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시대 생존법] 비대면 진료 시동 거는 병원들

2021-01-0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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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근로자·자가격리자 건강 상담 서비스 등 제공

키오스크·모바일 등 활용한 비접촉 서비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정부가 비대면 진료 도입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형병원들도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비대면 서비스를 위한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31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삼성서울병원·세브란스·서울아산병원·서울성모병원 등 이른바 ‘빅5’를 비롯한 대형병원부터 중형병원들까지 비대면 진료시스템 구축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이들은 병원 내 모바일 및 키오스크를 활용한 사전 문진시스템, 인공지능(AI) 기술 활용한 병원 출입시스템, 원격 건강관리, 비대면 진료서비스 등을 구축하고 있다.

우선 서울대병원의 경우 지난 3월 문경 생활치료센터를 운영하면서 비대면 진료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생활치료센터에 입원 중인 환자는 웨어러블 장비를 착용해 심전도·혈압·산소포화도·심박수·호흡수 등을 측정했으며, 이런 데이터를 병원정보시스템에 실시간으로 공유했다.

또 이달부터는 대림산업과 협업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해외 근로자에 대한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해외 14개 국가에 체류 중인 모든 대림산업 임직원은 서울대병원 국제진료센터 가정의학과, 내분비내과, 류마티즈내과, 호흡알레르기, 정신건강의학과 등 다양한 과목의 교수진에게 화상 시스템을 통해 진료를 받는다.

서울성모병원과 인하대병원도 각각 해외 근로자와 재외국민에게 비대면 상담 및 진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서울성모병원은 지난 7월 현대건설과 협업해 국내 처음으로 해외 근로자를 위한 비대면 화상 원격 건강상담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서비스에 대한 평가가 좋았다”면서 “최근엔 서울시와 협력해 코로나19 확진자 중 자가격리 중인 분들에 대한 비대면 건강상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하대병원의 재외국민 비대면 서비스는 재외국민이 전화나 화상통화로 국내에 있는 의사에게 의료 상담과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6월 ‘제2차 산업융합 규제 특례심의위원회’를 열고 첫 민간 샌드박스로 재외국민 비대면 진료 등을 의결한 바 있다.

인하대병원 관계자는 “(우리가) 직업 비대면 진료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 준비는 다 됐다”고 말하면서, “다만 처방과 의약품 배송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세브란스와 삼성서울병원 등은 키오스크 등을 설치하며 병원 내 비대면 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출입 시스템부터 확 바꿨다. 병원은 지난 10월 병원 내 모든 출입구에 자동인식 무인출입관리 시스템인 ‘스피드게이트’를 구축해 운용 중이다. 모든 환자와 내원객이 코로나19 등 감염병 예방 문진표를 작성하면, 감염병 발병 위험이 없는 경우에만 QR 출입증을 발급한다. 이상이 없더라도 안면인식 열화상 카메라에서 발열 여부를 확인, 체온이 정상이어야 출입문이 열리도록 구축했다.

또한 지난 11월부터는 병원 내원 후 환자들의 대면 접촉, 체류 시간을 줄이기 위해 새로운 수납시스템을 구현했다. 환자가 미리 신용·체크카드를 등록해 두면 원무 창구를 들르지 않고 곧바로 귀가할 수 있는 ‘페이스루(PAY Thru)’ 시스템을 도입했다. ‘모든 진료비’에 대해 전면 후불제를 시행한 것이다.

세브란스는 모바일 서비스에 집중했다. 지난 7월 AI 챗봇 서비스 ‘세라(SERA)’를 도입, 365일 24시간 환자의 질문에 실시간 답변을 제공한다. 이달 들어선 환자용 애플리케이션(앱) ‘마이(My)세브란스’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새롭게 리뉴얼 오픈했다. 모든 진료 절차를 앱 하나로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모바일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컨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전 설문 기능과 검사 결과 조회 서비스 등 비대면 기능을 강화했다. 환자는 My세브란스 앱으로 진료 전 설문지를 작성할 수 있으며, 병원에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본인의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지난 2월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심각’으로 상향 조정한 정부는 전화 상담 또는 처방 및 대리처방을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시행 두 달여 만에 10만 건이 넘는 전화 상담 처방이 이뤄졌으며, 지난 11월까지 약 108만 건의 비대면 진료가 제공됐다.

이 같은 성과에 정부는 비대면 진료를 제도화했다. 지난 2일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한시적 비대면 진료 허용방안’을 확정 공고했다. 여기에는 감염병 위기가 심각한 경우 의사·한의사·치과의사의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고 이 경우 외래환자 진찰료 외에 의료 질 평가지원금과 의원 전화상담 관리료를 별도 산정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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