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아주경제]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대출영업 재개 후 중금리대출 취급 비중을 절반 이상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가 자체 개발한 중금리대출 취급액은 전체의 1%에 불과했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케이뱅크는 1년여 만에 영업을 개시한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신용대출은 1조4016억원, 자체 중금리대출은 1557억원을 각각 신규 취급했다. 중금리대출 취급 비중은 전체(1조5573억원)의 10.0%다.
케이뱅크 중금리대출 비중은 올해 들어 반토막 났다. 케이뱅크는 출범 첫해인 2017년 총 1조4177억원의 대출을 내보냈다. 이 가운데 19.8%(2811억원)가 중금리대출이었다. 2018년에도 중금리대출을 19.7% 취급했으며, 지난해 상반기에는 34.1%의 비중을 나타냈다. 특히 지난해 5월과 6월에는 신용대출보다 중금리대출 취급액이 더 많았다.
2017년 4월부터 대출영업을 사실상 중단하기 직전인 지난해 6월까지의 중금리대출 취급 비중은 23.4%였다. 올해 자본금 확충에 성공하며 지난 7월부터 공격적인 영업에 나선 상태지만, 중금리대출 비중(10.0%)은 자본금 확충 이전보다 절반 이상 낮아진 셈이다.
카카오뱅크의 자체 중금리대출 비중은 1% 수준에 불과하다. 카카오뱅크는 자사 중금리대출을 지난해 8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올해 9월까지 14개월간 취급한 액수는 1737억원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 액수는 12조9519억원이다. 전체(13조1256억원)의 1.3%만 중금리로 내보낸 것이다.
그간 카카오뱅크는 중금리대출을 대거 공급했고, 확대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혀왔다. 최근에는 올해 1~9월에만 1조원 넘는 중금리대출을 취급했다고도 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 중금리대출은 정책상품인 '사잇돌대출'이 대부분이다. 올 들어 9월까지 카카오뱅크가 내보낸 사잇돌대출은 9103억원, 자사 중금리대출은 1116억원이다. 올해 카카오뱅크 자사 중금리대출 금액은 케이뱅크가 7~9월 3개월간 취급한 액수(1557억원)보다도 적다. 사잇돌대출은 대출채권에 부실이 발생해도 예금보험공사가 90% 이상 지분율을 보유한 SGI서울보증이 100% 보증하는 상품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돈 되는 상품'만 공급하고, 리스크를 떠안아야 하는 대출에는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측은 "내년에는 중금리 대출을 올해보다 더 늘릴 예정"이라며 "경영계획에도 반영해 약속드린 것 이상으로 확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