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이 좋지 않게 흘러가는 가운데 서울관광재단이 보여주고 있는 행보는 더욱 시선을 끈다. 먼저, 마이스(MICE) 뉴노멀(New Normal) 시대라고 하여 비대면 회의와 전시회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때에 온라인 회의 수준을 넘어 도시 마케팅을 결합한 버추얼(virtual·가상의) 플랫폼을 개발해 선보였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버추얼 서울(Virtual Seoul)'이라고 명명한 이 플랫폼은 서울의 주요 랜드마크와 유니크베뉴를 그대로 재현해 온라인으로 체험할 수 있게 했다. MICE 행사를 서울로 유치하고, 서울에서 개최하기를 원하는 주최자와 기획자들에게 무료로 배포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점도 눈에 띈다.
둘째는, 마이스 뉴노멀 시대에 대비해 업계에 방역물품을 지원하는 것이다.
셋째로, 버추얼 답사 프로그램 지원 부분이다.
관광재단은 MICE 주최자가 직접 서울로 답사를 와서 개최지에 대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점검하던 것을 온라인으로도 확인할 수 있도록 360° VR 영상을 제작해 지원한다.
재단이 진행하는 이 모든 사안은 재정적으로 어려운 업계에 단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버추얼 행사를 개최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지원하고, 오프라인 방역비를 절감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온라인으로 답사할 수 있는 영상 제작 지원으로, 업계로서는 비용을 들이지 않고 홍보할 수 있는 소스를 확보하게 되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내년에는 팀 빌딩도 온라인으로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역시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춘 행보다.
재단은 이처럼 DMO(Destination Marketing Organizer)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업계가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속해 지원해오고 있다.
특히 위의 모든 지원은 서울마이스얼라이언스(SMA) 회원사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서울 MICE 업계 이해관계자들과의 상생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얼마 전 대만 가오슝에서 개최된 제59회 ICCA(International Congress and Convention Association·국제컨벤션협회) 총회에서 베스트 마케팅상(Best Marketing Award)을 수상한 점도 가히 축하할 만한 일이다.
국제회의 분야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이 상은 그간 유럽의 컨벤션뷰로가 수상했던 만큼 아시아에서는 여덟번째, 국내 최초로 수상한 서울관광재단의 노력이 빛을 발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재단은 지난해부터 이 상에 도전하기 위해 마케팅 계획을 수립해 실행했다고 하니, 그 노력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싶다.
위기는 기회라고 하나, 기회를 준비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위기로만 남을 수밖에 없다.
서울관광재단이 발 빠르게 위기를 인식하고 준비하고 대처하는 지금의 모습을 앞으로도 잘 유지·발전시켜 이 어려운 MICE 업계를 이끄는 등불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