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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앞줄 가운데)을 비롯한 내외빈들이 30일 오후 한국거래소 부산 본사에서 열린 '2020년 증권·파생상품시장 폐장식'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한국거래소 제공]](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0/12/30/20201230164921747236.jpg)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앞줄 가운데)을 비롯한 내외빈들이 30일 오후 한국거래소 부산 본사에서 열린 '2020년 증권·파생상품시장 폐장식'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한국거래소 제공]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 여파에 따른 경제지표 부진 등으로 글로벌 증시 중 상승률 하위권에 자리했던 한국 증시가 올해에는 마지막 거래일에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G20 국가 중 가장 높은 상승세로 마감했다. 개인투자자는 역대 최대 규모인 48조원을 순매수해 코스피 상승랠리를 주도했고, 이로 인해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12조원을 기록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중에서는 LG화학을 비롯해 삼성SDI, 카카오 등 2차전지와 '언택트(Untact)' 관련 업종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증시 폐장일인 30일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52.96포인트(1.88%) 상승한 2873.47로 거래를 마감했다. 전날보다 0.15포인트(0.01%) 하락한 2820.36으로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는 개장 후 30여분 만에 상승세로 전환, 오름세를 유지해 올해 증시 마지막 날을 사상 최고가로 마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마지막 거래일에도 상승세를 지속해 9주 연속 상승 마감했는데, 이는 주간 기준으로 2010년 2월부터 12주 연속 상승한 이후 가장 긴 상승세"라며 "대외 불확실성보다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와 외국인, 기관의 순매수 전환이 코스피 상승폭 확대를 주도했다"고 말했다.
코스피는 G20 국가 중 가장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 29일 기준 코스피 상승률은 28.3%로 터키(27.6%)를 제치고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7.7% 상승에 그쳐 17위에 그쳤으나 올해에는 1위로 급등한 것이다. 글로벌 주요국 증시 중 미국의 경우 15.4% 상승해 6위에 그쳤고 일본과 중국은 각각 16.5%, 10.8% 올라 4위와 7위를 차지했다.
올해 코스피는 개인투자자의 '동학개미운동'에 힘입어 거래대금 역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지난해 5조원에서 올해 12조2000억원으로 144.5%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 11조8000억원을 순매도했던 개인투자자는 올해 47조5000억원을 순매수하며 상승랠리를 주도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4조6000억원, 25조5000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시가총액 역시 30%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말 1476조원이었던 코스피 시총은 올해 1981조원으로 505조원 증가했다. 특히 바이오, '언택트(Untact)' 업종을 중심으로 시총이 대폭 늘어 코스피 전체 시총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의약품 시총이 지난해 77조원에서 올해 150조원으로 94.5% 늘었고, 서비스 업종은 131조원에서 201조원으로 53.0% 증가했다. 전기·전자도 올해 말 749조원으로 49.1% 늘었다.
코스피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급반등에 성공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승랠리를 지속하는 동안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엎치락뒤치락하며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였다.
전기차 시장 확대 기대감에 2차전지주로 꼽히는 LG화학과 삼성SDI를 비롯해 언택트 대표 수혜주 중 하나로 꼽히는 카카오가 약진한 반면, 경기민감주에 속하는 포스코(POSCO)와 현대모비스 등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스피 시총 1, 2위를 각각 차지했다. 삼성증권의 경우 올해 시총이 150조4386억원(45.16%), SK하이닉스는 17조7633억원(25.93%) 증가했다. 두 종목의 주가는 올해에만 각각 45.16%, 25.93% 상승했다.
LG화학의 경우 올해 주가가 159.53% 상승해 시총 순위 3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8위에 머물렀던 LG화학은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른 전지부문 급성장 등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주가가 지난해 말 31만7500원에서 올해 말 82만4000원으로 급등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글로벌 1위 도약, 고부가합성수지(ABS) 초호황으로 실적과 주가 재평가를 동시에 이뤄냈다"며 "2차전지 부문이 차세대 성장동력에서 주력사업으로 자리잡았는데, 집중적인 유럽 배터리시장 공략으로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12%(세계 4위)에서 올해 25%(세계 1위)로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증권가에서는 LG화학의 주가 강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경쟁사인 중국 CATL의 시가총액은 100조원을 넘어선 상황으로, LG화학의 매출이 CATL을 본격적으로 넘어설 전망"이라며 "수익성 역시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시총 격차가 과도해 주가 강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삼성SDI의 경우 지난해 말 시총 순위가 18위였으나 2차전지 사업 기대감에 7위까지 올라섰다. 카카오의 경우 지난해 말 시총 순위 22위에 불과했으나 언택트 문화 확산에 따른 IT플랫폼 산업 성장 전망에 힘입어 올해 말 9위로 13계단이나 상승했다.
한편 현대모비스와 포스코 등 경기민감주로 꼽히는 종목의 경우 코로나19 충격 여파로 시총 순위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지난해 코스피 시총 6위로 장을 마감한 현대모비스는 올해 13위로 떨어졌고, 포스코 역시 지난해 9위에서 14위로 미끄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