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관 빚 갚을려고 일용직"…애매모호한 기준에 터져나온 불만

2021-01-0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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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에 빚을 지고 있다…기준을 명확하게 해달라" 현장서 볼멘소리

장모씨가 운영하고 있는 체육관을 소독하고 있는 모습이다.[사진=김태현 기자]

 

총6주간 집합금지되면서 빚에 빚을 지고 있습니다. 같이 지냈던 코치진, 차량 기사님들도 일자리가 없어지고, 마땅한 방법이 없어서 저희만 기다려달라 염치없는 말만 하고 있습니다. 현재 저는 아파트 입주 청소로 일용직을 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그 일도 기다려야 겨우 할 수 있습니다.

체육관 관장 전모씨(37)


코로나19 확진을 막기 위해 일부 실내체육시설 운영이 제한되면서 현장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방역에 동참해 코로나 확진을 막아보겠다며 나선 초기와는 달리 확산세가 멈추지 않으면서 버티는 데 힘이 부치는 상황이다. 정부는 일단 체육관의 영업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너무 늦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전략기획반장은 7일 코로나19 백브리핑에서 "아동·학생 교습에 대한 태권도장이나 학원과 동일한 조건으로 모든 실내체육시설에 대한 운영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헬스장을 비롯해 성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시설은 이전과 별다른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헬스장도 (아동을 대상으로 한) 교습이라면 학원과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지만, 교습 형태가 많지는 않을 것"이라며 "교습이 아닌 동일 시간대 9명 이하에 대한 (헬스장) 운영을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 교습·강습에 한해 학원과 실내체육시설에 대해 동등한 조건을 허용하는 데 초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체육관을 운영하는 전씨는 "태권도·발레는 돌봄개념으로 집합금지를 해제한 것인데 아이들은 데리고만 있고 운동을 시키지 말고 집에보내라는 뜻으로 집합금지 해제한 건가"라며 "아이들은 위험하지 않다는건가, 형평성이 너무 떨어지는 판단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체육관을 운영하기 위해 낸 빚을 갚기 위해 일용직 노동자로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전업주부였던 전씨 부인도 현재는 같이 일을 하고 있어 두 사람이 모두 근무하는 날은 아이들만 집에 놓이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상황은 다른 체육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장모씨(32)는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체육관 바로 옆 건물 사우나에서 확진자가 나오자 허탈함을 감출 수 없었다고 했다. 발열체크·회원 동선 관리 등을 해왔지만 보람이 하나도 없다는 한숨 섞인 푸념이다.

특히 장씨는 실내체육시설 운영 기준에 대해서 크게 비판했다. 그는 "킥복싱 체육관은 운영할 수 없고, 주짓수 체육관은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은 무슨 기준이냐며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홈 트레이닝 영상으로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구독자 85만명 유튜버 심으뜸씨는 전날 올린 영상에서 “강사, 트레이너 분들 중에는 일일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분이 적지 않다”며 “특혜를 달라는 것이 아니다. 납득이 갈 만한 형평성 있는 정책을 펼쳐 주시길 정부에 간곡히 호소한다”고 했다.

이 때문에 애매모호한 기준에 반발하는 헬스장 관장들은 현재 '오픈 시위'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벌금을 낼 각오까지 하고 헬스장을 운영하는 이들이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헬스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장모씨(31)도 이날 발표된 정부 발표를 보고 헛웃음을 내뱉었다. 그는 "어린 학생들이 헬스장에 와서 몸 만드는 걸 본적이 있냐"고 토로했다.

한편 손 반장은 "실내체육시설을 비롯해 학원이나 노래방 업계에서는 수도권 집합금지 장기화로 생계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어 송구스럽고 감사한 마음"이라며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가운데 운영을 허용하는 방안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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