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당헌당규 개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보선 공천 자체가 피해자에 대한 제3차 가해다”라며 “당 지도부가 비겁하게 당원 뒤로 숨어 양심을 버리는 것은 우리 국민이 거대여당에 바라는 바가 아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성범죄 사건에 대해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속시원하게 발표된 건 아무 것도 없는 상황”이라며 “민주당의 유력 인사가 연루된 권력형 성폭력 사건이기에 적당히 정치적으로 뭉개려는 청와대와 여권의 미필적 고의가 작용한 결과라는 얘기도 나온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이 할 일은 피해자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는 것”이라며 “거대여당이 권력형 성폭력 피해자를 상대로 또다른 권력의 힘으로 2차 가해를 지속적으로 자행한 데 대해 사죄하는 게 마땅할 것”이라고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838억원의 보궐선거 비용을 서울시민과 부산시민이 부담해야 한다”며 “정치가 아무리 권모술수라고 하지만 이렇게 염치없고 일구이언, 후안무치해도 되느냐”고 물었다.
주 원내대표는 “단체장의 연이은 성폭력 범죄로 줄줄이 보선을 만들어낸 민주당이 무슨 낯으로 다시 후보를 내려고 나서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염치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조속히 수사를 해서 엄격하게 처벌하고 국민들 아페 사과하고 후보를 내지 않는 게 도리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문재인 조항’으로 명명한 민주당 당헌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등 잘못으로 직위를 상실한 경우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6시까지 전당원 투표를 진행, ‘전당원 투표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도록 해, 사실상 공천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