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 최대 실적에 치료제 속도…서정진 회장, 파격 리더십 통했다

2020-11-11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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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연말 은퇴 후 후임에 전문경영인 약속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지난달 18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셀트리온2공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방문을 맞아 열린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분기 사상 최고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달성한 데 이어 국내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 가운데서도 가장 빠른 속도를 기록 중이다. 그동안 기업가 정신을 강조해온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리더십이 통했다는 평가다.

지난 7월 서 회장은 온라인 간담회에서 연말 은퇴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연말까지는 직접 지휘하면서 제품을 개발하지만 연말이 지나면 후배들이 지휘할 것”이라며 “회장으로 있으면 개발이 잘되고, 회장에서 물러나면 안 될 정도로 허약한 회사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제 실력보다 우리 회사 임직원의 실력을 믿어 달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은퇴 이후 회사 운영을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서 회장은 오래전부터 30대인 두 아들 대신 전문경영인에게 회사 경영을 맡기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물론 재계의 많은 오너들이 자녀들에게 기업을 물러주는 것과는 다른 행보다. 그의 이 같은 리더십의 성과를 셀트리온은 수치로 보여줬다.

셀트리온은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3분기보다 138% 늘어난 245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같은 기간 90% 늘어난 5488억원을 달성했다.

또 그는 재계가 기업 쪼개기에 몰두할 때 합병이라는 다른 길을 택했다. 서 회장은 지난 9월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설립해 지주사 체제를 확립하고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이른바 ‘셀트리온 3형제’를 합병하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셀트리온은 내년 말까지 셀트리온그룹의 지주회사 체제를 확립한다는 계획이다.

서 회장은 3사 합병 추진을 통해 분리돼 있던 개발과 생산 및 유통, 판매가 단일 회사에서 진행돼 경쟁력을 한층 끌어 올린다는 전략이다.

은퇴가 한 달여 남으면서 서 회장은 합병 작업, 치료제 개발 등 주요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나태함 대신 ‘쪽팔리게 살지 말자’는 그의 신조가 드러난 행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평시처럼 경영 업무를 돌보신다. 달라진 것은 없다”면서 “올해 공언해왔던 것처럼 연말 은퇴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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