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외교·안보 엄청난 도전 앞두고 있어···풍부한 경험·지식 갖춘 인물들 선정"
바이든 당선자 인수팀은 23일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외교안보팀 핵심 인사 명단을 공식 발표했다. 이날 명단에는 앞서 언론에서 내정 사실을 미리 보도했던 블링컨 국무장관 내정자를 비롯한 새로운 인물들의 면면이 소개됐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외교·안보 문제에 있어 우리는 더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면서 "전례 없는 위기 속에서 글로벌 주도권 재확보 등 미국이 당면한 과제 해결에 바로 나설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 역시 "우리는 백악관 입성 뒤부터 엄청난 도전이 우리를 기다릴 것을 안다. (이번에 내정된) 국가안보·외교 관료들은 미국을 안전하게 유지할 뿐만아니라, 미국의 리더십을 복원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경험과 지식을 겸비한 인재들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은 다른 배경과 다른 경험들을 대표하지만, 모두 미국의 이상과 민주주의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신념, 법치주의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공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란 핵 협상의 주역 다시 모여···기후변화 특사에 켈리 전 국무부장관
블링컨 전 국무부 내정자에 이어 또 다른 외교·안보 중심축을 이룰 백악관의 국가안보보좌관에는 제이크 설리번 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명됐다. 이외에도 애브릴 헤인스 전 중앙정보국(CIA) 부국장은 국가정보국장(DNI)을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전 국토안보부 부장관은 국토안보부 장관을 맡게 됐다. 유엔 주재 미국 대사에는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전 국무부 아프리카 담당 차관보가 지명됐다. 한편,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은 기후변화 담당 대통령 특사로 지명되면서 바이든 정부의 핵심 과제 중 하나인 기후변화 대처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블링컨 국무부 장관 내정자는 30년 넘게 외교 부문에서 고위직을 맡아온 인물이다. 블링컨 내정자는 지난 2002년부터 바이든 당선인의 외교 자문을 맡으면서 바이든의 '복심'으로도 불린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블링컨은 오바마 정부의 미국 국무부 부장관으로 근무했다.
블링컨 후보자는 국무부 부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이슬람국가(ISIS) 격퇴를 비롯해 아시아로의 중심축 이동 정책인 이른바 '피봇투아시아' 전략에도 깊숙이 관여했으며, 국제 난민 위기 등의 현안 관련 외교를 이끌었다고 인수팀은 강조했다.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 역시 일찌감치 바이든 당선인의 외교정책을 이끌 핵심 인물로 분류됐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부비서실장, 국무부 정책기획국장 등을 역임했으며, 이번 지명으로 역대 최연소(만 43살) 국가안보보좌 기록도 세웠다.
설리번 내정자 역시 블링컨 내정자와 마찬가지로 이란핵합의(JCPOA) 체결을 위한 초기 협상팀을 이끌었고,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전략 수립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블링컨 내정자와 설리번 내정자 모두 이란햅합의 체결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특히 블링컨 내정자는 북한 문제 해결에 있어 이란 모델을 적용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DNI 수장을 맡게 된 헤인스 내정자는 최초의 여성 국장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유엔 주재 미국 대사에 지명된 토머스-그린필드 내정자는 과거 아프리카 담당 국무차관보를 맡은 이력이 있으며, 35년간 외교 업무를 담당해왔다. 흑인 여성인 그린필드 내정자의 지명은 다양성을 중요시하는 바이든 정부의 원칙에 부합한 것이라고 악시오스 등 미국 언론은 평가했다.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 후보자는 남미계 이민자 출신이라는 점에서 눈에 띈다. 쿠바 태생인 마요르카스 후보자 지정은 바이든 정부의 이민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후변화 담당 대통령 특사는 전 국무부 장관을 지낸 존 케리 내정자가 맡게 된다. 2004년 대선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하기도 했던 케리 전 장관의 내정은 기후변화 정책에 바이든 정부가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기후변화 특사는 국가안보위원회(NSC)에 사상 처음으로 참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