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IT판이 바뀐다] ① 이통3사는 '탈통신', 스마트폰은 '4G에서 5G로'

2021-01-0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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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팹리스와 모빌리티 미래 기술 집중

KT, B2B 사업 강화해 기업 디지털 전환 파트너 목표

LG유플러스, 종합 미디어 기업으로 전환 지속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저가 단말기 확대해 판 커지는 5G폰 시장 공략

(왼쪽부터)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사진=각사 제공]


2021년은 이동통신과 단말기 업계에 변화의 한 해가 될 전망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탈(脫) 통신' 행보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삼성전자, LG전자 등 단말기 업체는 LTE폰 중심이었던 판매 계획을 5G폰 위주로 개편한다.

이통3사가 탈 통신 행보를 서두르는 이유는 유무선 사업에는 규제가 많아 매출 확대와 기업 성장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네이버, 카카오 등 인터넷 기업이 플랫폼 경쟁력을 토대로 치고 올라오면서 통신 인프라 기업의 위상이 흔들린 것도 한 이유로 꼽힌다.
올해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차세대 모빌리티 관련 행보를 본격화해 통신 기업에서 첨단 기술 기업으로 세간의 인식을 바꾼다.

먼저 지난해 11월 공개한 AI 가속기 '사피온'을 양산해 팹리스로서 첫발을 내딛는다. 사피온은 SK텔레콤이 지난 2017년 독자적인 연구조직을 꾸려 개발한 AI 반도체다. '누구', '티뷰' 등 SK텔레콤의 AI 서비스는 지난해까지 미국 기업의 반도체에서 운영했으나, 올해 초부터 사피온에서 구동된다. 동영상 화질 개선 AI '슈퍼노바'와 5G MEC 서버에도 적용해 AI의 처리 속도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SK텔레콤이 삼성전자·카카오와 함께 만드는 '팬데믹 극복 AI'에도 사피온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A  실행만 가능한 사피온을 지속적으로 개량해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IT 기업의 AI 가속기처럼 AI 실행과 학습을 모두 처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사피온은 대만 TSMC에서 위탁 생산을 하고 있지만, 박정호 SK텔레콤 대표가 SK하이닉스 부회장을 겸함에 따라 양사 협력 차원에서 SK하이닉스 미세공정에서 양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SK텔레콤은 모빌리티 서비스를 맡는 티맵모빌리티를 분사해 택시, 렌터카, 플라잉카를 아우르는 차세대 모빌리티 사업에도 속도를 낸다. 1일부터 운영을 시작하는 티맵모빌리티는 인재 확보 과정을 거쳐 올해 내로 250여명 규모의 대규모 스타트업으로 거듭난다. 티맵모빌리티는 한 앱에서 △주차·광고·보험상품을 연계하는 티맵 라이프 플랫폼 △택시호출 등 승차공유 서비스 △티맵오토 같은 차량 내 정보 제공 서비스 등의 사업을 전개한다. SK텔레콤은 올해 상반기 글로벌 모빌리티 업체인 우버와 협력해 택시호출 공동사업을 위한 합작회사(JV)도 세운다. 우버는 티맵모빌리티에 5000만 달러(546억원), JV에는 1억 달러(1092억원)를 투자한다.

KT는 기업간거래(B2B) 브랜드 KT엔터프라이즈를 앞세워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체질 전환을 꾀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교육, 재택근무, 원격의료 등 비대면 산업이 활발해지면서 통신 인프라의 중요성이 다시금 강조되고 있다. 다만 KT는 단순 통신 인프라 사업만으로는 지속적인 사업 영위가 어려우며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ABC 사업과 결합한 융합 서비스를 발굴함으로써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를 위해 KT는 서울 한복판인 용산에 서울권 최대 규모의 새 데이터센터를 여는 등 ABC 사업에 필요한 인프라도 국내 최대 규모로 확보했다. 이를 토대로 금융과 공공 업계의 디지털 전환 사업을 지속해서 수주, 기업과 정부의 디지털 전환 파트너로서 행보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러한 행보를 뒷받침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사내 조직도 B2B와 ABC 사업을 중심으로 개편했다. 효율적인 B3B 사업을 위해 기존 기업부문 인력과 영업조직은 엔터프라이즈 부문으로 통합된다. AI와 디지털 전환 사업 강화를 위해 AI·DX융합사업부문 산하에 KT랩스도 신설했다. KT랩스는 KT가 통신을 넘어 다양한 영역에서 신 사업을 추진하는 개척자 역할을 맡는다. 이밖에 현대중공업, KIAST, LG전자, LG유플러스 등 국내 기업·기관과 함께 AI 협의체인 AI 원팀을 꾸려 국내 AI 생태계 전반의 발전을 이끌 계획이다.

LG유플러스가 추진해 온 미디어 기업으로의 체질전환은 올해도 지속된다. LG유플러스는 케이블 TV 1위 사업자인 LG헬로비전을 인수하며 이통3사 중 처음으로 IPTV와 케이블TV, OTT 등을 아우르는 종합 미디어 기업으로 변화를 꾀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도 이러한 탈 통신 기조를 꾸준히 이어갈 전망이다.

미디어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로 LG유플러스는 정부의 2020년 유료방송 IPTV 부문 이용자 만족도 조사에서 64.2점으로 최고점을 기록했다. 전년 3위에서 급격히 향상된 수치다. 자체 OTT인 'U+ 모바일TV'의 경우 넷플릭스와 웨이브에 이어 국내 3위 자리를 확고히 했다. 유아동 특화 미디어 플랫폼인 'U+TV 아이들 나라'의 월 이용자 수는 150만명이 넘었고, 관련 콘텐츠의 인기로 지난해 3분기 LG유플러스 스마트홈 매출은 5143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했다.
 

유출된 갤럭시 S21 렌더링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제공]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5G 단말기 시장은 6억대 규모로, 2억7260만대 수준에 그쳤던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 점유율은 애플이 29%, 삼성전자가 16.8%를 차지해 1~2위를 기록하고 비보(13.9%), 오포(12.8%), 샤오미(11.7%)가 그 뒤를 이을 것으로 SA는 예상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말 기준 5G 가입자수가 1000만명을 넘어선 국내에선 올해 1600만여대의 5G 단말기가 판매되어 5G 단말기 판매량이 LTE 단말기 판매량을 앞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1월 말 플래그십 5G 단말기 '갤럭시S21' 시리즈와 함께 '갤럭시A32', '갤럭시A52', '갤럭시A72' 등 5G를 지원하는 보급형 단말기를 대거 선보이며 5G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 갤럭시A 시리즈는 매년 12월 공개된 후 연초에 시장에 출시하는 것이 관례였으나, 갤럭시S21이 조기 등판함에 따라 출시 시기가 겹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예년보다 제품 출시 시기가 다소 늦어질 전망이다. 하반기에는 '갤럭시Z 플립2', '갤럭시Z 폴드3' 등 5G를 지원하는 폴더블폰을 출시해 5G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LG전자는 롤러블폰 'LG 롤러블', 플래그십 5G 단말기 'LG 레인보우'와 함께 보급형 5G 단말기 'Q83'과 'Q93'을 전 세계 시장에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함으로써 중국 제조사의 저가 5G 단말기 공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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