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탓에 하나은행 'DLF 재판' 내년 1월28일로 연기

2020-12-17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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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銀 "공식적 입장 없다"…재판일정에 따를 듯

피고 금융위ㆍ금감원 "증거자료 살필 시간 여유"

서울 중구 소재 하나은행 전경. [사진=하나은행 제공/자료사진]

[데일리동방]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전 하나은행장)이 금융당국을 상대로 진행 중인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소송의 첫 변론기일이 연기된 가운데, 양측의 엇갈린 반응이 주목을 끌고 있다. 당국과의 대립이 부담스러운 하나은행측은 별도의 입장이 없다고 선을 긋는 반면, 당국에선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금융당국과 법조계에 따르면 대규모 원금손실 논란을 빋은 DLF 사태의 책임을 물어 당국으로부터 중징계 처분을 받은 함 부회장이 제기한 소송의 첫 변론기일은 17일로 예정돼 있었다. 사건을 맡은 서울행정법원 제5부(부장판사 박양준)는 최근 재확산세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직권으로 기일변경을 명령했고, 변론기일은 내년 1월 28일로 연기됐다.

함 부회장측이 지난 6월 '업무정지 등 처분취소' 소장을 제출한 지 6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원고와 피고측이 법정에 서는 제1차 변론기일에 이목이 집중됐지만, 재판부는 기일 하루 전인 16일 변경명령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양측의 팽팽한 긴장감 속에 현재의 상황을 대하는 하나은행과 금융당국의 모습은 사뭇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하나은행측은 연기된 재판일정에 따르면서도 공식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없다"고 일축했지만, 당국은 사건을 둘러싼 추가 증거자료를 검토할 시간을 확보했다며 소송에 임하는 강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변론기일이 또 다시 연기될 지는 미지수로, 양측은 우선 기제출한 소장과 답변서 등 각종 서면을 살피며 재판부의 질의에 답변할 준비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소송에는 주식회사 하나은행 외에 함 부회장, 장경훈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 박세걸 하나은행 자산관리그룹 전무 등 3명이 원고이며 피고는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등이다. DLF 사태와 관련해 당국의 중징계를 함께 받았던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윤 원장만을 상대로 '문책경고 등 취소청구' 소송을 낸 것과 달리, 하나은행측은 2명의 금융당국 수장을 묶어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함 부회장은 올해 초 당국이 통보한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 등의 조치에 불복하며 소송을 냈고, 당국이 지적한 내부통제 기준 위반 등 징계 사유에 불응하는 주장을 펴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론기일 이후 1심 선고 이전까지 양측의 법정 공방은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핵심 쟁점은 DLF 상품 기획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 주요 판매처인 하나은행의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와 해당 의무에 대한 경영진의 위반 사유가 성립하는지, 징계수위가 적절했는지 등이 꼽힌다.

금융당국은 이번 소송을 장기전으로 예상하고 재판부가 요구하는 사실관계를 판명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당국 관계자는 "첫 변론기일 연기로 심적, 시간적 여유가 생겨 재판부가 궁금해 하는 쟁점 등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고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당국이 내린 징계 사유가 합리적임을 증명할 자료들을 좀 더 살펴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양측 변론도 몇 차례 오고 갈 테고 결과가 어찌됐든 어느 한쪽은 승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상대방이 제기할 항소까지 고려하면 최종 3심까지 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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