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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장기화에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된 풍경에 뷰티 트렌드도 달라졌다. 화장품 인기 품목부터 구매 방식까지 전반이 변화했다.
하루 종일 마스크를 쓰고 있느라 메이크업에 대한 관심은 자연히 줄어든 반면, 피부 트러블이 증가하며 스킨케어 제품이 주목받았다. 특히 더마코스메틱, 클린뷰티는 코로나19 영향 속에도 무풍지대라 여겨질 만큼 인기가 높아졌다.
시장 조사업체 칸타르(kantar)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5000억원 규모에 불과했던 국내 더마코스메틱 시장은 지난해 1조원 규모까지 성장했다. 3년 만에 2배 커진 것이다. 글로벌 시장 성장세도 눈에 띈다. 시장 조사업체 P&S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글로벌 더마 화장품 시장은 2024년 763억 달러(약 92조8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마코스메틱은 피부 과학을 뜻하는 '더마톨로지(Dermatology)'와 화장품을 의미하는 '코스메틱(Cosmetic)'의 합성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국내 더마코스메틱 시장을 이끌기 위해 최근 에스트라, 일리윤 등 자사 더마 브랜드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5월 호주 럭셔리 스킨케어 기업 래셔널 그룹에 지분을 투자하기도 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014년 CNP를 인수해 일찌감치 더마코스메틱 시장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더해 올해 피지오겔의 아시아·북미 사업권을 인수해 본격 전개한다.
코로나19가 뷰티 업계에 가져온 변화는 개인의 피부 건강에서 더 나아가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확대됐다. 최근 '미닝아웃(소비행위를 통해 신념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 '가치소비' 등 트렌드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대두하며 화장품 소비에서도 성분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하는 추세가 점차 커지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지난 6월 '올리브영 클린뷰티'라는 자체 기준을 만들고 육성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트렌드는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크루얼티 프리', 동물성 원료 사용까지 배제하는 '비건 뷰티'까지 확대되고 있다.
구매 방식도 변했다.
그간 화장품은 '써보고 산다'는 인식이 강해 온라인에서 구매하더라도 오프라인에서 제품을 테스트해보는 것은 필수로 여겨졌다. 그러나 코로나19 영향에 외출을 꺼리며 라이브 커머스, 일명 '라방'이 새로운 소비 플랫폼으로 주목받는다.
라이브 커머스는 온라인 생중계 방송(live streaming)과 상거래(commerce)의 합성어로, 인터넷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실시간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형태의 판매 채널이다. 기존 온라인 판매는 판매자가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으나, 판매자와 구매자가 실시간으로 대화하는 양방향 소통으로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한 것이 강점이다. 여기에 예능 같은 재미도 더했다.
예컨데 AHC는 지난달 카카오 쇼핑 라이브 방송에서 진행한 마스크팩 판매 방송에서 팩의 밀착력을 보여주기 위해 패널들이 팩을 붙인 채 헤드뱅잉을 시도하기도 했다. 재미와 소통을 모두 잡은 판매 방송으로 방송 1시간 만에 3만 장 이상을 판매했다.
나아가 직접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을 론칭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말 파일럿 방송을 시작한 것에 이어 지난 6월 뷰티 전문 모바일 생방송 '올라이브'를 정규 편성했다. 뷰티 유튜버 등 인플루언서가 직접 출연하고, 방송 제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할인 판매하는 등 온·오프라인 협업도 강화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럭셔리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에스아이라이브(S.I.LIVE)를 선보인다. 14일 뷰티 홀리데이 특집 방송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