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강남구 A공인 대표는 “대통령 메시지 하나에 수요자들은 상당히 민감하게 움직인다”며 “안정화라고 하면 시장에서는 집값이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해석한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집값이 가파르게 올라온 만큼 최고점에서 매수할 수 있다는 수요자의 불안감을 문 대통령이 해소해준 꼴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KB국민은행 통계로 지난 9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이 10억원을 돌파한 상황에서 한 해에 집값이 안정적으로 3%만 올라도 3000만원이 오르는 식이다.
이는 서울 직장인 평균 연봉 2676만원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도 따라갈 수 없는 수준이다.

[사진 = 연합뉴스]
이어 그는 “결과적으로는 기다린 사람들만 바보가 됐는데, 이제는 정부조차 집값을 못 꺾는다는 걸 인정한 것으로 비춰서 매수세를 자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공인 인근 신도림 태영데시앙아파트 전용면적 84㎡ 실거래가를 보면 이번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5억1000만원에서 올해 8월 10억7000만원까지 올라왔다.
문 대통령이 신년사를 발표한 후 올해 2월만 해도 7억원에 불과했다. “대통령 믿었다가 영영 집을 못 사게 됐다”는 한숨이 나오는 이유다.
매매 외에 전세를 선택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전국이 191.1, 서울은 191.8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1부터 200까지 산출하는 이 지표는 수치가 높을수록 전세 수요가 공급을 웃돈다는 의미인데, 현재 극단적인 공급 부족 상태다.
정부가 임차인 주거 안정을 위해 도입한 임대차3법(전월세신고제·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은 시장에서 오히려 방해물로 취급받는 모습이다.
직방이 지난달 10월13일부터 26일까지 직방 앱 사용자 115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을 보면 응답자 중 64.3%가 전·월세 거래에 임대차3법이 “도움되지 않는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