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웨지를 들고 공을 확인하는 김지영2[사진=연합뉴스]
마지막 홀에서 두 선수의 희비가 엇갈렸다. 인코스로 출발한 김지영2(24)는 9번홀(파5)에서 환상적인 칩인 버디를, 아웃코스로 출발한 시부노 히나코(일본)는 18번홀(파4)에서 짧은 퍼트를 놓치며 보기를 적었다. 두 선수의 점수 차는 이제 3타 차. 김지영2가 마지막 날 추격의 고삐를 당긴다.
미국골프협회(USGA)가 주관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2020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제75회 US여자오픈(총상금 550만달러·60억600만원) 셋째 날 3라운드 무빙데이가 13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위치한 챔피언스 골프 사이프러스 크리크 코스(파71·6731야드)에서 열렸다.
전날 밤 66명이 커트라인(3오버파)을 통과했다. 한국 선수는 27명이 출전했으나, 15명 만이 살아남았다. 선두는 7언더파를 쌓은 시부노로 한국 선수 중 최고 성적을 낸 김세영(27·1언더파)과는 6타 차였다.
김지영2는 인코스로 출발했다. 시작이 좋았다. 10번홀(파4) 버디로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15번홀(파4)까지 파 행진을 이어간 그는 16번홀(파3) 두 번째 버디를 기록했다.
높아진 코스 난도에 리더보드는 오버파로 가득했다. 그러나, 김지영2는 흔들림이 없었다. 마치 다른 코스에서 플레이하는 것 같았다. 두 타를 줄인 채 아웃코스로 접어든 그는 4번홀(파3) 또다시 버디를 기록했다. 마지막 9번홀 세 번째 샷 상황. 웨지로 '툭' 친 공이 홀 속에 '쏙' 들어갔다. 칩인 버디. 환한 미소와 함께 캐디에게 채를 건네며 하루를 마쳤다.
이날 김지영2는 티잉 그라운드에서 평균 242야드(221m)를 날렸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71.42%(10/14), 그린 적중률은 50%(9/18)의 통계치를 냈다. 퍼트 수는 23개, 샌드 세이브율은 100%(1/1)로 보기 없이 4타를 줄이는 원동력이 됐다.

인사하는 일본의 시부노 히나코[AP=연합뉴스]
반면, 시부노는 이날 버디 1개, 보기 4개를 묶어 3오버파 74타를 적어냈다. 김지영2와 다르게 시작부터 흐름이 좋지 않았다. 첫 홀(1번홀)부터 보기를 범했다. 5번홀(파4) 버디로 만회했지만, 7번홀(파4) 또다시 보기를 범했다. 14번홀(파4)과 18번홀에서도 보기를 적었다.
김지영2가 우승한다면 LPGA투어 첫 승이다. 시부노가 우승할 경우, 지난해 8월 AIG위민스브리티시오픈에 이어 두 번째 메이저 우승이자, 투어 통산 2승으로 기록된다.
김지영2를 제외한 한국 선수 중에서는 세계여자골프랭킹(롤렉스랭킹) 1위 고진영(25), 2위 김세영,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김아림(25)과 유해란이 1오버파 214타로 9위 그룹을 형성했다.
디펜딩 챔피언 이정은6(24)는 2오버파 215타 공동 15위, 박인비(32)와 유소연(30)은 5오버파 218타 공동 33위에 위치했다.
한편, 최운정(30·7오버파 220타)은 12번홀(파3) 홀인원을 기록했다. 안나린(24)과 한 조로 플레이한 그는 "홀인원"이라는 소리에 펄쩍 뛰며 좋아했다. 퍼터를 들고 그린으로 향했다. '홀인원이 아니면 찾아서 넣어야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는 홀에 자리한 공을 보고 환하게 웃었다. 이번 대회 세 번째이자, 성유진(20)에 이어 두 번째 한국 선수 홀인원으로 기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