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낙하산’ 코스콤 사장 잔혹사 다시 연출되나

2020-12-02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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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한국거래소의 IT 자회사인 코스콤 신임 사장으로 홍우선 전 나이스정보통신 대표이사가 단독후보로 내정되면서 낙하산 논란이 재점화될 조짐이다. IT업계 전문가들은 전문성이 결여된 인물들이 낙하산으로 CEO로 내려온 후 코스콤의 경쟁력이 후퇴한 만큼 내부 전문가들의 중용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콤 사장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는 홍우선 전 사장을 단독 후보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스콤은 오는 4일 주주총회를 거쳐 선임할 예정이다.
그간 코스콤 사장으로는 기획재정부 출신 관피아가 많았다. 홍 전 대표가 관피아 출신은 아니지만 IT전문가가 아닌 채권 및 신용평가 전문가로,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최근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 관피아들의 금융 유관 기관 낙하산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홍 전 사장이 코스콤 사장으로 내정되면서 서울대 경영학과의 약진으로 비춰지고 있다.

특히, 홍 전 사장이 낙하산 논란이 일고 있는 부분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80학번으로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정은보 외교부 한미방위비분담 협상대표가 대학 동기라는 점이다. 금융권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는 "당국 인사는 서울대 경제, 금융권 임원 인사에서는 서울대 경영이 요즘 대세"라고 말했다. 더욱이 용문고등학교 출신으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고교 동문이라는 점에서도 낙하산 의혹을 사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홍 전 사장은 IT업계 출신이 아니라는 점도 논란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홍 전 대표는 한국채권연구원 연구위원과 나이스디앤비 대표이사, 나이스정보통신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나이스정보통신도 신용카드 등 지급결제업인 밴(VAN) 사업이었고, 업계에서는 대부분 채권과 신용평가 전문가인 홍 전 사장이 IT업계와는 거리가 멀다고 평가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IT 인프라를 책임지고 있는 코스콤 사장 인사에 대한 우려는 그동안 코스콤 사장은 대부분이 낙하산이었고 끝이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2006년부터 코스콤 사장을 지낸 이종규 전 사장은 옛 재정경제부 세제실장 출신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위장도급과 불법파견 의혹 등으로 노조와 갈등을 빚었다. 결국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옷을 벗었다.

후임인 정연태 전 사장도 대표적인 낙하산 인물로 분류된 바 있다. 당시 이명박 후보 자문교수진이었고, 강만수 전 기재부 장관 주도의 ‘상록포럼’ 사무총장을 맡는 등 정권과 단단한 고리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 파산선고 사실이 알려지면서 취임 11일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민간 IT전문가 출신인 김광현 전 사장도 정권과의 연결고리를 바탕 삼아 사장직에 올랐으나 현대정보기술에서 근무할 당시 협력업체들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되며 불명예 퇴진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우주하 전 사장은 22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재정경제부와 국무총리실 경제조정관실, 외교통상부, 국방부 등을 두루 거친 관피아였다. 그는 임기 중 횡령·배임과 부당노동행위 등으로 내부 갈등이 극대화하면서 사의를 표명했다.

2017년 18대 사장으로 코스콤 공채 출신인 정지석 사장이 취임하면서 코스콤 낙하산 잔혹사는 종결되는 듯했다. 하지만 홍 전 사장의 취임이 유력시되면서 과거의 전철을 밟는 결과로 이어질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IT부문 관계자는 “낙하산으로 내려온 사장들이 자리를 꿰차면서 코스콤의 IT부문 경쟁력도 상당히 후퇴했다”면서 “강력한 조직문화 쇄신이 필요한 시점에서 또다시 낙하산 인물이 사장으로 내려오는 건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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