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 그룹이 지난 3분기 분기별 사상 최저 매출 증가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알리바바그룹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의 상장이 갑작스레 연기된 데 이은 또 하나의 악재다.
◆3분기 매출 30%↑···역대 분기별 최저 증가율
같은 기간 순익은 60% 하락한 287억6900만 위안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알리바바가 앤트그룹 지분을 인수하면서 발생한 일회성 수익을 반영한 데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다. 다만 비일반회계기준(Non-GAAP)으로는 43.8% 증가한 470억8800만 위안으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 앤트그룹 IPO 연기에 이은 악재···투자자 '불안' 증폭
최근 알리바바그룹 산하 앤트그룹의 345억 달러 규모 기업공개(IPO) 일정이 당국의 규제 강화로 갑작스레 제동이 걸린 데다가 3분기 매출 성장세마저 사상 최저치로 둔화한 것으로 나타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커졌다.
이날 알리바바 실적 공개 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알리바바 주가는 장중 4% 넘게 폭락했다. 하지만 이후 낙폭을 차츰 줄이며 전 거래일보다 2.7% 하락하며 마감했다.
장융 알리바바그룹 회장은 이날 실적 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 콜에서 앤트그룹 상장 연기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장 회장은 "알리바바 그룹은 앤트그룹의 주요 주주로서, 최근 변화하는 핀테크 관리감독 환경이 우리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적극 평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 클라우드 매출 60%↑ 코로나19 수혜 이어져···긍정적 전망도
다만 알리바바그룹 3분기 실적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핵심 전자상거래 매출이 29% 증가한 1309억2000만 위안이었다. 특히 '타오바오 특가판(特價版)' 월간활성화이용자(MAU) 수가 전 분기보다 75% 늘어난 7000만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 매출도 60% 증가한 149억 위안에 달했다. 디지털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부문 매출이 8.4% 증가한 80억6600만 위안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는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온라인 비대면 소비 증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원격근무 활성화 등으로 인한 이용자, 가맹점 수 증가로 알리바바는 계속해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광군제 실적에 쏠리는 이목···또 최고치 달성할까
사실 시장이 알리바바 3분기 실적보다 더 관심있어 하는 건 중국 최대 쇼핑시즌인 11월 11일 광군제(싱글데이) 성과이기도 하다.
지난해 알리바바는 광군제 기간 모두 2684억 위안어치의 거래액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사태 속 소비 촉진을 위해 예년보다 쇼핑 행사 기간을 늘리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11·11 본행사를 앞두고 1~3일 사흘간 진행된 사전행사에서는 시작한 지 1시간 51분 만에 100개 브랜드 개별 거래액이 1억 위안을 돌파하는 등 대박을 터뜨렸다. 알리바바는 올해 광군제 기간 모두 8억명의 소비자가 알리바바 온라인쇼핑몰을 이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하이 컨설팅업체 파시픽에포치 스티븐 주 애널리스트는 "싱글데이 성과는 3분기 실적보다 더 중요한 벤치마크가 될 수 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