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철 이어 미쓰비시중공업도 강제징용 배상 거부..."즉시항고 예정"

2020-12-2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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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重 상대 자산 압류 명령 '29일 2건·30일 2건' 효력 발생

반응 않던 양사, 자산 압류 코앞에 오자 '즉시항고' 방침 내세워

일본제철에 이어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이 결국 우리 법원의 일제 강제 징용 배상 판결을 결국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8월15일 서울광장에서 일본대사관으로 이어지는 일제 강제동원 해결 촉구 행진에 참여한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와 이춘식 할아버지. 양씨와 이씨는 각각 일본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을 상대로 배상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사진=연합뉴스]


29일 교도통신과 NHK에 따르면, 일제 징용 노동자 배상 소송의 피고인 미쓰비시중공업이 우리 법원의 자산 압류 명령에 대해 즉시항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미쓰비시중공업 측은 "한일 양국 간 및 국민 간 청구권에 관한 문제는 한일 청구권 협정에 의해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돼, 어떠한 주장도 할 수 없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면서 "정부 간의 (의견) 교환 상황 등을 근거해 압류 명령에 대해 즉시항고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해당 법원 판결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미쓰비시중공업이 이와 같은 입장을 발표한 것은 이날부터 우리 법원의 국내 자산 매각 명령 효력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2012년 10월 양금덕 할머니 등 일제 강제노역 피해자들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6년 후인 2018년 대법원은 4명에 대해 한 사람 당 1억~1억5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최종 판결했다.

이후 미쓰비시 측이 아무런 입장을 보이지 않자, 피해자들은 작년 3월22일 대전지법에서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우리나라 내 상표권 2건과 특허권 6건을 압류하는 절차를 밟은 데 이어 매각 명령도 신청을 했다. 채권액은 별세한 원고 1명을 제외한 4명분 배상액인 8억400만원 규모다.

당시 판결에도 항소하거나 별도의 입장도 내놓지 않았던 미쓰비시 측에 대전지법은 자산 매각 절차 돌입을 알리는 총 4건의 공시를 송달했다. 매각명령 신청에 따른 심문서 공시송달 효력은 지난달 10일 이미 발생했고, 이날 오늘(29일) 0시부터 2건, 30일 0시부터 나머지 2건의 공시송달 효력이 발생한다.

공시 송달은 소송 상대방이 서류를 받았다는 사실 확인이 어려운 경우, 법원 게시판이나 관보 등에 관련 내용을 일정 기간 게재해 당사자에게 전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법원은 상황이 변하지 않는 한,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한 감정평가·경매·매각대금 지급·배당 등으로 이어지는 자산 매각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이지만, 미쓰비시가 뒤늦게 즉시항고한다면 압류 절차 과정을 중지하고 법적 다툼을 이어가게 된다.

앞서 이달 10일 일본제철도 우리 대법원의 2018년 10월 판결에 따라 전날인 9일 0시 국내 자산 압류 명령 2건의 효력이 발생하자 대구지법 포항지원에 즉시항고장을 접수하기도 했다. 일본제철은 앞서 8월4일 0시부로 1건의 자산 매각 명령 효력이 발생했고, 이에 대해 같은 달 7일에도 즉시항고장을 제출한 상태다.

우리 법원의 강제 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반발과 일본 여론 악화가 이어지는 상황이라, 한·일 양국의 외교적 충돌 심화도 불가피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정부는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양국이 배상문제를 마무리한 상황에서 이를 다시 청구하는 것은 '국제법 위반'이라는 입장을 재차 반복하고 있다. 특히, 일본 총리실은 일본제철과 미쓰비시중공업이 배상에 응할 경우 향후 선례가 남을 수 있다는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일본 내 여론 역시 좋지 않다. 29일 일본 네티즌들은 야후재팬에선 해당 소식을 전한 보도에 대해 "빨리 현금화하라, 어중간한 타협보다는 한일관계가 완전히 붕괴하는 것이 양국에게 최고다", "한일관계 개선은 불가능하며, 단교의 기회다", "인내의 한계가 오고 있다. 금융 제재를 비롯한 모든 강력한 (한국 대상) 제재 조치를 실행할 때" 등의 의견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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