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19대1. 1순위 청약에서 48만명이 몰렸던 과천 지식정보타운의 최고 경쟁률이다.
당첨만 되면 최대 10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볼 수 있는 데다 1주택자도 신청할 수 있는 중대형 물량이 배정돼 수도권 청약가입자들이 '벌떼'처럼 몰렸다. 분양가상한제와 전세가 급등 등 정부 정책이 낳은 부작용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경기도 청약에서 만점 통장이 나온 것은 지난 2월 경기 수원 '매교역 푸르지오SK뷰' 이후 9개월 만이다. 서울에서는 지난 5월 흑석동 '흑석리버파크자이', 9월 신정동 '신목동 파라곤'에서 만점자가 나온 바 있다.
11일과 12일 발표된 '푸르지오 르센토 데시앙(S5블록)', '과천 푸르지오 오르투스(S1블록)'에서도 최고 가점이 각각 80점, 74점이었다.
이 같은 과열 현상이 나타난 데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신규 분양 아파트 가격이 시세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에 책정된 탓이 크다.
이번에 청약을 진행한 지식정보타운 3개 단지의 분양가는 전용 84㎡ 기준 8억원 수준으로, 당첨 시 시세차익은 최대 1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과천 푸르지오 써밋' 전용 84㎡가 지난 9월 19억3000만원에 거래됐으며, 호가는 그 이상이다.
지난달 서울 강동구에서 분양한 벽산빌라 가로주택정비사업 '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은 서울 역대 최고 평균경쟁률인 537.1대1을 기록해 직전 최고 경쟁률 340.3대1(8월, 'DMC SK뷰 아이파크포레')을 두 달 만에 갈아치웠다.
이곳 역시 분양가상한제 영향으로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저렴했다.
3.3㎡당 일반 분양가는 평균 2569만원으로 전용면적 59㎡의 가격이 최고 6억8300만원, 84㎡가 최고 8억6600만원에 결정됐다. 지난해 준공된 '고덕 그라시움 전용면적' 59㎡의 가격이 12억~13억원, 84㎡가 16억~17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반값 수준이다.
결국 집값 상승 억제를 위한 분양가상한제가 오히려 '로또분양'을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분양가를 억누르는 동시에 전셋값을 올려놓으면서 '로또'에 당첨된 일부만 적게는 5억원, 많게는 1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게 됐다.
부동산114 임병철 수석연구원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된 이후 서울·경기 지역 분양이 크게 줄어든 데다가 분양가가 인근 단지보다 낮게 책정돼 수요가 몰리고 가점도 높아졌다"며 "앞으로도 청약 경쟁률은 지금과 같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