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평 골든쌔들 리조트 앤 풀빌라. 독채마다 수영장이 딸려 가족끼리 오붓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사진=기수정 기자 ]
지난해, 확산세가 거세지기 전 서울 근교로 오붓하게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었습니다. 여행의 욕구를 애써 억누르다 '어디로든 떠나겠다'는 심산으로 여행을 떠나려 마음먹기를 수백 번. 그러다 혹시 모를 감염 우려에 포기하길 수개월 만에 결정한 일이었습니다.
서글픔이 차오를 무렵, "여행 가고 싶다"는 딸아이의 말 한마디에 짐을 꾸려 양평(경기)으로 떠났습니다. '비대면 여행법'으로 주목받는 풀빌라를 선택했지요.
해외에나 있을 법했던 풀빌라는 국내 곳곳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독채 건물 개인에 객실 내 수영장까지 딸려 있어 코로나19 시대에 더 주목받는 '비대면 여행지'이지요. 5성 호텔 숙박금액을 훌쩍 뛰어넘는 고가임에도 이곳을 찾는 이유는 아무래도 '우리끼리 안전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 덕분일 것입니다.
또다시 여행길이 막히고, 재택근무를 하며 강제 집콕생활을 이어가는 요즘입니다. 당시의 여행 추억을 꺼내는 것조차 조심스럽지만, 그래도 그때의 즐거웠던 추억을 꺼내 회상하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에 조금이나마 힘을 얻기로 합니다.

골든쌔들 풀빌라는 모두 독채로 이뤄져 있다.[사진=기수정 기자]
과거 '호캉스(호텔+바캉스)'가 여행 트렌드로 자리 잡았을 때, '잠이라면 집에서 자도 충분한데 왜 집을 놔두고 굳이 하룻밤에 몇십만원씩 지불하고 호텔에서 머물기만 하다 돌아올까' 하는 의문을 품었던 적이 있다. 무릇 여행이란 많은 것을 보고 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바탕에 깔렸던 듯하다.
많은 이가 의아해하고 낯설어하던 호캉스지만, 반응은 예상을 깼다. 많은 이가 호텔 안에서 즐길 거리를 찾고, 호캉스를 통해 삶을 재충전하기 시작했다. 소설가 김영하도 이렇게 이야기했다. "호텔에는 우리 일상의 근심이 없다. 호텔에선 언제나 삶이 리셋되는 기분이다. 일상사가 골치 아플수록 여행지의 호텔은 더 큰 만족을 안긴다"라고.
우리 가족이 풀빌라를 선택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일상의 근심이 없는 곳, 타인과 접촉 없이 우리 가족끼리 오롯이 즐길 수 있는 곳, 집을 떠나 새로운 환경 속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 없을까 고민한 끝에 양평의 한 풀빌라를 예약했다. 골든쌔들 승마클럽(대표 장미숙)에서 지난해 11월께 오픈한 양평 골든쌔들 리조트 앤 풀빌라.
12개 풀빌라 전체 객실이 3층으로 이뤄진 독립공간이라 이 시기에 더 안심할 수 있었다. 여기에 아이가 좋아하는 물놀이까지 실컷 할 수 있다니, 사랑하는 가족과 하루 나들이로 이만한 곳이 또 있을까.
양평 골든쌔들 리조트 앤 풀빌라는 기존 승마시설에 더해 풀빌라와 편의점, 식당 등을 단지 내에 고루 갖춘 이곳은 여행객의 휴양을 위한 원스톱 스폿으로 주목받고 있었다.
"아마 내일 댁으로 돌아가실 때까지 사람 구경은 못하실 거에요." 체크인을 할 때, 직원이 귀띔했다. 그만큼 '프라이빗'하게 즐길 수 있단 얘기였다.
지금은 코로나19가 발목을 잡고 있지만, 상황이 나아지면 소모임이나 워크숍 등 다양한 소비자층에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다.

흥이 오른 아이는 한참을 물 속에서 나오지 않았다. [사진=기수정 기자]
숙소 문을 열고 들어간 아이는 한껏 상기됐다. 1층부터 3층까지 뛰어다녀도, 층간소음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됐고, 문만 열고 나가기만 하면 온수에 풍덩 뛰어들어 온종일 물놀이를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
학교 수업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수개월을 지내온 터라, 아이에게 즐거움은 아마 몇 곱절이 더해졌을 것이다.
양평 골든쌔들 리조트 앤 풀빌라의 모든 객실의 수영장과 스파시설은 수질 관리를 위한 전자동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고, 사계절 온수풀이라 추운 겨울에도 따뜻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모든 객실에 바비큐 그릴도 비치됐다.
아이는 물속에서 나오려 하지 않았다. 그간의 스트레스를 물놀이로 풀어내려는 듯, 신이 나서 물 속 구석을 누볐다. 아이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음 한구석이 시려왔다.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경험하며 이 어린아이가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그날의 여행을 끝으로 우리 가족의 여행은 또다시 멈춰 섰다. 하지만 아이는 해를 넘긴 지금도 당시의 여행 추억을 떠올리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그래, 견디자. 언제 끝날지 모르는 힘겨운 싸움, 그때 그 여행이 선물해준 행복한 추억을 생각하며.


풀빌라 야외 풀 전경[사진=기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