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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 쿠팡 대표(왼쪽부터), 강한승 대표, 박대준 대표. [사진=쿠팡]](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0/12/30/20201230161835139500.jpg)
김범석 쿠팡 대표(왼쪽부터), 강한승 대표, 박대준 대표. [사진=쿠팡]
쿠팡은 30일 사내 편지를 통해 "(김범석 대표가) 쿠팡 주식회사의 이사회 의장을 맡아 더욱 큰 시야의 전략 수립과 고객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혁신을 만드는 일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회사는 앞으로 한층 세분화되고 전문화된 역할 분담으로, 쿠팡의 사업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김 대표는 현재의 대표이사 업무를 내려놓고, 이사회 의장으로 회사 전략을 총괄 지휘하게 됐다.
기존 김범석·고명주·강한승·박대준 등 쿠팡의 4인 각자 대표 체제에도 변화가 생겼다. 김범석 대표가 물러나는 것은 물론 대표이사 중 한 명인 고명주 대표가 개인 사유로 사임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쿠팡은 오는 31일 이사회를 열어 강한승·박대준 2인 각자 대표 체제 변경을 의결한다. 이들 대표의 역할을 나눠 쿠팡 사업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조치다.
쿠팡 관계자는 "검증된 두 명의 대표이사는 각자 전문성을 바탕으로 효율적이고 추진력 있게 각 부문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결정은 최근 수년간 급성장세에 놓인 쿠팡의 경영 체제 및 조직을 안정적으로 재정돈하되, 이를 기반으로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한 선제 전략으로 풀이된다.
쿠팡은 지난 2010년 8월 김범석 대표가 자본금 30억원으로 창업한 온라인 쇼핑 스타트업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후 업계 최초로 24시간 물건을 무료 배송해주는 '로켓배송'을 선보이며 시장 장악력을 높였고,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총 30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금을 유치하는 등 고속 성장세를 보이며 이커머스 1위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문제는 쿠팡이 현시점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이슈에 대응하면서도, 신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해야 하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는 점이다.
그간 쿠팡은 사업 확장의 속도를 내는 과정에서 근무 환경, 택배 기사 처우 문제 및 적자 누적 등 적지 않은 잡음에 시달렸다. 또 각계각층의 연쇄적 인재 영입에 따른 조직의 불협화음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실제로 쿠팡은 최근 잇따라 도입한 신사업 배달 서비스 쿠팡이츠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단기간 내 시장에 안착시켜야 한다. 미국 나스닥 상장도 계획하고 있다. 그야말로 수장들이 해결해야 할 사안이 매우 많다.
아울러 쿠팡은 본연의 물류 기술 및 인프라의 지속 보강에도 나서야 한다. 대표들을 필두로 전사적 직원들의 전문성이 보다 제고돼야 하는 상황이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전형적인 유니콘 기업들이 외연적 성장과 함께 겪는 성장통을 밟아왔다. 어떻게 보면 앞으로가 더욱 중요하다"며 "기존 경영을 두 대표에게 완전히 위임한 상태에서 아이디어 박스로 정평이 나 있는 김범석 대표가 의장 역할을 수행한다면, 쿠팡이 보다 여유로운 시각에서 신성장 모델을 찾는 데 주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