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vs 바이든] 트럼프 '美 1000만 확진, 돈 밝히는 의사들의 숫자 부풀리기?'

2020-11-01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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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의사들 '코로나 사망'에 2000달러 더 벌어"...美의협 즉각 반발

美 하루 10만명 확진도 넘어서...트럼프 전국 유세로 3달간 3만명 감염

오바마 "대가 없는 희생 이해 못하는 트럼프...군중 집착은 생일파티 트라우마"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9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세에서 금전적 목적을 위해 의사들이 숫자를 부풀렸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의학계는 즉각 반발한 데 이어, 한 연구진은 지난 3개월간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로 3만명 이상이 감염됐다고 추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미국 최대 의사 단체인 미국의사협회(AMA)는 성명을 내고 "대중보건 위기에서 의사들이 환자 수를 부풀려 주머니를 채우려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악의적이고 터무니없고 완전히 잘못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같은 비판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미시간주 유세에서 "코로나19로 죽으면 의사들은 더 많은 돈을 번다"면서 "의사들은 매우 똑똑하기 때문에, '미안하게도 모두가 코로나19로 죽는다'고 말한다"는 발언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미국)는 독일 등과 달리 (사망 이유가) 불확실하면 코로나19를 택한다"면서 "이 편이 (의사들에게) 2000달러는 더 주는 것 같다. 그렇기에 돈을 더 번다. 그게 진실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주 주말 위스콘신주에서 열린 유세에서도 코로나19를 사망 원인으로 기재할 경우 "의사들이 더 많은 돈을 번다"면서 비슷한 주장을 펼쳐왔다. 독일 등에서는 심장마비나 암 말기 환자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죽었어도 사망 원인을 암이나 심장마비로 표기한다는 것이다.

해당 주장과 관련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사망 통계 책임자인 밥 앤더슨은 CNN에 제공한 성명에서 "사망의 근본 원인은 결국 그 사람의 죽음을 초래한 일련의 사건을 시작한 조건"이라면서 "코로나19 사망자의 92%가 코로나 감염을 근본적인 사망 원인으로 기재한다"고 설명했다.

AMA 측은 의사와 간호사를 비롯한 방역 최일선에 나선 의료인들이 "의무감과 신성한 맹세 때문에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해온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했다.

수전 베일리 AMA 회장은 이어 "지도자들은 근거 없는 비난과 공격보다 과학을 따르고 마스크 착용, 손 씻기, 거리 두기 같은 대중보건 조치 준수를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일선 의료인들의 비난도 이어지고 있다. 글리번 질먼은 트위터에서 자신을 이라크전에 참전한 경험이 있는 응급실 의사라고 밝히며 "난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내 목숨을 매일 위험 속에 둔다"면서 "고맙다는 말까지도 바라지 않고, 트럼프가 거짓말을 하지 않고 우릴 무시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 일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추이. [자료=월드오미터스]
 

美 코로나 '1000만' 코앞...하루 10만명 확진도 나와
더군다나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900만명을 넘어 1000만명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이와 같은 행정부 수장의 발언은 적절치 않다는 논란이 계속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시간 유세에 나선 지난달 30일까지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은 미국에서 900만7298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되고 22만9293명이 사망했다고 집계했다.

10월 16일 누적 확진자가 800만명을 넘긴 지 14일 만에 100만명이 신규 확진판정을 받은 것으로, 그간 100만명 감염 소요 기간 중에서도 최단 기간을 기록했다. 첫 환자 발생일로부터는 284일 만이다.

앞서 지난 1월 20일 미국의 첫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뒤 첫 100만명 확진(4월 28일)을 돌파하기까지 98일이 걸렸고, 이후 43일(6월 10일)·28일(7월 8일)·보름(7월 23일)까지 단축하며 400만명을 넘어섰다.

500만~800만명(8월 9일·8월 31일·9월 25일·10월 16일)까지는 속도가 다소 늦춰졌지만, 가을에 접어들며 3차 유행이 완연해지자 800만~900만명으로 불어난 기간은 급격하게 빨라졌다.

문제는 1000만명까지 100만명이 늘어나는 속도에 더욱 가속도가 붙었다는 것이다. 10월 중순 하루 6만명대였던 미국의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23일 8만명대로 치솟았고, 29일에는 8만8521명, 30일에는 9만9321명으로 이틀 연속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또다른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스의 집계에선 지난달 29일 9만1834명, 30일 10만1461명을 기록해 이틀 동안 각각 9만명과 10만명대를 넘어섰다. 미국의 누적 확진자 수를 존스홉킨스대는 30일 기준 912만5482명, 월드오미터스는 31일 기준 940만2590명으로 집계했다.

통상 4∼5주의 시차를 두고 사망자 증가로도 이어지기 때문에 워싱턴대 의과대학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는 내년 1월 중순경 미국에서 하루 2250명이 코로나19로 사망하고 앞으로 석 달 사이 17만명가량이 더 숨을 거둬 내년 2월 1일에는 누적 사망자가 40만명(39만9100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했다.

 
전국 유세로 3만명 감염...오바마 "트럼프의 군중 집착, 생일파티 트라우마 있나?"
한편, 이날 CNBC와 더힐 등은 스탠퍼드대학 연구진이 지난 6월 20일~9일 22일 18번이나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전국 유세로 코로나19 확진자는 최소 3만명, 사망자는 700명 이상이 발생했다고 추정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10월 31일 미시간주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지원 유세에 나선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트럼프는 '코로나, 코로나, 코로나' 하며 불평한다"면서 "언론의 코로나19 보도를 시기하더니 이젠 의사들이 대유행으로 이득을 본다고 비난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트럼프는 누군가가 대가 없이 타인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건다는 생각을 이해하지 못한다"면서 "바이든이 여러분과 여러분 가족의 안전을 지키는 데 관심을 갖는 반면, 트럼프는 자신의 자아(ego)를 충족하는 데만 관심이 있다"고 비꼬았다.

특히, "유세 행사에 모인 군중 규모에 대한 트럼프의 집착은 그가 가진 성공에 대한 척도를 보여준다"면서 "아직도 취임식 당시 인파를 저의 취임식과 비교하며 적었다는 사실을 부인하는데, 그는 어릴 적 생일파티에 아무도 오지 않아 정신적 충격(트라우마)을 받았던 것 같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에서 지원유세에 나선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사진=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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