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6·25 전쟁' 신경전, '해리스-싱하이밍' 주한대사까지 퍼지나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왼쪽)와 싱하이밍(邢海明) 주한중국대사. [사진=연합뉴스]

‘6·25 전쟁’을 둘러싼 미·중 간 신경전 여파가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와 싱하이밍(邢海明) 주한중국대사로 퍼졌다.

30일 외교가에 따르면 해리스 대사는 전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코리아타임스 창간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6·25 전쟁’과 관련해 “우리는 북한의 침략에 맞서 파병국들과 나란히 싸웠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기념행사에 싱 대사도 함께 참석했다는 것이다.

해리스 대사는 “코리아타임스가 창간되기 몇 달 전 민주주의에 대한 헌신과 결의가 시험대에 올랐다”면서 “운명을 결정짓는 공화국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우리의 투쟁은 오늘날에도 계속해서 미국과 한국의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그는 “한국전 발발 70주년은 혹독한 전쟁에서 피로써 형성된 한미동맹의 풍부하고 강렬한 역사를 되돌아보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면서 “코리아타임스 70주년은 우리에게 민주주의를 위한 싸움이 전쟁터 밖에서 똑같이 중요한 다른 방법으로 계속됐음을 상기시킨다”고 전했다.

또 "(한·미는) 공유된 기본적 가치의 더 큰 확산, 우리 동맹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 전체에 가져올 희망과 안보를 목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리스 대사의 발언은 앞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언급한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대항해 북한을 돕는다) 전쟁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중국군 6·25 전쟁 참전 70주년 기념대회 연설에서 “항미원조 전쟁은 제국주의 침략의 확장을 막아냈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주한미국대사관은 24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중국공산당에서는 70년 전 한국전쟁이 단순히 ‘발발’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1950년 6월 25일 마오쩌둥(毛澤東)의 지지를 받은 북한의 남침이라며, 자유 국가들이 맞서 싸우자 중국공산당은 압록강을 건너 수십만의 병사들을 보내 한반도에 참화를 불러왔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시 주석 발언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자 싱 대사는 26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개최한 ‘2020 한·중·일 평화포럼’ 축사를 통해 “시 주석의 발언을 역사적 관점에서 봐주면 대단히 고맙겠다”고 했다.

싱 대사는 사전에 준비한 축사 원고를 읽은 뒤 시 주석의 발언은 언급하며 “(발언한) 취지는 국제 정의를 수호하고 세계평화를 위해 새로 탄생한 중화인민공화국을 수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싱 대사는 코리아타임스 70주년 기념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주도에 대해 “현재 지속하고 있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와 보호 무역주의의 확산은 세계 경제에 심각한 충격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한 양국은 정치적 상호 신뢰와 경제적 융합, 문화적 상호 교류가 잘 이뤄지고 있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라며 한·중 우호 증진과 협력 관계 강조에 힘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