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VS 바이든] "내일 또 연설"...버티는 트럼프, 압박하는 바이든(종합)

2020-11-07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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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선언·反 트럼프 공세 일체 자제...'대통령 풍모' 보여

나흘 연속 대국민 연설 예고...공격 없이도 강한 압박 행보

'300석 승리 확보' 내비치면서도, '미국 통합' 메시지 던져

"아직 최종 승리를 선언하진 않았지만, 수치를 본다면 결과는 분명합니다. 내일도 다시 여러분 앞에서 서서 연설하길 희망합니다."

미국 대선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사흘 연속 대국민 연설에 나서며, 선거 불복을 시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압박했다.
 

6일 밤(현지시간) 대국민 연설 중인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동부시간 기준 6일 밤 10시50분(우리시간 7일 낮 12시50분)경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 체이스센터에 5분 남짓 등장한 바이든 후보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회적임에도 강력한 '승복 선언' 압력을 불어넣었다.
이날 오전 당초 바이든 캠프는 '프라임타임' 시간대(오후 7~10시)에 대국민 연설을 예고했지만, 예정보다 50분가량 늦게 등장했다. 이날 예상보다 경합주의 개표 상황이 부진하게 흘러간 탓이다.

다만, 이날 오전 바이든 후보가 조지아(선거인단 16명)·펜실베이니아(20명)주에서 역전에 성공하며 사실상 대선 승리에 필요한 270명의 선거인단을 완성했기에, 기자회견을 기다리던 각 언론과 지지자들은 이날 바이든 후보가 승리 선언을 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예상했던 승리 선언은 없었다. 그럼에도 바이든 후보는 당선을 확신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내며 사실상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서의 행보를 보였다는 해석이다.

그는 "아직 우리의 승리가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명확하다"면서 "300명이 넘는 선거인단을 확보하는 길에 들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펜실베이니아의 승리는 민주당의 커다란 승리"라고 역설하며 이날 개표 역전 상황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미국 대통령의 제1책무는 전체 미국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라면서 현재 미국에는 "코로나19와 기후변화 문제 등 해결할 문제가 산적해있다"고 덧붙였다.

이후 그는 "지금까지의 결과는 변화를 바란다는 사실을 의미한다"면서 "우리는 서로 적대할 게 아니라 함께 단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 미국은 해내지 못한 일이 없다"며 "우리(미국)는 우리가 누구인지 기억해야한다"고 역설했다.

이와 같이 바이든이 일방적으로 민주당 지지자들을 언급하거나 승복 선언을 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일체 자제한 것은 예상 밖의 행보라는 지적을 받았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긴급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이 불법적인 표를 세서 나의 승리를 훔쳐가려고 한다"면서 "결국은 연방대법원에서 끝나게 될 것"이라고 말해 미국 역사상 초유의 선거 불복 사태를 천명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날 내내 CNN을 비롯한 외신들은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의 선거 불복 사태를 미연에 막기 위해 물밑 작업에 들어갔고, 이날 밤 연설에서 일정하게 이를 언급할 수 있다고 예상해왔다.

이에 대해 바이든 후보는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공격하거나 공화당과 트럼프 지지자들을 자극하는 대신 '하나의 미국', '미국이 처한 초유의 위기 극복' 등을 강조하며 통합 의지를 내비치며 오히려 '대통령의 풍모'를 보였다는 평가다.

이후 바이든 후보는 "정치는 끝없는 투쟁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라면서 "우리는 적이 아니라 모두가 미국인이며, 정당 간의 정쟁으로 낭비할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여러분의 투표는 모두 집계될 것"이라며 "어떠한 개표 중단 시도도 막아서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선언과 우편투표 무효화 소송 등으로 올해 대선에서 선거인단과 당선인 확정이 지연하며 향후 정치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한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방어하려는 정치적 셈법도 읽힌다.

전날 바이든 후보는 "미국인들의 모든 투표는 신성하다"면서 우편투표 무효화 시도가 미국 헌법과 건국이념에 위배한다는 점을 피력했는데, 이날 역시 이를 강조하며 우편투표 개표의 정당성을 주장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바이든 후보는 "저는 내일 다시 여러분 앞에서 연설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하며 연설을 마쳤다. 다음 날인 7일까지 나흘 내리 이어질 바이든 후보의 대국민 연설 예고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부드럽지만 강력한 압박을 가하는 경고의 메시지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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