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WAVE, 대한류 시대가 온다] ⑤ 한국의 5G, 세계 최초를 넘어 세계 최고로

2021-01-05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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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5G 상용화 쾌거...정부·업계 협업해 5G 첫 발

상용화 1년 반 만에 5G 품질 세계 최고 수준 달성

글로벌 5G 패권 가속화..."5G로 디지털 경제 선도" 목표

전 세계가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일군 한국의 경제 성과에 주목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한국의 성장률은 -1.1%로 잠정 집계됐다. OECD는 "한국은 효과적인 코로나19 방역조치로 OECD 회원국 중 성장률이 가장 작은 폭으로 감소했다. 정부의 대규모 재정지원으로 소비가 살아나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회복됐다"고 평가했다. OECD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2.8%를 제시했다. 미국(3.2%), 일본(2.3%), 독일(2.8%), 프랑스(6%), 영국(4.2%) 등 OECD 주요국과 비교하면 다소 떨어지거나 비슷한 수치지만, 이들 국가의 고성장이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으로 3~11% 역성장한 데 대한 반동인 점을 고려하면, 한국은 방역과 경제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훌륭히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부터 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경기가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많은 한국 기업들이 코로나19라는 환난을 극복하고 대한민국의 파고인 'K-WAVE'를 전 세계에 파급시킬 채비를 마쳤다. 지금까지 한국의 경제 성장은 반도체, 스마트폰, 소재·부품·장비(소부장)라는 3대 효자 산업이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미래 친환경 자동차인 수소차가 경제 성장의 새 원동력으로 합류한다. 조선, 건설기술도 경기가 풀리면서 반등할 전망이다. 차세대 이동통신 5G, 진단키트 등 한국이 전 세계를 선도하는 기술과 게임, 영화, K-팝처럼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K-콘텐츠 산업도 빼놓을 수 없다. 마이크로FN+지급결제, MTS, 공정거래법+전자세정 등 한국의 앞선 디지털 환경도 널리 파급시킬 필요성이 있다. 이에 본지는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는 한국 경제의 주역들을 집중 조망하기 위해 'K-WAVE가 온다'를 준비했다. <편집자주>

◆ 글 싣는 순서

①반도체
②스마트폰
③수소차
④소재‧부품‧장비
⑤5G
⑥조선
⑦진단키트
⑧게임
⑨푸드
⑩건설기술
⑪마이크로FN+지급결제
⑫MTS
⑬공정거래법+전자세정
⑭영화
⑮K-POP
⑯전문가 인터뷰<끝>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2019년 4월 3일, 한국은 미국과 일본·중국 등 글로벌 국가를 제치고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5G 시대를 열었다. 당시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의 4일 5G 개통이 유력하다는 소문이 전해지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이동통신 3사, 삼성전자 등은 긴밀한 협업 끝에 3일 밤 11시에 5G 상용화를 이뤄냈다. 당초 계획보다 일정을 앞당긴 것이지만, 관련업계와 정부 모두 이미 상용화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춘 덕분에 가능했던 쾌거였다.

이후 한국은 최초 상용국을 넘어 글로벌 1위 5G 선도국가로 도약하고 있다. 글로벌 이동통신 업계는 한국 5G의 속도와 안정성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국내 이통 3사 역시 5G 서비스에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AR·VR(증강현실·가상현실), 클라우드 게임 등 일반 소비자 대상 서비스를 넘어 한국의 5G는 국내 산업 분야의 디지털 혁신을 도모하기 위한 B2B 시장으로도 5G 생태계를 무한 확장 중이다.

상용화 1년 반이 지난 현재, 한국의 5G 품질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최초 상용화 타이틀에 안주하지 않고 부단히 품질개선 작업에 나선 결과다. 지난달 21일 영국의 시장조사기관 오픈시그널이 공개한 글로벌 5G 사용자 경험 12월 버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한국의 평균 5G 다운로드 속도는 351.2Mbps를 기록, 272.8Mbps를 기록한 사우디아라비아를 큰 차이로 제치고 전 세계 1위에 올랐다. 지난해 3분기 조사결과에선 한국이 336.1Mbps를 기록하며 사우디아라비아(377.2Mbps)에 뒤처진 것으로 나왔으나 한 분기 만에 뒤집은 것이다.

모바일 네트워크 성능 분석기업 루트메트릭스가 지난달 분석한 5G 품질조사 결과에서도, 서울의 5G 속도가 글로벌 주요 도시보다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5G 속도(476Mbps)는 스위스 취리히의 선라이즈(324.6), 영국 런던의 보다폰(181.8), 미국 뉴욕의 AT&T(53.1) 등 글로벌 통신사의 5G 다운로드 속도를 크게 웃돌았다.

서비스 품질 향상과 5G 지원 단말 증가 등 5G 시장이 한층 무르익으면서 국내 5G 가입자 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국내 5G 가입자 수는 1093만2363명으로, 5G 상용화 1년 반 만에 1000만 시대를 열었다.

정부의 5G 품질평가 결과에서도 국내 5G는 꾸준히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통 3사의 하반기 5G 평균 다운로드 전송속도는 690.47Mbps 수준으로 상반기(656.56Mbps) 대비 33.91Mbps 향상됐다. 5G 서비스를 이용하던 중 LTE로 전환된 비율도 다운로드 시 평균 5.49%로 상반기(6.19%)보다 좋아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4월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공원 K-아트홀에서 열린 '세계 최초 5G 상용화, 대한민국이 시작합니다' 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G 패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 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이들 국가가 주목하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의 핵심엔 5G가 있다. 5G는 단순히 빠른 인터넷 속도를 넘어, 스마트시티와 자율주행 자동차 등 신산업을 꽃피우는 인프라다. 기술표준을 선점해 5G 생태계를 주도하는 국가가 4차 산업혁명 시대 글로벌 패권을 좌우하게 된다.

5G가 전 산업 분야에 미치는 영향도 클 전망이다. 퀄컴테크놀로지는 5G 투자가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이끌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5G 생태계를 통해 2035년까지 전 세계 3조8000억 달러(약 4225조원) 규모의 경제 효과가 발생하고 2280만개 일자리가 등장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에 따르면, 세계 통신사들은 향후 5년간 1조1000억 달러(약 1252조원)를 5G 투자에 쏟아부을 계획이다.

한국에 비해 5G 출발은 늦었지만 미국의 추격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상용화 당시 "5G 시장에선 미국이 반드시 이겨야 한다"며 5G 이니셔티브 계획을 밝혔다. 총 2750억 달러(약 327조원) 규모의 투자와 규제 개선, 사상 최대 수준의 주파수 경매와 5G 펀드 조성 등이 계획안에 담겼다. 이달 출범할 바이든 정부도 5G 등 인프라 투자 확대를 예고했다. 대선 당시 바이든 캠프는 모든 미국인을 위한 5G 무선망 구축을 포함한 인프라 건설에 총 1조3000억 달러(약 1414조4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맞서 새로운 디지털 경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중국의 5G 굴기도 거세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로 침체한 중국 경제를 살리기 위한 공격적인 투자의 일환으로 5G와 데이터센터 등 신(新) 인프라 확충에 집중해왔다. 중국은 2025년까지 5G 가입자 6억명을 달성해 글로벌 5G 시장의 선두에 올라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해에만 70만개의 5G 기지국을 추가 구축, 총 83만개 기지국을 확보하게 됐다. 중국은 영토 전역을 뒤덮을 1000만개 기지국을 확보하기 위해 향후 2800억 달러(약 311조2200억원) 규모를 투자할 계획이다.

국내 통신업계 역시 5G 선도국가로서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 5G 기반 조성에 나서고 있다. AR과 VR, B2B 등 5G 기반 융합 서비스를 출시하고 통신회사를 넘어 종합 ICT 회사로 도약, 포스트 코로나 시대 디지털 경제를 선도하겠다는 포부다.

SK텔레콤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ICT 기업과 협력해 새로운 혁신을 추진한다. 지난달 SK텔레콤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5G 에지 클라우드 서비스인 'SKT 5GX 에지'를 상용화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SK텔레콤 5G 고객들은 초저지연 속도로 모바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앞서 MS와는 5G 특화 서비스인 클라우드 게임 출시를 위해 손잡았다.

KT는 5G 기반 'AI와 빅데이터, 클라우드(ABC)' 등 혁신 기술을 활용한 플랫폼 사업자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지난해 11월 공개한 B2B 전용 플랫폼 KT엔터프라이즈와 로봇, 스마트팩토리 등 다양한 5G 융합 서비스를 내놓고 5G 기반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겠다는 포부다.

LG유플러스는 5G 기반 실감 미디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반도체기업 퀄컴과 캐나다, 일본, 중국 등 각국 이통사와 5G 콘텐츠 연합체인 글로벌 XR(확장현실) 얼라이언스를 창립했다. 5G 콘텐츠를 위해 글로벌 AR 글라스 전문 제조기업 엔리얼과 협력해' U+AR글라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도 디지털 경제를 견인할 5G 융합 서비스 활성화에 힘을 싣고 있다. 2022년까지 1200억원을 투입해 15개 이상 5G 융합 서비스를 발굴하고, 에지 컴퓨팅 연구개발(R&D) 및 표준화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5G는 혁신적 서비스 창출을 통해 경제를 견인하는 디지털 인프라"라며 "5G를 5G답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모바일 에지 컴퓨팅 기반의 융합서비스 활성화를 통해 디지털 뉴딜의 성과를 가시화하고 디지털 경제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사진=각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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