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개발 레이스 끝이 보인다...'예방률 90%' 치고 나가는 화이자

2020-11-10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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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 효과 90%' 넘는 코로나19 백신 임상 결과 나왔다

전 세계가 뛰어든 '백신 레이스'...연내 개발 가능성 솔솔

"안심하긴 이르다"....지나친 낙관론 경계하는 전문가들

코로나19가 사그라들 기미 없이 빠르게 퍼지는 가운데 전 세계 제약사들의 백신 경쟁도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레이스가 빨라지는 가운데 희소식이 나왔다.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으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90% 이상의 예방효과를 보인다는 것. 이에 조만간 코로나19가 종식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예방 효과 90%' 넘는 코로나19 백신 임상 결과 나왔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화이자는 3상 임상시험에 참가한 4만3000여명 가운데 코로나19에 감염된 94명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화이자가 개발한 백신이 코로나19를 예방하는 데 90% 이상의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9명에게 백신 효과가 나타났다는 얘기다.

임상이 완료되지 않은 채 발표된 중간 결과이긴 하지만, 일반 독감 백신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통상 독감 백신은 감염 위험을 40~60% 낮춰준다. 그러나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은 홍역 백신(93% 효과)만큼 강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이 최소 75%의 예방 효과만 가져도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의 감염병 최고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 역시 50∼60% 정도의 효과를 보이는 백신도 괜찮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화이자가 내놓은 코로나19 백신은 그동안의 기대를 훌쩍 뛰어넘으며 코로나19 종식 가능성에 대한 불씨를 지폈다.

화이자의 앨버트 불라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감염률 신기록이 세워지고 병원 수용 능력이 한계에 가까워지고 경제 재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 세계가 백신을 가장 필요로 할 때 우리가 백신 개발에서 중요한 이정표에 도달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또 화이자는 백신 안전에 관한 데이터 등을 추가로 점검한 뒤 다음 주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불라 CEO는 "전 세계가 (팬데믹 같은) 보건 위기 끝내기에 도움을 줄 돌파구를 제공하는 데 한 걸음 가까워졌다"며 "몇 주 안에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에 관한 추가 데이터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전 세계가 뛰어든 '백신 레이스'...연내 개발 가능성 솔솔
백신 레이스에 뛰어든 전 세계 다른 제약사들도 속도전에 들어갔다.

지난달 말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학이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관련 소식이 나왔다. 코로나19에 특히 취약한 고령층에게서도 강력한 면역 반응을 보인다는 것.

지난 7월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후보 물질(AZD1222)은 18~55세 참가자에게서 면역반응을 생성한 데 이어, 지난달 55세 이상 참가자에게서도 면역반응이 나타났다. 시험 대상자들의 체내에서는 항체와 T세포가 모두 형성돼 최소 56일간 지속하는 면역반응이 관찰됐다.

그간 코로나19 취약층으로 알려진 고령층에게서도 이번 백신 후보물질이 유효한 면역반응을 보이면서 옥스퍼드대학은 이를 긍정적인 신호라고 봤다. 옥스퍼드대 제너연구소장 에이드리언 힐 교수는 "긴급승인이 떨어진다면 코로나19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의료진과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노인 등을 대상으로 먼저 접종을 시작하겠다"며 "이르면 오는 12월 25일 이전에도 접종할 수 있다"며 낙관론을 펼쳤다.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도 백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말 모더나는 올해 안에 정부로부터 백신 긴급승인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스테파네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올 11월 나올 3상 임상시험 중간결과가 긍정적이라면 12월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백신 긴급사용승인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모더나는 지난 1월 말부터 mRAN(전령 RNA) 방식의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인 'mRNA-1273'을 개발 중이다. 이후 3월 1상에 돌입한 모더나는 지난 9월 17일부터 3만명을 대상으로 3상에 착수한 상태다.
 
"안심하긴 이르다"....지나친 낙관론 경계하는 전문가들
전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 임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했다. 코로나19 종식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대다수 전문가는 백신이 개발된다고 하더라도 접종은 이르면 내년에나 가능하고, 팬데믹 이전 일상으로 돌아가기까지는 더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은다.

화이자의 이사회 소속이자 미국식품의약국(FDA) 전 국장이었던 스콧 고틀립 박사는 CNBC에 나와 "코로나19에 90% 이상 예방 효과를 보인다는 화이자의 백신 소식이 나왔지만, 여전히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힘든 기간을 경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접종도 내년 2분기 말이나 3분기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코로나19가 전파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로이 앤더스 임페얼칼리지 런던 교수는 "화이자 발표처럼 접종자의 90% 이상이 면역반응을 보인다고 해도 집단면역에 이르려면 인구의 최소 4분의3이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백신 효과가 긍정적이라도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봉쇄 조처는 내년 초까지 도입될 것"이라며 "오는 2022년에나 정상적인 일상이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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