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딜 브렉시트?] ②'노딜 vs 12월 28일?'...英-EU, 협상 일정 맞출 수 있을까?

2020-11-20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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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합의→12.16 EU 비준' 혹은 '12.10 합의→12.28 EU 비준'

英 합의 못해도 오는 12월 31일 밤 11시부턴 무조건 '브렉시트'

'2020년 12월 31일 오후 11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전환(이행) 종료 기한이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영국과 유럽연합(EU)의 미래관계 협상이 미궁 속에 빠지고 있다. 양측이 향후 합의안 비준을 위한 '골든 타임' 일정을 맞출 수 있을지 여부에 점점 비관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사진=AFP·연합뉴스]

 
지금 합의해야 12월 중순 비준"...EU에 고개드는 비관론

지난 17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는 영국과 EU 양측 협상단이 브렉시트 무역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지만, 비관론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날만 해도 이르면 오는 21~22일 주말이나 24일경에는 합의문 초안을 작성할 수 있을 것이란 낙관적인 관측이 나왔지만, 하루 만에 분위기가 뒤바뀐 것이다.

방송은 익명의 EU 측 고위인사들을 인용해 "거래 성사에 점점 비관적"이라면서 "영국과 달리 EU는 협상 종료에 대한 잠재적인 기한을 설정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영국 매체 미러 역시 "우리(EU)는 협상 마감 기한이 아니라 합의의 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영국이 공평한 경쟁을 위해 타협할 때에만 협상은 타결할 것"이라는 익명의 EU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날 스카이뉴스는 EU 측이 협상안을 'EU 전용(EU-only) 협정'으로 분류해 EU 집행부와 유럽의회만의 승인으로 빠르게 발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유럽의회가 이를 비준할 수 있을지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고도 지적하기도 했다.

종전 양측은 무역합의를 EU의 비준뿐 아니라 모든 회원국 각각의 의회에서 모두 비준이 필요한 '혼합협정'(Mixed agreements)으로 체결하려 했다.

그러나 지난 5년 동안 이미 두 번의 협상 시한을 넘기고 전환 종료 시한도 7주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양측은 급하게라도 미래관계 협정 합의문을 갖추는 '구색'을 맞추려 방침을 변경한 것이다.

전날 가디언은 "미셸 바르니에 EU 측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가 오는 19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긍정적인 소식을 알리길 원한다"면서도 "합의는 다음 주(23~29일) 혹은 그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여 12월 중순 의회 비준 가능성도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유럽의회 측은 비준을 위해 합의문 번역과 검토, 각 위원회와 전체 회의 표결 등 협정 비준을 위한 일련의 의사 과정을 진행하는 데 최소 6주의 시간을 요구하고 있다.

전환 기간 마지막 달인 12월 중 유럽의회 전체 회의 일정은 16일과 28일에 잡혀있다.

따라서 양측 협상단이 19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 합의문 초안을 제출할 경우 다음 달 16일 중 의회 비준이 가능하며, 이를 놓칠 경우 그 다음 기회는 12월10일 예정한 EU 정상회의와 같은 달 28일 유럽의회 전체 회의 일정에나 비준이 가능하다.

그러나, 양측 협상단은 막판 쟁점으로 떠오른 영국해역 어업권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도 못한 채, 19일 EU 협상단 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협상이 잠정 중단한 상황까지 겹치자 EU의 12월 일정에 맞춰 협상 타결이 가능할지 여부가 더욱 불투명해졌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사진=EPA·연합뉴스]

 
英존슨 "합의 없어도 고(GO)?"...타결 낙관에도 방심은 금물

영국 측 역시 오는 24일 중 합의 타결 가능성을 우세하게 점치고 이후 과정을 준비해왔다.

앞서 지난 16일 영국 측 수석 대표인 데이비드 프로스트 영국 총리 유럽보좌관은 존슨 총리에게 이르면 다음 주 화요일(24일)에 합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이와 관련해 17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 합의 타결 가능성을 전제로 존슨 총리실의 의회 담당 보좌관이 내년 1월1일 이전에 무역협정을 체결하는 데 필요한 입법 계획을 작성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영국 총리의 오른팔이자 브렉시트 강경론자인 도미닉 커밍스 총리 수석 보좌관이 지난 13일 사임한 것 역시 무역협정 타결에 긍정적인 신호라며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론 헛물만 켠 것에 불과해졌다.

커밍스 전 보좌관은 지난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는 물론 올초 존슨 총리의 보수당 경선 과정에서 '브렉시트를 완수하자(Get Brexit Done!)' 캠페인 전략을 수립해, 영국 보수당 내 대표적인 브렉시트 강경론자 중 하나로 꼽힌다.

영국 측은 다음 달까지 미래관계 합의 도출 여부와 관계 없이 2020년 12월 31일 밤 11시부터 EU에서 완전히 떨어져나와 자국의 독립적인 주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호언장담 중이다.

지난 17일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하드 브렉시트(영국이 EU 단일시장과 관세 동맹에서 철수함)를 주장해왔던 존슨 총리의 발언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법·국경·국부·어업권 등 영국의 주권에 대한 핵심 원칙을 희생하면서까지 합의를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영국)의 미래는 자유무역 협정(FTA) 체결 유무에 관계없이 번성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향후, 영국의 하드 브렉시트 방침에 따라 양측은 전환 기한까지 미래관계 협상을 마무리짓지 못한다면,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를 적용받게 된다. 이 경우 국경 장벽은 물론 비관세 장벽이 적용되면서 양측 모두 혼란과 피해가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운데).[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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