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아마존과 '탈통신' 협력...이커머스 판 키운다

2020-11-1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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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억원 규모 전환우선주 방식 투자 유력

내년 중 양사 간 협력 가시화 전망

SK텔레콤 '탈통신' 힘싣고 11번가 경쟁력 강화 계기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사진=SK텔레콤 제공]

글로벌 온라인 쇼핑 업체 아마존이 SK텔레콤과 손잡고 국내 시장에 진출한다. 국내 고객들은 향후 SK텔레콤의 자회사 11번가를 통해 아마존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번 협력은 아마존과의 ICT 기술 제휴를 강화하고 SK텔레콤의 탈통신 전략이 탄력을 받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4일 IT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아마존과의 전략적 제휴 체결과 투자유치를 검토 중이다. 구체적인 투자 시기와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투자 규모가 최대 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11번가가 전환우선주(CPS) 방식으로 아마존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환우선주 방식은 특정 기간이 지난 이후 보통주로 전환하는 것으로, 국내 기업이 외국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때 많이 활용한다. 양사 간 협력은 내년쯤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양사 간 제휴는 아마존 판매상품을 SK텔레콤의 온라인 쇼핑 자회사 11번가에서 구매할 수 있게 되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11번가의 국내 물류센터에서 인기 판매상품을 미리 보관하고 있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배송해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시간과 비용 부담이 컸던 직구가 훨씬 간편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력을 발판삼아 11번가가 국내 이커머스 시장 내 경쟁력을 키우게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11번가가 세계 최고 수준인 아마존의 풀필먼트(상품보관, 제품선별, 포장, 배송, 처리 등의 물류 처리과정)를 도입, 배송 시스템을 한층 강화할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커머스 기업에게 배송은 기업 매출과 고객 만족도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사례가 쿠팡의 새벽배송이다.

11번가는 올해 흑자 전환에 성공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쿠팡과 네이버 등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과의 차별화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따라서 2023년 기업공개(IPO)를 예정한 11번가 입장에서는 아마존과의 협력이 서비스 질을 개선하고 기업 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번 SK텔레콤의 행보는 '탈통신·글로벌화'의 일환이기도 하다. SK텔레콤은 성장이 정체된 유무선 통신 사업에서 벗어나 이커머스를 포함해 미디어와 보안, 모빌리티 등 신사업 부문에서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11번가는 SK텔레콤이 최근 주목하는 뉴비즈 사업 부문의 핵심 자회사다.

업계에서는 향후 이커머스 이외에 클라우드 등 ICT 사업 전반에서 SK텔레콤과 아마존과의 협력이 가시화될 것이란 전망도 내놓는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올해 초 CES 2020에서 앤디 제시 아마존웹서비스(AWS) 대표와 만나 클라우드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이후 SK텔레콤은 AWS와 5G 기반 모바일 에지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한 SK텔레콤은 아마존을 포함해 마이크로소프트(MS), 도이치텔레콤, 싱클레어 등 글로벌 ICT 업계와 '초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최근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 우버 테크놀로지와 함께 합작회사를 만들고 모빌리티 혁신을 공동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 또한 이러한 행보의 일환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은 이번 아마존과의 협력 이후에도 다양한 글로벌 기업과 손잡고 탈통신과 글로벌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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