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위드 코로나 시대, 로봇 산업의 당면 과제는 표준화와 규제 혁신

2020-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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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화 이슈, 규제 혁신과 시장 지배를 위한 핵심 전략

로봇산업진흥원 인증평가사업단 표준인증팀 백형택 팀장[사진=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제공]

코로나19 유행이 1년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제 세계는 코로나 시대 이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진 언택트(untact) 경제, 그리고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위드 코로나' 시대에서 한국의 산업 패러다임이 여태껏 경험해보지 못한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것을 모두가 체감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바로 로봇 산업이 있다.

로봇 산업 분야는 기술 혁신과 새로운 아이디어가 등장하며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타 산업 분야와 비교하였을 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과 시장 발굴에 대한 의지는 매우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언택트 시대를 맞아 지금까지 준비해 온 로봇 기술들이 활용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제조용 로봇으로 불리던 로봇팔(Robot Arm)은 이제는 제조업 현장을 넘어 레스토랑과 편의점 등 일반 서비스 매장으로 그 영역을 확대해가고 있다. 물류 로봇은 공장, 병원 등 물류 수요가 많은 현장에서 이제는 식음료나 택배 배송 등의 유통 산업 전반으로 확대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의료 분야에서 수술이나 재활 치료에 적용하기 위한 기술들은 이제 일반 의료기기와의 경계를 허물어가고 있으며 일반 가정으로 확산할 전망이다.

이처럼 급진적인 속도로 우리 사회 전반에 로봇이 스며들고 있는 가운데, 규제라는 걸림돌은 여전히 시급히 해소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2015년부터 국내에 본격적으로 도입돼 활용되기 시작한, 이른바 협동로봇은 로봇 산업의 규제 이슈를 본격적으로 떠올렸다.

기존의 산업안전보건법과 관련 행정규칙에 따라 작업자와의 협동이 불가했던 규제를 해소하는 데는 소관부처 간 지속적인 해소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완전한 해소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본격적인 물류유통 서비스를 위한 로봇들이 개발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아직 로봇은 자동차가 아니라는 이유로 도로망을 점유할 수 없도록 규제돼 있고 규제 혁신을 위한 첫걸음도 떼지 못하고 있다. 로봇 산업의 규제 이슈는 기술과 안전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로봇과 관련한 보험제도의 개편, 개인정보의 보호와 산업분류체계 정립 등 사회 전반에 걸쳐 통합을 위한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2020년 10월, 정부는 고양시 킨텍스 로보월드 현장에서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로봇 산업 규제혁신 현장대화를 통해 '로봇 산업 선제적 규제혁신 로드맵'을 발표했다. 4차 산업의 핵심기술이자 한국의 미래 성장동력인 로봇 산업의 규제 해소를 위해 선제적인 정책을 펼치고자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단기간 내에 로봇 산업 규제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정부의 의지에 발맞추어 산업계와 연구계, 그리고 수요 계층에서의 인식 전환 노력이 함께 수반돼야 한다. 그중 가장 중요한 이슈는 표준화에 참여하는 것이다. 로봇 표준은 로봇의 안전성과 성능, 기술의 확산을 위한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표준화라는 것은 단순히 표준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활용하고 이행하는 모든 과정을 내포한다. 현재까지 한국은 미국, 일본, 유럽 등 로봇 선진국과 비교하였을 때 표준화 역량에 다소 부족한 면모를 보여 왔다.

표준을 연구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일부 연구자들과 대기업들의 역할로 치부되는 시각 또한 존재한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표준화 이슈는 수많은 산업 분야에서 규제 혁신과 시장 지배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활용되어 왔다. 산학연의 적극적인 표준화 참여와 활용 정책의 확산은 선제적 규제 정비와 시장 외연 확대에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산업 전반에서 로봇 표준화 역량이 국내외 기술규제를 극복하고 세계 시장에서 활약하기 위한 기초 체력임을 인식하여야 한다.

위드 코로나 시대의 한가운데 있는 현 시점에서 한국의 로봇 산업이 우수한 연구 인력과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정부의 폭넓은 지원정책과 규제 개선 의지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우리는 K-방역을 통해 세계에 그 위용을 과시한 것과 같이 산업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현 시점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세계 초일류의 'K-로봇'으로 도약하기 위한 최적의 기회임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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