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하락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에서 내려왔다. 미국 하원이 가결한 부양책 증액안이 상원에서도 통과될 수 있을지 주시하며 등락을 거듭한 끝에 하락한 것.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68.30p(0.22%) 내린 3만335.67로 거래를 마무리했다. S&P500지수 역시 8.320p(0.22%) 빠진 3727.04를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49.20p(0.38%) 밀린 1만2850.22에 장을 마감했다.
여기에 부양책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는 점도 투자자들에게 희망의 불씨를 제공했다. 미국 하원은 코로나19 관련 5차 경기부양책에 포함된 1인당 현금 지급액을 600달러(약 66만원)에서 2000달러(약 220만원)로 상향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금 지급 규모를 늘리라는 요구를 내놓은 데 민주당 주도의 하원이 부응한 것.
그러나 미국 상원을 주도하는 공화당이 이를 저지하면서 투심이 쪼그라들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현금 지급 증액 법안의 가결 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만장일치로 동의해 달라는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의 제안을 거절했다. 이에 따라 이 법안은 신속처리가 아닌 정식 표결 절차를 거치게 됐다. 심지어 이날 본회의에서 증액안의 표결 일정도 잡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도 현금 지급액을 반드시 늘려야 한다며 공화당을 압박했다. 매코널 대표가 척 슈머 대표의 제안을 거절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공화당이 죽고 싶은 게 아니라면 가능한 한 빨리 1인당 2000달러를 지급하는 법안에 승인해야 한다. 이것이 옳은 일"이라고 적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사이의 이 같은 갈등 기류와 관련해 "매코널이 이끄는 공화당과 대통령 사이의 마지막 대결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영국과 유럽연합(EU)이 무역협정 등 미래관계 협상을 타결하면서 연말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요인이 줄어든 점은 투자 심리를 지지했다. 또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학이 함께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조만간 영국에서 승인될 수 있을 것이라는 소식이 나온 점도 긍정적인 변수다.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은 여전히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 일주일간 미국에서는 하루 평균 18만4000명가량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코로나19에 감염돼 입원한 환자 수도 12만명을 넘어서면서 연일 최고치를 다시 쓰고 있다.
그러나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 악화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인 투자심리가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로베코의 제론 블록랜드 멀리에셋 담당 대표는 "봉쇄 조치와 코로나19의 확산,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 등 복합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도 "투자자들은 여전히 긍정적인 소식들에 집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서양 건너 유럽 주요 증시는 대부분 상승 마감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50지수는 0.17% 상승한 3581.37로 거래를 종료했다. 프랑스 CAC40지수는 0.42% 오른 5611.79에, 영국 FTSE지수는 1.55% 오른 6602.65로 각각 장을 마쳤다. 다만 전날 사상 최고 기록을 세운 독일 DAX지수는 0.21% 밀린 1만3761.38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는 미국의 코로나19 관련 추가 부양책에 따른 수요 증가 기대로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0.79% 상승한 48.0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내년 2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0.43% 오른 51.08달러를 가리켰다.
금값도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0.13% 상승한 1882.90달러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