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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책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해도 효과가 거의 없을 것이라며 병상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전문가의 전망이 나왔다.
지난 1월 20일 코로나19 첫 환자가 국내에서 나온 후 328일 만에 하루 신규 확진자가 처음으로 1000명을 넘어섰다.
현재도 전국에서는 집단감염이 속출하며 신규 확진자 수를 늘리고 있다.
그동안 주춤했던 교회발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충남 당진 나음교회 교인 39명이 무더기로 확진됐고, 충북 제천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14명 중 9명이 대구 영신교회발 감염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울 강서구에 있는 성석교회에서 하루에만 50여명 늘어나 누적 확진자가 140명이 됐다. 전주 새소망교회발 확진자 수는 5명이 늘면서 총 24명으로 증가했고, 광주 시내에 있던 교회 3곳에서 모두 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요양병원발 확진도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한 부천 효플러스요양병원에서는 전날(12일) 26명이 늘어나며 총 66명으로 증가했다. 부산 인창요양병원에서는 하루새 58명 늘어 총 확진자 수가 88명으로 급증했다. 전남 화순의 한 요양병원에서 2명이 추가되며 총 확진자는 4명이 됐다.
가족 간 감염도 계속 나오고 있다. 대전시에서 30대 여성이 전날 확진을 받은 데 이어 남편과 아들이 양성 판정을 받았고, 직장 동료 확진자를 접촉한 50대 여성과 남편, 부모, 남동생이 한꺼번에 감염됐다. 이밖에 노부부와 딸이 잇따라 확진됐지만 감염경로를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시 보건당국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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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연합뉴스를 통해 "오늘 나온 신규 확진자 수는 일주일 또는 열흘 전 감염된 사람들의 숫자다. 내일부터 진단검사 수가 확대되니 앞으로 하루 1500명, 3000명까지 올라갈 수 있다. 3단계로 격상하면 사회·경제적 영향은 크지만 확산세는 바로 잡히지 않을 것"이라며 성급하게 1단계로 내리고 최근 유행에도 단계를 격상하지 않은 정부의 대처를 지적했다.
천병철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당분간 증가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날씨가 추워지면 대유행이 온다는 것을 전제로 방역을 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사실 거리두기 단계를 이미 올렸어야 했다. 수도권의 경우 3단계로 올려도 효과는 바로 나타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3단계로 올려도 환자 수는 빠르게 줄지 않을 듯하다. 진단 검사를 빨리해서 감염된 사람들을 신속하게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모두 병상 확보에 대해 한소리를 냈다.
김 교수는 "수도권 상황이 심각한 상황에서 전국에서 환자가 속출하고 있어 다른 곳을 도울 수 있는 지역이 없다. 민간 병원에 병상을 달라고 하고 있는데 자칫 무너지기 쉽다"고 지적했고, 천 교수는 "수도권의 경우 중환자 병상과 생활치료센터 확보가 우선시돼야 한다. 병원 대기 환자가 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배치도 시급하다"면서 더불어 역학조사나 접촉자 관리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 교수는 "병상 확충과 관련해서는 기존 병원을 쓸 수밖에 없다. 공공병원, 군·경찰병원 등에 협조를 구하고 있다. 민간병원 가운데 코로나19 전담병원을 하겠다는 곳도 있는데 기존 환자를 이송하고 시설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린다"면서 "지금 환자 증가 추세를 보면 생활치료센터를 하루에 몇 개씩 만들어도 부족한 상황이다. 오늘만 1000명이 나왔는데 3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대규모 센터를 하루 1개씩 만들어도 부족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