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VS 바이든] 백악관 주인 결정 못한 미국…혼돈 속으로

2020-11-04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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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3일(이하 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대선 결과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특히 쇠락한 공장지대로 이른바 러스트벨트로 불리는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미시간의 결과가 나와야 백악관의 주인을 분명하게 결정할 수 있다. 그러나 4일 오전까지도 주요 경합주에서 수백만 표가 아직 집계되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핵심 경합주로 불리는 펜실베이니아에서 우편투표가 절반 넘게 개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AP 연합뉴스 ]


때문에 확실한 대선 결과는 6일에나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접전이 예상되는 펜실베이니아의 경우 6일까지 도착한 우편투표까지 개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펜실베이니아는 이미 250만건의 우편투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이 중 3분의 2가 민주당원이라고 지적했다.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에서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실제 개표되는 우편투표는 바이든 지지자의 비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개표 초반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위를 이어갔지만, 후반 들어 우편투표가 개표되면서 격차는 줄어들고 있다. 위스콘신의 경우 89% 개표상황에서 바이든 후보가 불과 0.3%p(포인트) 차로 역전에 성공했다. 나머지 주들에서도 우편투표에서 바이든 표가 대거 나올 경우 상황은 반전될 수 있다. 미시간도 격차가 줄고 있다. 바이든 후보가 전통적인 공화당 표밭이었던 애리조나를 가져온 가운데 만약 각각 10명, 16명의 선거인단이 배분된 위스콘신과 미시간까지 바이든 후보가 잡으면 승리는 가까워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다가 나중에 바이든으로 뒤집히는 '붉은 신기루' 전망이 현실화할 수 있는 것이다.

선거인단 16명이 걸린 조지아의 경우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 조지아는 92% 개표가 진행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2%p 앞서고 있다. 당초 조지아의 결과는 빠르게 발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대 인구 지역인 풀톤 카운티에서 개표가 지연되면서 결과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 이날 수도관 파열로 개표장에서 개표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바이든이 후반에 승리한다고 해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불복이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새벽 승리 선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수백만명의 유권자들이 나에게 투표를 했다"면서 "실의에 빠진 이들이 수백만 유권자들의 권리를 박탈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며, 노골적인 거짓말이자 민주주의 시스템에 대한 모욕이다"라고 비난했다. 

바이든 후보는 "모든 표가 개표될 때까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네소타도 성적이 좋으며 조지아는 박빙의 승부를 하고 있다"면서 "기대하지 않은 성과"라고 자평했다. 이어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에서도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펜실베이니아주는 6일까지 우편투표를 접수하기 때문에 법적 다툼 여지가 크다. 

한편, 이번 대선에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많이 뒤집혔다. 대부분의 여론조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패배를 예상했다. 전국 지지율은 물론이고 주요 경합주 지지율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크게 밀렸다. 선거 전날인 지난 2일 NBC 뉴스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51.5%)는 트럼프 대통령(44.4%)을 7%p 정도 앞섰다. 선거전문 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의 전체 선거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은 6.5%p 차로 트럼프를 이기고 있다. 이는 일주일 전 7.8%p보다 좁혀진 것이다. 또 다른 선거예측 기관인 파이브서티에이트(538)의 전국 여론 조사에서도 바이든이 8.4%p의 우위를 기록했다. 2016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보다 큰 격차였기에 바이든의 승리를 점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예상 밖의 선전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겉으로 표심을 드러내지 않는 이른바 '샤이 트럼프'가 2020년에도 대거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여론조사에서 자신의 성향을 밝히지 않는다. 때문에 2016년에도 수많은 여론조사들이 트럼프 승리 가능성을 놓쳤다. 올해는 상당수 여론조사업체가 교외 거주자, 교육 정도가 낮은 유권자에게 가중치를 부여했지만 이번에도 '샤이 트럼프'를 잡아내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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