남 3구인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아파트값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마용성에서 거래된 아파트 467건 가운데 262건이 신고가를 기록했다. 용산구에서는 전체 107건 거래 가운데 62건, 마포구에서는 169건 가운데 99건, 성동구에서는 191건 가운데 101건이 각각 신고가를 기록했다. 전체 거래 2건 중 1건 이상이 기존 고가를 뛰어넘은 셈이다.
성동구에서도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옥수동 옥수하이츠 전용 115㎡는 지난달 20억3000만원에 거래돼 한달 만에 9000만원 올랐고, 같은 달 성수동 트리마제 전용 84㎡는 28억원에 거래돼 직전 거래가보다 1억원 상승했다. 성수 현대그린 전용 81㎡는 13억7000만원에 거래돼 한달 만에 1억7000만원 올랐다.
신고가와 더불어 본격적인 가격 상승 움직임도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마용성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전주 대비 0.13~0.19% 상승했다. 마포구는 성산, 신공덕동 등 역세권 대단지 위주로 상승폭이 전주 대비 0.19% 확대됐고, 용산구는 신계동 신축 단지 위주로, 성동구는 옥수동·하왕십리동 신축 단지 위주로 가격이 상승해 전주 대비 각각 0.19%, 0.13%로 상승폭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최근 다시 불어오는 서울 집값 급등을 투기 수요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강남을 비롯한 서울 대부분 지역은 이미 투기과열지구인 데다 마용성 지역은 대부분의 아파트가 10억원 이상이고, 15억원을 넘는 아파트도 많아 추가 주택담보대출도 불가능하다. 여기에 강남구 대치·삼성·청담동, 송파구 잠실동, 용산구 등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이다. 정부가 쓸 수 있는 정책은 다 쓴 상황에서도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정부의 거듭된 규제로 강남-강북-수도권-지방-다시 강남으로 반복된 부동산 가격 상승패턴을 경험한 학습효과가 강하게 나타나면서 올해는 서울 집값 상승이 더욱 가파르게 재현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신축년에도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및 전세난에 따른 매매 갈아타기 수요에다, 국토부가 예고한 역세권·준공업지역·저층 주거단지 고밀개발 이슈나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규제완화에 따른 기대감이 도심에서의 아파트 가격을 자극하는 분위기"라며 "3기 신도시 토지 보상과 GTX 등 광역교통망 개선 호재 등이 이어지며 상승세가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강남이나 용산은 대출이 전혀 되지 않는 지역이라 사람들이 미래에 들어갈 걸 미리 사놓는 개념에 가깝다"면서 "정부 규제 약발이 다한 상황에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수그러들지 않으면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높은 집값 상승장이 재현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