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파는 4번 달걀은 다르다" 마켓컬리의 항변

2020-12-03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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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환경 표시 4번, 좁은 일반 케이지 의미

스마트팜, 쾌적한 사육환경 과학적 자동관리

건강한 달걀로 식품 가치 따지면 최고 등급

친환경 프리미엄 식품 새벽배송을 내세운 이커머스 마켓컬리가 3일 논란의 '4번 달걀' 판매에 대해 항변을 내놓았다. 'A4 용지보다 작은 닭장에서 낳은 달걀을 팔았다'며 환경단체의 공격을 받자, 달걀을 평가할 때 단순히 사육환경번호로 구분하기보다 실제 닭이 자라는 환경과 달걀의 위생, 품질 등이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지난해부터 모든 달걀 껍질에는 총 10자리 숫자가 표시된다. 산란일자 4자리 숫자를 포함해 생산자고유번호(5자리), 사육환경번호(1자리) 순이다. 맨 끝 숫자는 닭의 사육환경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가 알 수 있도록 사육환경번호를 표시한다. 번호는 1~4번까지 있다. 1번은 방목장에서 닭이 자유롭게 다니도록 키우는 사육방식(방사)이고, 2번은 케이지와 축사를 자유롭게 다니도록 키우는 사육방식(평사)을 말한다. 3번은 비교적 넓은 면적(0.075㎡/마리)의 '개선 케이지', 4번은 면적이 0.05㎡/마리인 '기존 케이지'에서 닭을 키우는 것을 뜻한다.

마켓컬리는 사육공간이 좁은 '4번 달걀'을 판매하면서 "닭이 스트레스에 시달리지 않는 환경"이라고 밝혀 동물보호단체 등의 비판을 받았다. 4번의 경우 A4 용지 1장(0.062㎡)보다 좁은 공간에 닭을 가둬놓고 달걀을 생산한다.

[사진=마켓컬리 제공]

4번 달걀, 무조건 나쁜걸까···"핵심은 식품가치"
"​단순히 4번 달걀은 문제가 많을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올바른 접근이 아니다. 1, 2번 달걀이라 하더라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유통과정 등에서 쉽게 문제가 생긴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스마트팜의 달걀은 균일한 품질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어떤 환경에서 자라고, 어떤 먹이를 먹으며, 선별 과정이 얼마나 위생적인지, 유통은 적절하게 되었는지를 따져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4번 달걀에 쏟아지는 비판에 대한 마켓컬리의 해명이다. 계란을 식품관점에서 보면 난각번호 1, 2번인 동물복지 농장계란이 꼭 좋은 품질의 계란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게 핵심이다. 자연방사의 계란의 경우 외부 환경에 노출이 잘 되고, 개체별 관리가 쉽지 않아 꼼꼼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질병 등에 취약할 수 있다. 지난 2017년 살충제 달걀 사건이 발생했을 때 살충제가 검출된 농가 중 자연방목형 농가도 포함된 것이 그 방증이다.

반면 과학적으로 설계한 스마트팜은 내부 온도, 일조량, 습도, 이산화탄소, 암모니아 농도 등을 체계적으로 조절한다. 닭이 스트레스를 받는 요인은 단순히 면적뿐 아니라 지내는 환경, 위생, 먹이 등의 영향도 크게 작용하는 점을 고려한 장치다. 쾌적한 사육환경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건강한 달걀을 생산해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사진=마켓컬리 제공]

"동물복지 위해 10년간 단계적 노력할 것"
마켓컬리는 스마트팜에서 생산한 자사 4번 달걀은 식품으로써 가치가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사육 면적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항생제·성장촉진제가 첨가되지 않고 식물성 단백질 등 영양성분이 뛰어난 사료를 먹고 자란 닭이 낳은 달걀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일반 달걀 대비 비타민E 함유량이 5배 이상 높고, 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 신선도와 달걀의 품질을 고려해서 정하는 등급에서 최고 등급인 1+ 등급을 받은 달걀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마켓컬리에서 판매 중인 달걀의 75%가 동물복지 달걀 제품이다. 그러나, 동물복지 달걀을 생산할 수 있는 농장이 많지 않다 보니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고, 이는 위생적이면서도 저렴한 달걀을 찾는 고객들의 아쉬움으로 이어졌다는 게 마켓컬리 설명이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객들에게 건강하고 안전한 달걀을 선보이기 위해 닭을 키우는 환경, 먹이, 위생 등을 다방면으로 엄격하게 평가한 뒤 엄선한 제품만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정한 의미의 동물복지를 이루기 위해 현재 판매하고 있는 달걀 상품 뿐만 아니라 각종 식품에 들어가는 달걀까지 개선하는 진정한 의미의 동물복지를 위해 향후 10년간 단계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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