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방역 성과 알린 김민석 "위드 스피릿 위한 '서울 캠퍼스' 만들자"

2020-10-3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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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방역 협력, 보편적 건강보장과 백신 공정분배, 서울캠퍼스 제안

김민석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K-방역 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김민석 국회 보건복지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9일 전 세계 대표적 싱크탱크 연합체인 ‘세계무역혁신정책연합(GTIPA)’ 온라인 서밋의 기조 연설자로 초청돼 20분간 영어 연설로 K-방역의 성과를 알렸다고 30일 밝혔다.

세계무역혁신정책연합(GTIPA) 온라인 서밋은 윌리엄 페두토(William Peduto, Mayor of Pittsburgh)와 산드라 왓슨(Sandra Watson, President & CEO. Arizona) 등 글로벌 리더들이 발제자로 참여했다.
김민석 보건복지위원장은 기조연설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은 대공황 이후 최대 규모의 글로벌 경제위기를 불러왔다”며 “이는 생산과 유통, 금융의 위기를 넘어서는 문명사적 대전환을 고민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 과정 속에 우리나라는 ‘개방성’, ‘투명성’, ‘민주성’이라는 세 가지 원칙에 따라 전 세계적인 모범 방역을 선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K 방역의 중요한 성공 요인은 마스크 사용과 거리두기, 손 씻기 등 시민들의 자발적인 협조 덕분”이라며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으려는 민주적인 시민의식은 드라이브 스루(Drive-thru)와 같은 혁신적이고 실용적인 대응방식을 만들어냈다”고 덧붙였다.

또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3가지 대책을 제안했다.

그는 “신속하고 효율적인 팬데믹 대응을 위한 WHO(세계무역기구) PLUS 체제 구축, 보편적 건강보장과 공정한 백신 분배, 실리콘 밸리와는 다른 지식∙지혜 밸리를 위한 서울 캠퍼스를 제시한다”며 위드 코로나(With Corona-19) 시대에 ‘사람, 자연, 세계’와 함께하는 ‘위드 스피릿(With Spirit)’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음은 김민석 위원장의 기조연설 전문이다.

A New Wayl in the Covid 19 Era:
'Back to the Essential' - A Korean Perspective
코로나19 시대의 새로운 길: 본질로 돌아가자


안녕하십니까? 대한민국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김민석 의원입니다. 전 세계의 대표적 씽크탱크(Think Tank) 연합체인 세계무역혁신정책연합(GTIPA) 온라인 서밋에서 기조 발제를 맡게 되어 영광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코로나19 위기의 해법은 삶과 공동체의 본질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저는 오늘 한국의 서울에서 바라본 코로나19 이후의 전망과 몇 가지 제안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1, 코로나19 위기의 원인, 본질, 의미

코로나19로 100만명 넘는 사람이 죽었습니다. 중국의 우한에서 불법매매된 천산갑이나 박쥐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옮겨져 세계로 퍼졌습니다. 이것이 현재 가장 유력한 설명입니다. 과연 무엇이 문제입니까? 천산갑입니까? 아니면 인간입니까? 제레미 리프킨은 “코로나19의 근본원인은 기후변화와 산림파괴이며 제2, 제3의 코로나 사태가 이어질 것”이라 경고했습니다. 저는 문제는 바이러스가 아니라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소크라테스가 살아있다면 지금 우리에게 너 자신을 알라고 얘기했을 것입니다.

코로나19는 세계를 동시에 강타한 위기입니다. 20세기의 다른 모든 전염병은 일부 지역에서만 발생했습니다. 역사상 세계를 동시에 강타한 위기의 전형은 신이 노아의 가족을 뺀 모든 생물을 멸종시킨 창세기의 대홍수였습니다. 팬데믹이 세계 실물경제에 동시적 위기를 초래한 것도 처음입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경제성장률을 -4.4%로 예상했습니다. 대공황 이후 최대 규모의 글로벌 경제위기입니다. 헨리 키신저도 유발 하라리도 코로나19를 인류문명 대전환의 계기로 진단했습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경제위기는 생산의 위기도 유통의 위기도 금융의 위기도 아닙니다. 이번 팬데믹은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와 국가 간 거리두기(Interstatel Distancing)로 대면 서비스산업을 급격히 위축시켰습니다. 대표적인 대면 서비스 산업이었던 식당, 영화, 공연예술, 관광, 항공이 타격을 받았습니다. 저는 그제 100석의 영화관에서 30명의 직원들과 거리두기 단체관람을 했습니다.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영화보기를 통해 공연예술을 살리자는 취지였습니다.

자크 아탈리(Jacques Attali)는 코로나19 이후 시간, 삶, 죽음 같은 문화 콘텐츠가 유행하고 홀로그램 예술이 등장할 것이라 예측했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스스로 집에서 연주하고, 노래 부르고, 그림을 그리며 ‘틱톡’(Tiktok) 등을 통해 공유할 것입니다. 온라인 배달이 급증했고, 콜센터 근무자, 택배노동자 같은 필수노동자(essential worker)들의 근무시간은 늘어났습니다. 필수적인 노동의 존중은 세계적인 과제가 되었습니다.

기본소득 논의는 한층 활발해졌습니다. 대부분의 나라들은 헬리콥터머니라 불리는 통화완화정책을 펼쳤습니다. 한국에서는 두 번의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되었고 재정건전성과 기본소득에 관한 논쟁이 일어났습니다. 제가 속한 민주당은 신복지체제 연구팀을 발족시켰습니다. 20세기의 임금노동 중심 복지체제와 다른 21세기형 복지체제도 모든 나라의 과제가 되었습니다. 양극화는 심해지고 일자리는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세계은행은 1998년 이후 처음으로 빈곤율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생활경제(the Economy of life)가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보건, 위생, 식품, 농업, 교육, 연구, 디지털, 보안, 청정에너지, 예술, 쓰레기 관리 그 중에서도 보건과 교육이 가장 중요해질 것입니다. 로봇 산업과 원격 교육이 성장하는 한편 인격교육의 요구는 높아질 것입니다. 인구증가, 도시화, 글로벌화로 국가 간의 연결성이 강화되어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이 더 자주 일어나는 ‘위드 팬데믹(With Pandemic)'의 시대가 올 수도 있습니다.

며칠 전 한국 여당 국회의원들이 세미나에서 세 권의 책을 소개했습니다. 새뮤얼 보올스(Samuel Bowles)의 도덕경제학(the moral economy)은 이기적인 경제인(Homo economicus)으로서의 인간 규정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하버드 출신의 한국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는 경제학이 국부론이 아니라 아담스미스의 첫 작품 도덕감정론(The theory of moral sentiments)에서 출발했다면 자본주의는 지금보다 훨씬 따뜻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두 번째 책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환경위기에 대한 인류의 생태적 회개를 호소합니다. 세 번째 책인 호모심비우스(Homo symbious)에서 저자 최재천 교수는 경쟁이 아니라 협력과 공생의 전략을 선택한 개미와 같은 곤충들이 지구에서 가장 오래 성공적으로 살아남았다고 합니다. 심비우스(symbious)는 함께(with)라는 뜻의 고대그리스어 syn과 삶(living)이라는 뜻의 biosis에서 온 것입니다.

최 교수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의 어떤 환경학자들보다도 성공적으로 인류에게 생태보호의 필요성을 가르쳤다”는 제인 구달(Jane Goodall)과의 최근 대화를 소개했습니다. 실제로 코로나19로 공장 가동이 줄자 미세먼지가 줄고 하늘이 푸르러졌습니다. 코로나19는 모든 분야에서 인류의 행동과 문명의 전환을 요구합니다.

2. 한국의 성공 비결 : 마스크, 손 씻기, 거리두기, 협력, 시민민주주의

인구 대비 환자 비율과 재확진률로 보면 한국은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선방하고 있습니다. 제가 기조 발제를 맡은 것도 한국의 방역 성과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OECD가 예측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1%입니다. 마이너스이지만 세계1위입니다. 한국이 방역과 경제에서 선방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국 정부는 코로나19 발병 초기부터 ‘개방성’, ‘투명성’, ‘민주성’이라는 세 가지 원칙에 따라 폭넓은 진단검사(Test)를 통한 확진자 발견, 철저한 접촉자 추적(Trace)을 통한 확산 방지, 감염 초기 단계에서의 치료(Treatment)라는 3T 전략을 구사했습니다. 2015년 메르스 방역 실패의 경험으로 한국 정부는 전염성 질환에 대비하는 공공부문 역량을 강화하였습니다.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신속한 검사를 실시하는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와 같은 혁신적이고 실용적인 대응방식이 과감히 채택되었습니다.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기술(ICT) 등으로 확진자 격리업무에 필요한 인력을 대체할 수 있었습니다.

발전된 보건의료체계 덕분에 경증 환자는 생활치료센터에 수용하고, 중증환자에게는 충분한 음압병상을 제공했습니다. 민간기관은 직원훈련시설을 자발적으로 경증환자를 위한 치료 센터로 내놓았습니다. 코로나19와 관련된 모든 비용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80%,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20%를 부담해서, 국민 개인에게 진단과 입원, 치료의 부담을 주지 않았습니다.

전 국민을 포괄하는 건강보험은 방역의 가장 기본적인 토대였습니다. 방역과 경제의 균형도 지속적으로 추구되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했지만 경제를 경색시키는 ‘전면적 폐쇄(lock-down)’는 실시하지 않았습니다. 프라이버시 침해 논쟁이 있었지만 신용카드와 교통카드, 이동통신 기지국, 휴대용 전화기 내 이동추적 등의 다양한 정보를 통해 확진자의 동선을 신속 정확히 파악하여 투명하게 공개했습니다. 그 덕분에 많은 나라에서 실시된 사실상(de-facto) 전면적인 여행금지, 사실상 모든 상점의 영업 중단을 막아 국민의 기본권을 지킬 수 있었고 3000만명이 참여한 선거를 문제 없이 치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성공요인은 시민들의 자발적 협조입니다. 종교기관을 포함하여 다중이 이용하는 시설은 전염 고위험 업종으로 지정되어 운영이 중단되었지만, 정부의 방역 지침을 준수하였습니다. 정부는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마스크 사용을 권고했고,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협조했습니다. 버스, 지하철의 모든 탑승객은 마스크를 사용했고, 다행히 대중교통 이용으로 인한 코로나19 감염 사례는 아직까지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매년 한 번 온 국민의 절반 이상이 고향을 방문하기 위해 대이동하는 추석 휴일의 이동은 자제되었고, 사람들은 지금 세미나를 하고 있는 우리들처럼 화상대화를 통해 고향의 부모와 대화했습니다.

100년 전, 제국주의 지배 하에서 임시정부로 출범한 이후 한국의 지도자들은 문화선진국, 행동하는 양심, 깨어있는 시민의 나라, 사람이 먼저인 포용국가 등을 추구해왔고, 시민들은 평화적 독립시위, 정치군인의 집단학살에 대한 평화적 항거, 평화적 촛불시위를 통한 정부교체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습니다. 한국시민의 민주주의가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나라를 OECD 국가로 만들고 K 방역이라 불리는 방역성공을 가져온 원천입니다. 이 점에 대해 저는 개인적으로 특별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40년전 군부세력에 평화시위로 맞선 광주에 자극받아 민주학생운동에 뛰어들어 3년간 옥고를 치렀고, 평생 민주화운동을 했던 노벨평화상 수상자 김대중 당시 대통령의 당 비서실장을 했으며, 한국의 시민들과 함께 촛불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도 차별과 혐오, 무책임으로 인한 위험의 순간들이 있었지만 저는 대한민국의 시민을 존경하고 민주주의의 장래를 확신합니다.

돌이켜보면 한국에서 방역의 성공은 마스크 사용, 자발적 거리두기, 손 잘 씻기 등 기본적인 룰을 지킨 덕분이었습니다. 내가 마스크를 착용하면 나와 타인을 보호하며, 타인이 마스크를 착용하면 그 사람과 내가 보호받습니다. 자크 아탈리는 이를 ‘합리적 이기주의’라고 불렀습니다. 어떤 이들은 한국인들이 마스크를 쓴 이유가 집단을 중시하고, 감시받는 데 익숙해서 그렇다고 했지만, 최근 조사 결과 민주적 시민 성향이 높을수록 방역에 더 적극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인들은 내가 감염될까 두렵다는 생각보다 내가 다른 사람을 위험에 빠뜨리진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이 더 컸다고 답했습니다. 한국·중국·대만·베트남 등의 문화적 배경의 하나인 공자사상, 즉 유교가 유럽계몽주의의 기초가 되고 미국 헌법의 기초가 되었다는 주장을 편 한국의 황태연 교수는 한국인들이 마스크를 쓰는 이유가 자기보호나 정부의 지시, 또는 마스크의 방역효과 때문이 아니라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으려는 심리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제러미 리프킨도 비슷한 주장을 했습니다. 마스크 사용을 주저했던 상당수의 나라에서 결국 마스크를 너무 늦게 쓰거나, 고액벌금법으로 관철시킬 수밖에 없었던 것도 흥미롭습니다.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는 것은 성경의 황금률이기도 합니다.

3. 세 가지 제안: 국제 방역협력, 보편적 건강보장과 백신공정분배, 서울캠퍼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새로운 문명으로 가기 위한 대전환을 요구합니다.
저는 여러분께 대전환을 위한 세 가지 제안을 드립니다.

첫째, 신속하고 효율적인 팬데믹 대응을 위한 WHO plus 체제를 만듭시다.
영원한 봉쇄는 불가능합니다. 최고의 부자들이 최고급 요트로 피난가도 감염병을 영구히 봉쇄할 순 없습니다. 감염은 국가지도자들도 피할 수 없었습니다. 봉쇄와 양극화, 혐오와 차별은 해법이 아닙니다. 포용하고 개방하면서 함께 살 길을 찾아야 합니다.

세계보건기구의 강화를 포함한 국제방역체제의 새 청사진이 필요합니다. 세계보건기구 플러스(WHO PLUS)가 필요합니다. WHO는 미국이 탈퇴하면서 재정적으로 약해졌고, 코로나19 초기 논쟁으로 정치적으로 약해졌습니다. WHO를 재정적으로 안정시키고 중립적으로 강화하고, 강대국 중심이 아니라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보건의료 취약국들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개혁해야 합니다. 세계은행, 글로벌 펀드 등 국제적 공적 기금과의 연계도 논의해야 합니다.

저는 국제보건유지군(Global Health Keeping Force)의 출범을 제안합니다. 분쟁지역의 평화를 지원하는 평화유지군처럼 보건유지군은 건강취약국가에서 감염병 대응과 보건을 지원하는 국제적 실행조직이 되어야 합니다.
국제청년의료봉사단(Global Medcal Corps)도 제안합니다. 미국의 평화봉사단이 평화를 위해 헌신했듯 전 세계의 청년이 인류의 건강을 위한 헌신의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한국부터 의료봉사단에 앞장설 수 있도록 한국 국회의 논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세계 보건·복지 국회의원 회의를 제안합니다. 각국의 국회의원이 국제보건안보와 신복지체제를 의논할 화상회의를 개최합시다. 세계 또는 아시아 각국 의회의 보건·복지 분야 상임위원회 위원장부터 시작하면 어떻겠습니까?

둘째, 보편적 건강보장과 공정한 백신분배를 이룩합시다.
모든 나라가 보편적 건강보장(Universal Health Coverage)을 달성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힘을 합쳐야 합니다. 가난한 사람과 가난한 나라가 더 병에 취약합니다. 한국 국민들은 국민건강보험(National Health Insurance)을 통해 코로나19의 진단과 치료를 받는 접근성에 제약이 없습니다. 코로나19 진단 검사 비용도 무료입니다. 코로나19 대유행은 필수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공공부문의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높였습니다. 저개발국가 국민을 위해 신속한 백신의 개발과 함께 효율적이고 공정한 분배도 추진돼야 합니다. 국제기구, 각국 정부는 ACT-A(Access to COVID19 Tools Accelerator,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접근성 가속화 체제)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인류건강의 위협에 대응하는 진단, 치료, 백신 등은 국제 공공재(global public goods)입니다. 한국 정부도 기업도 건강의 국제적 정의와 형평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북한과의 보건협력을 위한 노력도 계속할 것입니다. 여러분도 도와주십시오.

셋째, 문명사적 전환을 준비하는 집단지성의 장, 서울 캠퍼스에서 만납시다.
마지막으로 저는 문명사적 전환을 준비하는 집단지성 토론의 장을 서울에서 마련하고자 합니다. 제 지역구는 한국의 맨해탄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 여의도를 포함합니다. 여의도의 국회는 이전을 논의 중이고 그 자리에는 최첨단 디지털 스타트업 콤플렉스를 유치하자는 주장도 있습니다. 저는 제 지역구의 구청장(district mayor)과 협의하여 세계의 젊은 지성을 위한 공간 마련에 합의하였습니다. 세계적 수준의 문화, 환경, 주거조건을 갖춘 여의도의 최첨단 대형 빌딩 한 층을 우선 3년간 무상임대 공용오피스로 제공하고 저렴하고 쾌적한 주거를 주선하겠습니다. 실리콘 밸리와는 다른 지식·지혜 밸리를 만들겠습니다. 경제, 환경, AI, 의료, 복지, 디지털, 문화, 스타트업, 평생학습, 평화, 싱크탱크 등 다양한 주제로 민간, 기업, 공공, NGO, 학술기관에서 일하는 개인과 기관 30곳을 선정하여 한국오피스로 제공하겠습니다. 한국에서 공부하고 토론하고 문화를 즐기고 여행하십시오. 당연히 경쟁이 치열하겠지요? 선발은 한국과 세계에서 인정받는 전문가들의 공정한 심사를 통해 결정할 것입니다. 제 희망은 그레타 툰베리, 유발 하라리, 짐 로저스, 제인 구달처럼 인류의 문명을 걱정하는 분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해주는 것입니다.

유일한 조건은 그들의 고민과 지식을 공유하고 토론을 공개하는 것입니다. 각자 할 일을 하되 정기적으로, 가령 한 달에 한 번쯤 문명의 미래에 대해 공개 토론하여 세계와 공유하는 지식의 허브를 함께 만들어 인류에게 무상으로 제공합시다. 신문명 그룹 테드라고 해도 좋고 신문명 그룹 넷플릭스라고 해도 좋습니다. 1968년에 로마클럽이 출범했다면 2021년에는 서울에서 함께 공부하고 토론하는 서울캠퍼스(Seoul campus), 소울 캠퍼스(Soul campus)를 함께 출범시킵시다. 여의도의 국회의원으로서, 대한민국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으로서, 5년 전 아시아태평양 국제보건 국회의원포럼(Asia Pacific Parliamentarian Forum on Global Health)의 설립을 제안하고 실현시킨 한국 측 대표로서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4. 결론: 'With Spirit' is the key to the New Normal

코로나19는 인류에게 성찰의 시간을 주었습니다. 신이 준 성찰의 시간에 우리는 자신을 돌아보고 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자가격리를 겪은 사람들 가운데는 미국대통령도 있었고, 한국의 집권당 대표도 있었습니다. 격리와 성찰의 시간 우리 각자가 어떤 생각을 했느냐, 그 후 어떤 집단적 대응을 할 것인가가 우리의 미래를 결정합니다. 아놀드 토인비의 얘기처럼 역사의 진보는 도전에 대한 응전의 산물이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시대가 언제 종식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또 다른 얼굴의 코로나19가 언제 얼마나 자주 올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의 자세로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 시대를 만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위드 코로나는 결국 사람(With People), 자연(With Nature), 세계(With World)와 함께하는 것입니다. 코로나19를 통해 한국이 깨달은 것은 ‘위드 스피릿(With Spirit)’이야말로 최고의 백신이라는 것입니다. 이 백신은 수평적 협력과 다자주의, 인간애와 겸손의 산물입니다. Samuel Huntington은 문명의 충돌을 이야기했지만 지금 우리 앞의 충돌은 기독교와 이슬람의 충돌이 아닌 낡은 문명과 새 문명의 충돌입니다. 우리는 새로운 가치, 새로운 문명으로 가야 합니다. 영어의 문명(civilization)의 어원은 citizen 시민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세계시민이 함께 열어야 할 신문명은 대홍수 이후 격리와 성찰의 시간을 이겨내고 동물들과 함께 방주의 문을 열었던 노아가 꿈꿨던 새로운 세상, New testament의 시대 이후 기도문을 통해 예수와 수많은 인류가 이 땅에 실현되기를 원했던 하늘나라, 천하를 주유했던 공자가 꿈꾸었던 도덕적 공동체입니다.

한국의 꿈은 새로운 문명입니다. 한 한국청년은 3년간의 세계여행 끝에 쓰레기가 가장 문제라는 결론을 내린 책을 최근 출간하였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신문명은 과도한 플라스틱 쓰레기와 자연침해에서 벗어난 그린 문명입니다. 우리의 꿈은 아카데미 수상자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묘사한 양극화가 사라진 세상입니다. 우리의 꿈은 빌보드 1위를 차지한 BTS가 노래한 다이너마이트처럼 코로나블루로 뒤덮인 세상을 새로운 희망의 빛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한국 정부는 포스트코로나를 향한 국가적 사업으로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사회안전망 뉴딜을 시작하였습니다.

한국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시인 윤동주는 2차 대전이 종료된 1945년, 28세의 나이로 6개월 남은 해방을 보지 못하고 제국주의 감옥에서 고문으로 숨졌습니다. 그의 장례식에서 낭독된 시 <새로운 길>의 한 구절을 소개하며 마치겠습니다.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인류의 길은 고통스러웠지만 이번에도 우리는 새로운 길을 찾아낼 것입니다.
평화, 건강, 청정, 안전, 공영의 길로 갈 것입니다.
위대한 새로운 길(Great New Way)을 함께 갑시다.
그 길은 사랑과 협력이라는 인간의 본질로 돌아가는 길일 것입니다.
한국의 관점을 들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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