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4월 30일 오후 경기 이천시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준비되고 있는 이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합동분향소에 사망자들의 영정사진이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38명 노동자가 목숨을 잃고 12명이 다친 이천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화재 참사 책임자 5명이 유죄판결을 받았다.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 형사1단독(우인성 부장판사)은 29일 업무상 과실치사상·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시공사 건우 현장소장 A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같은 회사 관계자 B씨에게 금고 2년 3개월을, 감리단 관계자 C씨에게 금고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한익스프레스 TF팀장 D씨는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400시간 명령을 받았다. 협력업체 관계자 E씨는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았으며, 시공사 건우 법인은 벌금 3000만원을, 다른 피고인 4명은 무죄 판단을 받았다.
이어 A씨에게는 공사 기간 단축을 시도해 위험을 가중했다고 보고 중형을 선고했다. 다만 D씨에게는 "시공사·감리단·건축사 사무소 등에서 의견을 취합해 법령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후 통로폐쇄 결정을 내렸다"며 실형을 선고하지는 않았다.
이들은 지난 4월 29일 오후 1시 32분께 경기 이천시 모가면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신축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화재 참사 관련,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사고로 38명 노동자가 목숨을 잃고, 12명이 다쳤다.
경찰은 저온창고 지하 2층에 있었던 산소용접 작업을 참사 직접적 원인으로 발표했다.
선고 직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운동본부는 "이런 처벌로는 절대로 건설 현장에서 중대재해를 막을 수 없다"며 "발주처 책임을 명확히 하고, 경영 책임자가 책임을 지도록 중대재개기업처벌법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고 입장을 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국회에서 관심을 갖게 된 중대재해기업처벌에 대해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해당 법안 제정안 심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