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에 웃는 철강업계···수출보다 비용 절감

2020-12-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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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수입 가격 하락으로 실적 개선

포스코 전년비 영업익 52% 증가 기대

올해 4분기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1100원을 하회했다. 올해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보였던 철강업계가 그나마 환율 하락으로 부담을 덜었다는 평가다.

2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철강사업체들은 최근 달러 약세에 힘입어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 지난 2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96.7원에 마감했다. 올해 고점인 3월 19일 1285.7원 대비 14.7%, 9월 29일 1169.5원에 비해서도 6.22% 하락한 수준이다.

올해 4분기는 최근 몇 년보다 달러 약세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10월 초부터 이달 29일까지 원·달러 환율은 통상 1100~1040원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1150~1170원에서 거래되던 것과 큰 차이다. 올해 4분기에는 환율이 1100원을 하회해 마감한 때가 많았던 반면 2018년 4분기에는 저점이더라도 1110원을 상회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달러 약세가 이어질 경우 통상 수출이 많은 기업들은 제품의 가격 경쟁력 상실로 영업 실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 무역협회가 최근 국내 수출기업 801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5% 이상의 기업은 환율 하락으로 수출액이 감소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반면 제품 수출보다 원자재 수입 비중이 큰 철강업계는 원·달러 환율 하락이 호재라는 분위기다. 철강사 중 고로(용광로)기업은 철광석과 원료탄을 100%, 전기로 업체는 철스크랩(고철)을 30%가량 수입을 통해 조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환율이 하락할 경우 해당 원자재의 조달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철강업계에서는 통상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영업이익이 2%가량 개선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올해 4분기는 예년 대비 환율 하락세가 뚜렷한 만큼 실적 개선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평가다.

철강업계에서는 환율 하락 호재가 철광석 가격 급등 악재보다 실적에 훨씬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달 25일 기준 철광석 가격은 톤(t)당 167.2달러로 지난 1월 92.2달러 대비 44.8% 급등한 수준이다. 이 같은 철광석 가격 급등으로 철강사는 매출원가 상승 압박을 받아왔다.

다만 철광석 가격이 오른 만큼 철강제품 가격을 연동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영업이익에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이달 초 열연 강판 가격을 t당 3만원 인상해 75만원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지난 8~9월에도 철광석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강판 가격을 10만원가량 올리기도 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도 환율 하락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근 철강사의 실적을 전망한 증권사 리서치센터 보고서를 집계한 결과 올해 4분기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850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4분기 5576억원 대비 52.44%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도 올해 4분기에는 각각 1000억원과 6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4분기 1479억원과 197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됐다.

해당 보고서들은 4분기 수요 회복과 원·달러 환율 하락 효과를 철강사 실적 개선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 등으로 애초에 철강을 수출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 가격 경쟁력 상실 효과는 크지 않을 것 같다"며 "내년에도 달러 약세가 이어질 경우 실적에 긍정적 영향이 클 것 같다"고 말했다.
 

포스코 직원이 포항제철소 열연공장에서 금빛 열연강판을 제조하고 있다.[사진=포스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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