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도 확 줄인 신용대출…의사·변호사도 예외 없다

2020-12-3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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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銀, 전문직 5000만원까지 낮춰

총량 관리에 연초에도 대출대란 계속

연초에도 '대출 대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은행권이 연말 가계대출을 강하게 조이고 있다. 각 시중은행들은 상대적으로 한도가 높았던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한도 또한 잇따라 줄이는 중이다. 특히 하나은행은 전문직 신용대출 한도를 5000만원까지 내렸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다음달 6일부터 전문직 대상 신용대출 한도를 축소할 예정이다. 의사·한의사를 대상으로 하는 '닥터클럽대출', 변호사를 대상으로 하는 '로이어클럽대출' 등 전문직 대상 총 5개 상품이 해당된다.

직군별로 최대 1억5000만원이던 기본 한도는 최대 5000만원으로 하향된다. 신한·KB국민·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존에는 개업 예정인 의사들도 대출 한도에 포함됐으나 앞으로는 개업을 마친 의사에게만 대출이 실행된다.

전문직 대상 '마이너스 통장 대출' 한도 역시 기존에 비해 5000만~1억원가량 줄어든다. 가계대출 한도 산정 방식도 바뀐다. 기존에는 매출액을 기준으로 대출 한도를 정했지만 향후에는 연소득을 기반으로 한도를 산출한다.

다른 시중은행들 역시 전문직 대상 신용대출의 한도를 대폭 낮춘 바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14일부터 '탑스 전문직 우대론'의 한도를 직군별 2억5000만~3억원에서 일제히 2억원으로 낮췄다. 농협은행도 '슈퍼프로론'의 한도를 기존 2억5000만원에서 지난 10월 2억원으로 내린 데 이어 지난달엔 1억원으로 한 차례 더 내렸다.

KB국민은행은 최대 4억원까지 내주던 'KB닥터론', 'KB로이어론' 등 신용대출 한도를 2억원으로 낮췄다. 우리은행은 '우리 스페셜론'을 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로 받는 경우에만 한도를 1억원으로 낮췄다. 의사·법조인이 일반신용대출을 신청하면 최대 3억원, 기타 전문직은 2억원까지 빌릴 수 있다.

은행권의 이 같은 움직임은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저금리 장기화에 따라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은 뒤 이를 활용해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올해 가계대출 규모 또한 폭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부채는 올해 3분기 말 기준 1682조1000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7% 늘어났다.

특히 금융당국이 지난달 30일 고소득자 대상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시행한 이후, 각 은행들은 신용대출의 문턱을 높이는 중이다. 신한은행은 23일부터 연말까지 영업점에서 서민금융상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가계대출 신용대출 상품에 대한 신규 신청을 받지 않기로 했다. 앞서 15일부터는 직장인 대상 주력 비대면 상품인 '쏠편한 직장인 신용대출'을 중단한 바 있다.

KB국민은행 또한 연말까지 원칙적으로 2000만원을 초과하는 모든 신규 가계 신용대출을 막는다. 하나은행도 24일부터 주력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 '하나원큐 신용대출'의 판매를 중단했다.

이런 추세는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대출 관리 체계를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3일 출입기자단과의 송년 간담회에서 "가계대출은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 있어 긴장하고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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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전 영업을 앞둔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사진=연합뉴스]

지난 15일 오전 영업을 앞둔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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