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코로나 영향 예상보다 길어질 듯"...증세 논의 '군불'

2020-11-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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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성장률 3.1%로 0.4%p 하향...올해 성장률은 -1.1%로 유지

내년에도 확장적 재정정책 유효..."정부 재정준칙 도입 바람직"

2021년 경제전망(전년동기대비, %, 억달러, 만명)[자료=KDI 제공]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1%로 하향 조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이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며 경기 회복이 더뎌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KDI는 11일 '2020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2021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3.1%로 직전 전망인 9월보다 0.4%포인트 낮췄다. 올해 성장률은 -1.1%를 유지했다.
 
상품 수출 개선에도 내수 회복 제한
KDI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배경으로 코로나 장기화를 꼽았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2차 유행으로 생각보다 현재의 사태가 장기화해 영향이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특히, 상품 수출의 개선에도 내수 회복이 제한될 것으로 예측했다. 2020~2021년 연평균 성장률이 1.0%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우리 경제는 내년에도 정상 성장경로를 밑돌 전망이다.  

민간소비는 내년에 2.4% 증가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감염 우려로 인한 소비 활동 위축의 영향이다. 올해 민간소비가 -4.3% 급감하며 기저효과가 발생한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정 실장은 "내구재·소비재는 어느 정도 회복되겠지만 서비스 소비가 부진하며 전체 민간소비를 낮출 것"이라며 "내수도 서비스 관련 부분을 중심으로 부진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수출은 세계 경제의 회복과 함께 부진이 점차 완화되면서 상품 부문을 중심으로 3.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각각 4.7%, 2.0%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소비자물가는 유가 상승에도 기대인플레이션과 수요 압력이 낮은 수준에 머물면서 올해(0.5%)에 이어 0.7%의 낮은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측했다. 취업자 수는 올해 17만명 감소에서 10만명 증가로 개선될 것으로 봤다.
 

지난 1일 서울 시내 한 대형쇼핑몰이 쇼핑을 나온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재정준칙 '긍정적'...장기적으로 증세 고민해야
KDI는 내년에도 확장적 거시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경기 회복 속도가 상당히 느릴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올해도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확장 재정정책 덕분에 경제성장률을 일정 부문 선방할 수 있었다. 정 실장은 "추경과 통화 및 금융정책을 종합적으로 봐야겠지만 추경으로 올해 성장률을 0.5%포인트 상향 조정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네 차례에 걸친 추경이 없었다면 올해 성장률은 -1.6%까지 떨어졌을 것이란 의미다.

확장적 거시정책에서 중요한 것은 선택적 지원이다. 코로나19가 경제주체별로 다르게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정 실장은 "취약계층에 집중해서 지원하면 효과가 높을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디지털경제, 저탄소경제로의 전환이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기술 투자뿐 아니라 제도 개혁을 같이 이뤄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과정에서 국가채무가 불가피하게 발생하는데, 증가 속도를 최대한 통제하고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은 필수다. 이런 측면에서  '2025년부터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 60%, 통합재정수지 적자 비율 3%'라는 정부의 재정준칙 도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경기 회복세가 강하지 않아 당분간 확장적인 정책이 필요한 상태에서 국가채무가 많이 늘었고 앞으로도 더 늘 것"이라며 "지금 시점에 이를 통제할 수 있는 재정준칙을 도입한 것은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증세 필요성도 언급했다. 정 실장은 "재정 수입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출구조조정과 세수 기반을 광범위하게 늘려야 한다"며 "이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으므로 장기적으로 증세 방안도 같이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DI는 미국 대통령이 조 바이든으로 바뀌어도 내년 우리나라 경제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바이든 당선인의 공약이 실제 집행되고 영향을 발휘하는 데 시차가 있어서다.

조 바이든의 공약이 얼마나 현실화하느냐도 관건이다. 민주당이 상원의 다수를 차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조 바이든 공약이 전부 실행되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한편, 전날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중간 결과가 발표됐으나 이는 KDI 전망에 반영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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