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으로 주목받았던 금값이 최근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과 증시랠리 기대감이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물 금 선물가격은 온스당 0.7%(12.90달러) 내린 1886.20달러에 마감했다. 국제 금값은 계속해서 내림세를 기록했다. 금 선물 가격은 지난 8월 6일 사상 최고가(2051.5달러)를 기록한 뒤 하락세를 거듭했다. 10월 말엔 1900달러 선을 밑돌았고 이후 1880선대로 주저앉았다.
금 가격이 하락하자 이를 추종하는 금펀드 수익률도 내리막을 타고 있다. 설정액 10억원 이상 금펀드의 최근 수익률도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최근 1개월 수익률은 -4.78%, 3개월 수익률은 -5.79%를 기록 중이다.
금값 약세는 위험자산 선호와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과 맞물린다. 차기 미국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로 결정되면서 증시가 기대감에 들썩이면서 안전자산으로 각광받던 금에서 투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해석이다.
또한 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도 변수로 작용했다. 지난 9일 미국 제약회사인 화이자가 백신 개발 경과를 발표하면서 각국 증시가 백신 기대감을 반영해 동반 급등했다. 거기다 지난 11일에도 또 다른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화이자 백신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는 소식에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강해지며 자금이 쏠리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금값 하락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발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기 전까지 안전자산 선호심리에 따른 금 투자가 유효하다는 것이다. 또 최근 나타나는 달러 약세도 금값 하락을 제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값이 미국 달러와 역(逆) 상관관계에 있는 데다 달러 약세가 지속될 확률이 높다고 본 것이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 달러는 통화·재정정책에 의한 풍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내년에도 약세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라며 "달러와 금가격은 통상 역의 상관 관계를 가지므로 달러 가치 하락은 금의 상대적 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전 연구원은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수준을 지속하고 미 달러가 약세 추세를 보인다면 금 가격의 상승 사이클이 다시 전개될 확률이 크다"며 "내년 금 가격 밴드는 온스당 1800~2100달러 내외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