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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아저씨가 남긴 메모지.[사진=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지난 2012년부터 1월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익명으로 1억 원을 기부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었다.
10년이 지난 올해도 따뜻한 마음을 보내왔다. 2012년 처음 익명 기부를 하면서 스스로 약속했던 10년간의 나눔을 마무리하는 기부였다.
지난 22일, 올해도 어김없이 대구공동모금회로 키다리아저씨의 전화가 걸려왔고, 그날 저녁 키다리아저씨 부부와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이희정 사무처장, 공동모금회 직원들이 작은 식당에서 만났다.
그는 간단히 인사를 건넨 후 낡은 가방 속에서 5천여만 원의 수표가 있는 봉투와 메모지를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건네었다.
메모에 그는 “스스로와의 약속인 10년의 기부를 마지막으로 익명 기부를 마무리한다”라는 글과 함께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앞으로도 많은 키다리아저씨가 나눔에 참여했으면 좋겠다”라는 메모를 적었다.
이어 “나누는 동안 즐거움과 행복함을 많이 느꼈다”라며 그동안의 나눔에 대한 소회를 전했다.
그는 경상북도에서 출생하여 어린 나이에 학업을 위해 대구로 왔지만, 어린 나이에 가장이 되어 부인과 열심히 생활하며 수익의 1/3을 소외된 이웃들에게 나누는 삶을 이어왔다고 했다.
또한, 그는 부인과 자식에게도 익명 기부를 밝히지 않고 기부를 이어 오던 중, 언론에 보도된 키다리아저씨의 필체를 보고 남편이고, 아버지인 걸 알고서는 가족들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손주 또한 할아버지를 닮아 일상생활 속에서 소외된 이웃을 돕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고 전했다.
키다리아저씨는 “나 혼자만의 노력으로 세상을 바꿀 수는 없다.”라며 “앞으로 더 많은 키다리아저씨가 나타나 더불어 함께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 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10년간의 아름다운 약속을 마무리하는 키다리아저씨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라며, “그의 따뜻한 나눔은 우리 대구는 물론 대한민국 전체에 큰 위로와 격려가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