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즐기는 K-방송 포맷...한국콘텐츠진흥원, 10년의 숨은 노력

2020-12-24 11:48
  • 글자크기 설정

콘진원, ‘굿닥터’·‘복면가왕’·‘너의 목소리가 보여’로 이어지는 성과 이끌어

온라인 BCWW 통해 미국 FOX와 ‘로또싱어’·‘배틀인더박스’ 계약

독립제작사도 포맷 IP 직접 판매하는 시대로 산업 생태계 변화 이끌어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로또싱어‘·‘배틀인더박스‘·‘북유럽‘·‘어바웃타임‘[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와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김영준·이하 콘진원)이 지난 10년 간 뚝심 있게 지원해 온 K-포맷이 전 세계를 무대로 그 성과를 보이고 있다.

2010년 초반 중국을 시작으로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한국 포맷은 이제 괄목상대할 성과를 세계시장에서 보여주고 있다.
2019년 미국 FOX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전 세계 53개국에서 리메이크된 ‘복면가왕’은 최근 미국에서 방영한 시즌 4에서도 시청률 1위를 차지하며 인기를 모았다. 또한 ‘복면가왕’ 시즌 4와 같은 날 미국 FOX에서 방영한 ‘너의 목소리가 보여’도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고, 이후 한국 포맷 최초로 영국 BBC에 편성을 확정 짓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콘진원이 국내 주요 9개 방송사를 대상으로 한국 포맷 수출성과를 조사한 결과 최근 10년간 102개 국내 포맷이 전 세계 65개국 204건의 해외 진출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 프로그램의 포맷 수출 후 후속 시즌으로 방영되는 수는 제외한 수치로, 시즌 방영 실적까지 포함하면 더욱 풍부한 성과치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2012년부터 ‘MIPFORMATS’, ‘ATF’ 등 해외 주요 TV마켓에서 쇼케이스를 통해 ‘K-포맷’을 꾸준히 선보이고 수출 창구 역할을 한 콘진원의 장기적 지원도 이를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2010년부터 본격화된 포맷 수출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총 6개국, 36건을 기록했지만, 2016년 이후부터 지금까지는 그 이전의 약 4.7배에 달하는 168건의 수출을 달성하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보였다.

또한, 수출이 전무 했던 미국·영국·프랑스 등 북미와 유럽지역 비중이 34%까지 증가했고, 아시아를 제외한 지역이 25%에서 48%까지 증가하는 등 K-포맷의 영향력 또한 넓어졌다. 포맷 진출의 73%는 예능과 교양이 차지한 반면, 드라마 포맷도 16개국 55건이 리메이크되었다. 그 중 터키에서는 한국 드라마가 20개나 리메이크되어 눈길을 끈다.

2009년 5억원의 예산으로 시작한 콘진원의 ‘방송포맷 육성 지원사업’은 2020년 현재 약 37억원으로 7배 이상 확대됐다. 지난 10여 년간 지원을 지속한 파일럿 프로그램 제작지원부터 최근에는 기획개발지원, 본편 제작지원, 포맷 랩 운영, BCWW 연계 포맷 마켓 운영 등 가치사슬에 따른 맞춤형 지원과 사업 간 연계를 강화하여 업계가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종합적인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 지상파 FOX 스튜디오와 포맷 계약을 체결한 ‘로또싱어’와 ‘배틀인더박스’는 각각 콘진원의 포맷 랩과 기획개발 공모를 통해 지원을 받았으며, 코로나19로 해외 수출이 어려운 시기에도 불구하고 계약을 성사시키는 쾌거를 가져왔다. 온라인으로 최초 개최된 BCWW 2020의 K-포맷 쇼케이스를 통해 해외 바이어들에게 공개된 두 포맷은 행사 후 불과 두 달도 되지 않은 11월에 나란히 FOX와 계약했다.

이들 사례는 그간 방송사 중심으로 이루어진 포맷 해외 진출의 전환점으로 더욱 의미가 깊다. ‘로또싱어’는 창작자에게 저작권 50%를 보장해주는 콘진원의 포맷랩 사업을 통한 성과로 창작자인 박원우 디턴 대표가 국내에서 최초로 포맷에 대한 수익을 분배받는다.

‘배틀인더박스’는 국내 독립사업자 간 협력 사례로, 방송사가 아닌 중소 독립사업자도 미국 주류기업과 직접 계약함과 동시에, 기획단계인 페이퍼 포맷으로도 포맷 진출이 가능하다는 걸 입증했다. 이를 주도한 황진우 썸씽스페셜 대표는 “이번 계약 성사에 콘진원과 BCWW의 도움이 컸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콘진원은 그간 포맷 산업 선진국인 영국을 벤치마킹해 중소 독립제작사가 IP를 가지고 직접 포맷 비즈니스에 뛰어들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노력해왔고, 올해는 본편 제작지원이 신설돼 이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KBS2에서 첫 방송된 ‘북유럽’과 곧 웨이브에서 첫 선을 보일 ‘어바웃 타임’이 올해 지원작으로, 두 제작사 모두 시리즈에 대한 IP를 확보하고 해외 진출을 도모할 예정이다. 콘진원의 파일럿 제작지원을 받은 국내 최초 독립제작사 포맷 해외 수출사례인 ‘어머님이 누구니’의 뒤를 이어, 본편 지원작의 향후 해외 수출과 독립제작사의 포맷 수익 창출 여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콘진원은 그간 K-포맷의 해외 진출을 위해 런던 현지에서 개최했던 ‘한·영 포맷워크숍’을 지난 16일~17일 양일간 온라인 개최했다. 이번 워크숍에는 ‘로또싱어’의 포맷티스트, ‘복면가왕’의 박원우 작가가 대표로 있는 디턴, ‘배틀인더박스’의 앤미디어와 썸씽스페셜, ‘어바웃타임’의 비타민티브이 등 9개의 쟁쟁한 국내 제작‧배급사가 총출동했다.

이들은 영국 채널4 편성 책임자인 팀 핸콕(TIM HANCOCK), ITV 편성 책임자인 아지프 주배리(ASIF ZUBAIRY), 前 SKY TV 편성 책임자였던 빌 호빈스(BILL HOBBINS)와 던칸 그레이(DUNCAN GRAY) 등 영국 최고 수준의 포맷 전문가 16인과 함께 강의, 멘토링, 피칭 등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포맷 판로 개척을 도모했다. 17일에 개최된 온라인 공식 피칭 행사에는 세계 각지의 바이어 40여 명이 참관했으며, 현재 피칭에서 공개된 여러 포맷들이 현지 바이어와 심도 있게 수출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도형 콘진원 방송본부 본부장은 “이번 한영 포맷워크숍이 포맷의 본고장인 영국을 비롯해 유럽지역까지 K-포맷이 보다 널리 퍼지도록 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에 나아가 콘진원은 앞으로도 해외진출은 물론, 중소 독립제작사가 IP를 가질 수 있는 공정한 산업 생태계 마련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