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툭 하면 먹통 구글, 보상안 마련해야

2020-12-19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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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IT 기업 구글이 체면을 구겼다. 이번 주에만 서비스 장애가 2회, 올해에만 총 4회의 장애가 발생했다. 지난 16일 오전 6시 30분부터 1시간가량 메일 서비스인 ‘지메일’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고, 지난 14일 오후 8시 47분경엔 약 40여분간 유튜브, 지메일, 구글 클라우드, 구글 독스, 지도 등 서비스 대다수에 장애가 발생했다. 구글 측은 서비스 로그인을 위한 '인증시스템'에서 문제가 발생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11월에도 유튜브 서비스가 멈췄고, 8월에도 지메일, 드라이브를 포함한 8개 서비스가 3시간 정도 마비됐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비대면 일상을 살아가는 상황에서 구글의 서비스 장애는 큰 타격이었다. 14일 장애 발생 당시, ‘유튜브 오류’, ‘유튜브 버퍼링’, ‘유튜브 무한로딩’의 키워드들이 포털 사이트를 점령했다. 미국과 호주 등 세계 곳곳에서도 구글의 서비스가 멈췄다는 의미의 ‘구글 다운(googledown)’이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 올랐다. 구글의 스마트홈 서비스, 지도를 사용하는 해외 누리꾼들도 불편을 호소했다.

구글의 영향력과 이에 대한 우리의 의존도를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구글 서비스에 종속될수록 서비스 장애가 주는 여파는 더 컸다. 일각에서는 같은 피해가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구글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낮추겠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구글의 검색 엔진과 각종 소프트웨어, 유튜브 등의 서비스들은 이미 우리의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탓에 이를 멀리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만 각종 전자기기 같은 하드웨어도 고장이 나듯, 소프트웨어도 언제든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문제 발생 시 어떻게 대처할지는 고민할 필요가 있다.

더 근본적인 해결책은 구글의 보상 체계 마련이다. 구글은 이번 사태 발생에 대해 “서비스 장애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검토를 진행하겠다. 불편을 겪은 모든 이용자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짧은 사과만 했을 뿐, 이용자들에게 어떠한 보상도 하지 않았다. 전세계 이용자의 일상과 업무가 마비된 점을 고려하면, 충분치 않은 대처다. 피해 보상 금액의 규모를 떠나, 보상 체계의 존재는 구글이 책임감 있는 서비스를 운영 하도록 경각심을 줄 수 있다.

국내 1위 포털 네이버는 지난 8월 네이버페이 시스템 장애로 상품 결제와 배송에 차질이 발생하자 이용자에게 3000원을 일괄 지급하고, 가맹점의 결제 수수료를 면제했다. 피해 시간대의 광고주에게도 광고비도 전액 환불해주었다. 장애 사실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신속하게 알리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했다. 3000만명의 네이버 이용자와, 네이버를 통해 생계를 꾸려가는 중소상공인(SME), 광고주를 위한 결정이었다. 이는 네이버가 네이버페이 서비스를 더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계기가 됐다. 구글의 각종 서비스도 누군가에겐 생계 수단이다. 세계 최대 IT 기업인 구글도 기업가치에 걸맞은 자세를 보여야 한다.
 

[모바일부 정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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