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걸음 다가온 '한반도 정세 가늠자' 北 당대회…'80일 전투' 종료도 임박

2020-12-28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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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예고 北 제8차 당 대회 준비 동향 포착

38노스 "김일성광장서 수천명 동원 리허설 진행"

당 대회 목표로 둔 '80일 전투' 30일에 종료될 듯

노동신문, '80일 전투' 종료 앞 '자력갱생' 재확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1월 30일 평양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최근 경제운영 전반 실태를 비판하고 내년 1월로 예정된 제8차 당 대회 준비를 논의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한반도 정세의 가늠자가 될 북한 노동당 제8차 대회의 윤곽이 차츰 드러나고 있다.

28일 현재까지 북한은 구체적인 당 대회 개최 일정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당 대회를 앞두고 매진했던 ‘80일 전투’ 종료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고, 위성사진 등을 통해 당 대회 준비 동향이 포착됐다. 이는 북한의 최고 정치행사인 당 대회 개최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북한 당 대회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당 운영 전략을 파악할 수 있는 정치행사로 꼽힌다. 특히 조 바이든 차기 미국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이뤄질 것으로 예상, 북한의 대외정책 나아가 한반도 정세를 가늠할 기회이기도 하다.
 

지난 2016년에 열린 북한 노동당 제7차 대회 모습. [사진=연합뉴스]

 
◆‘새해 정초’ 예고 제8차 당 대회, 언제 열릴까

북한은 제8차 당 대회 개최 시기를 새해 정초로 예고한 뒤 세부 일정은 밝히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1월 8일 김 위원장 생일을 전후로 당 대회가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내년 1월 20일(현지시간) 바이든 미국 대선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 이후에 당 대회가 열릴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방역체계가 불안한 북한이 당 대회 일정은 계획보다 미룰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김 위원장이 바이든 당선인의 대북정책을 먼저 파악하려고 할 거란 전망도 내년 1월 말 당 대회 개최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제8차 당 대회가 내년 1월 초에 열릴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26일(현지시간) 북한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북한이 수천 명의 인력을 동원해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당 대회 리허설을 한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38노스가 공개한 위성사진에는 광장에 집결한 수많은 인력이 흰 바탕 위에 붉은색의 ‘결사옹위(決死擁衛)’라는 글자를 만든 모습이 담겼다. ‘결사옹위’는 최고지도자에 대한 충성과 자신에게 주어진 과업을 목숨으로 관철할 것을 요구하는 북한의 정치 선동구호 중 하나다.

북한의 제8차 당 대회 준비작업이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도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현재 북한은 80일 전투 성과 독려, 비상방역사업 강조 동향을 연일 보도하는 등 당 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북한이 1월에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고 판단된다”면서 “8차 당 대회, 최고인민회의를 (1월에) 하겠다고 공포한 것은 북한이 선제적으로 (대외 정책) 노선을 정리하고, 이를 발표한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김 위원장이 주도권을 잡고 바이든 정부를 끌어가겠다는 의미가 내포됐다는 얘기다. 박 교수는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북한 입장을 먼저 내놓고 바이든 정부가 수용하도록 압박하겠다는 태도인 셈”이라고 부연했다.
 

북한 조선노동당 출판사와 만수대창작사, 중앙미술창작사에서 ‘80일 전투’를 독려하는 선전화를 새로 제작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0월 20일 보도했다[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당 대회 예고편 ‘80일 전투’, 30일 종료할 듯

현재 북한이 매진 중인 ‘80일 전투’ 종료일이 얼마 남지 않은 것도 당 대회 내년 1월 초 개최 전망에 신빙성을 더한다.

통일부는 북한의 ‘80일 전투’가 오는 30일에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80일 전투’ 기간 관련 질의에 “80일 전투 기간은 10월 12일부터 12월 30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자는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0월 13일 자 보도를 통해 ‘80일 전투’ 전개 소식을 전하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1월 1일 자의 ‘80일 전투의 20일이 흘렀다’라는 기사를 언급하며 이같이 설명했다.

북한 관영 매체들의 보도를 종합해 10월 12일을 ‘80일 전투’의 시작일로 보고 80일째인 오는 30일을 종료 시점으로 본 것이다.

북한의 통상적인 정치 일정을 근거로 북한은 30일 ‘80일 전투’ 종료 후 성과 총결산을 하고 이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80일 전투’ 성과 총결산 이후 이른 시일 내 제8차 당 대회가 열릴 것으로 예측된다.

북한은 지난 2016년 5월 2일 ‘70일 전투’ 종료 나흘 뒤인 5월 6일 제7차 당 대회를 개최한 바 있다.

다만 당국자는 “북한이 내년 1월 중 제8차 당 대회 개최를 예고한 바 있으나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바 없어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며 당 대회 개최 시기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편 북한은 이날 노동신문 1면 논설을 통해 ‘자력갱생’을 재차 강조하며 경제난을 스스로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신문은 ‘자력갱생은 우리 인민 특유의 투쟁정신, 창조 본때’라는 논설에서 “믿을 것은 오직 자기의 힘뿐”이라며 “그 누구도 우리를 도와주지 않으며 우리가 강대해지고 잘살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력갱생, 간고분투의 혁명정신으로 계속 혁신, 계속 전진함으로써 당이 제시하는 그 어떤 투쟁과업도 빛나게 수행하고 사회주의 건설의 새로운 승리를 이룩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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