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철강산업은 초격차가 적용되지 않는 산업으로 생각돼 왔다. 초창기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장치산업의 특성상 신기술을 바로바로 적용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대규모 제철소에서 생산되는 철강은 소비자가 한 눈에 보기에 큰 차이가 없는 대동소이한 제품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최근 철강산업은 소비자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초격차 제품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동국제강의 컬러강판인 '럭스틸'이 철강업계 초격차의 주인공이다.
컬러강판은 건축 내·외장재 및 가정용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어 일반 강판보다 훨씬 수익성이 높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분류된다. 이 같은 컬러강판 시장에서 럭스틸은 여타 경쟁자와 격차를 벌리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동국제강의 컬러강판의 생산능력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75만톤(t)으로 국내 1위에 해당한다. 전체 컬러강판 생산능력인 240만톤 중 31.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는 국내 시장점유율로 그대로 이어졌다. 동국제강 컬러강판의 시장 점유율은 30% 수준으로 국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3위 업체가 20% 초반 수준의 점유율을 가진 것과 상당한 차이다.
럭스틸과 경쟁자의 차이는 더 벌어질 전망이다. 동국제강은 250억원을 투자해 지난 7월 럭스틸 등의 생산라인을 부산에 증설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현재 75억원 수준의 생산능력을 내년 하반기까지 85만톤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2~3위권 경쟁사가 40만톤 수준을 생산하는 것에 비하면 두 배 수준이다. 아울러 이는 세계 전체에서 따지더라도 최대 규모다.
실제 동국제강은 초격차를 위해 공장 증설에 대규모 신기술도 도입한다. 신규 증설하는 생산라인은 세계 최초로 라미나(Laminate) 강판과 자외선(UV) 코팅 공정을 혼합한 광폭 라인(1600mm)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생산에서 뿐 아니라 디자인과 기능성에서도 초격차 전략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2018년 출시된 항균 컬러강판 '럭스틸 바이오(Luxteel Bio)'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것도 평소 초격차가 유지된 덕이다.
럭스틸 바이오는 최근 코로나19 선별진료소 내장재로 채택되어 시공되었다. 또 바이오시밀러 공장, 수술실, 식품공장, 반도체공장 등 세균에 민감한 공간의 내외장재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출시된 카멜레온 컬러강판도 경쟁업체가 따라오기 어려운 기술력이 포함돼 있다. 이 강판은 보는 빛의 각도에 따라 색상과 모양이 변해 카멜레온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카멜레온 컬러강판은 롤에 무늬를 새겨 철판 위에 입혀진 도료 도막을 누르는 방식의 '임프링팅' 기법으로 생산된다. 보는 각도, 햇빛, 조명의 위치에 따라 색상과 무늬가 다르게 보이는 난반사가 특징이며, 롤이 도막을 누르는 정도에 따라 질감의 차이를 줄 수도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럭스틸은 국내 컬러강판 시장을 선도하는 브랜드가 됐다"며 "앞으로도 럭스틸과 경쟁자의 격차를 확대하는 초격차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